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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교수 "의사 공부하고 시골에다 소아과 열겠나"

등록 2024.02.27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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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에 투고한 영상서 "정부 잘못 명확" 주장

"인구 감소 지역서 필수 의료하려는 의사 거의 없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지 일주일째인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2.26.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지 일주일째인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2024.02.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의사 수를 늘리면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늘어날 뿐 산부인과, 소아과 등 필수의료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빅5 병원 소속의 한 교수가 주장했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유나으리' 채널에 투고한 영상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밝혔다.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유나으리'는 현직 안과의사인 전 서울백병원 이동익 교수가 운영하는 채널이다.

영상 속 교수는 현재 의대 증원으로 필수 의료 부족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소아과, 산부인과를 지방에서 키우려면 의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소아, 산부인과를 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안되는 게 뻔한데 그것을 의사한테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구가 감소와 지방 소멸이 맞물린 현재 지방으로 내려가 필수 의료를 개원하는 것은 유지조차 힘들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그는 "의사가 이제 공부해서 나왔는데 마이너스가 될 것을 생각하고, 시골에다가 소아과, 산부인과를 개원하겠나"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빅5병원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유나으리' 채널에 투고한 영상을 통해 의대 증원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_유나으리 채널 캡처) 2024.02.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해당 의사는 빅5병원 '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유나으리' 채널에 투고한 영상을 통해 의대 증원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유튜브가 낳은 의대교수였던_유나으리 채널 캡처) 2024.0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금 정부의 정책은 의사 입장에서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서 유명한 경제학, 의료관리학자를 모아서 지방의 필수의료 문제에 대해 의사 부족으로 결론을 내리고 (정부인) 나를 믿고 따라오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 입장에서 보면 이 뛰어난 학자들이 너무나 당연히 안되는 걸 가지고 의사 많이 뽑으면 된다고 한다"며 "잘못된 게 명확하다"라고 덧붙였다.

또 국민 여론이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것은 의사의 높은 수입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어쨌든 의사가 돈을 많이 벌어서 (필수 의료 부족)지방과 관계없이 좀 돈을 덜 벌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의사를 많이 뽑으면 좋겠어"라며 "이게 여러 국민들의 생각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의사를 늘릴 경우 10년 뒤엔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그는 "국민들이 (늘어난) 건강보험료를 앞으로 (증원된 의사들이 배출되는 시기) 10년, 20년 있다가 낼 것을 생각하고 (의대 증원)을 동의하는지 궁금하다"라고 짚었다.

해당 내용은 의협의 주장과 동일하다. 지난해 6월 대한의사협회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의사 인력 수급추계 전문가 포럼'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단순히 수요가 많으니, 공급을 확대해야 된다는 단순한 개념으로 접근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의사 수 증대는 곧바로 의료비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사가 늘면 불필요한 의료수요를 증가시킨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에 대한 실증적 근거는 없으며 이는 직업윤리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의사 수 증가 뿐만 아니라 의료 환경, 의료 제조, 국민 소득, 의료 기술 발전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 이날부터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 지원 인력을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범사업의 주를 이룰 간호사들은 오히려 반발하는 모양새다.  현행 의료법상 의료 행위는 의사만 할 수 있어 의료 행위를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진료보조(PA) 간호사는 늘 불법이라는 시선을 받아왔다. 앞서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23일 불법진료에 내몰리는 간호사들을 보호할 간호법과 같은 법적 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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