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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물 낄 틈 없다"…토종 혈액제 첫 美진출 '째깍째깍'

등록 2024.02.28 11:00:00수정 2024.02.28 12: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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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오창 공장, '알리글로' 생산 기지

사람 혈장 원료…전 공정서 이물 엄격 관리

[서울=뉴시스] 검병실에선 한 조당 10명씩 3~4개 조를 이뤄 용기에 충전된 약물에 이물질이 있는지 세심한 확인 작업이 이뤄진다.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검병실에선 한 조당 10명씩 3~4개 조를 이뤄 용기에 충전된 약물에 이물질이 있는지 세심한 확인 작업이 이뤄진다.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오창=뉴시스]송연주 기자 = "고순도의 정제 기술로 불순물 혈액응고인자를 99.9% 제거해 차별성을 확보했습니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GC녹십자 오창공장. 국내 처음으로 미국에 진출하는 혈액제제의 생산기지에 대해 박형준 GC녹십자 오창 공장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자평했다.  

GC녹십자의 혈액제제(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는 작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국내 혈액제제 중 처음으로 올 하반기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박 공장장은 "혈액제제가 사람의 혈전을 원료로 해 만들어진 의약품이라 감염과 바이러스에 취약하다"며 "이중 불활화(바이러스가 감염력을 잃음)로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제조공정 확립을 통해 혈전색전증 유발 인자 및 불순물 발생을 제로화 했다. 한 방향 동선을 통해 공정 간 오염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혈액제제(혈장 분획 제제)란 사람의 혈장에 포함된 다양한 단백질을 성분별로 분리·정제해서 만든 의약품을 말한다. 이 중 면역글로불린은 혈장에서 생산돼 감염·질병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Y자 모양의 단백질로, 선천성 면역결핍증, 신경질환, 혈액질환, 감염질환 등 200개 이상 질환에 사용된다. GC녹십자의 알리글로 주사는 선천성 면역결핍증으로 불리는 일차 면역결핍증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FDA에서 허가받았다. 이에 따라 오창공장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cGMP)을 만족하는 생산시설로 거듭났다.
 
혈액제제는 사람에게서 수집된 혈장을 대량으로 처리 및 정제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공정을 거친다. 알리글로 역시 노란 혈장을 영하 20℃로 얼려서 수입한 후 혈장을 침전시켜 다양한 단백질을 분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분리된 단백질을 깨끗하게 정제 및 바이러스 불활화를 수행한 후 최종 원액을 무균 병에 담는다(충전). 충전된 제품에 라벨을 붙여 개별 포장하면 제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순물 제거는 중요하다. 오창 공장은 정제 공정에 독자적인 'CEX 크로마토그래피' 기술을 도입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 기술은 혈전색전증 발생의 주원인이 되는 혈액응고인자(FXIa)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알리글로' 제품 패키지(IGIV 10%).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알리글로' 제품 패키지(IGIV 10%).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치의 이물질도 허용 않는 불순물과의 전쟁은 공장 곳곳에서 나타났다. 검병실에선 한 조당 10명씩 3~4개 조를 이뤄 용기에 충전된 약물에 이물질이 있는지 세심한 확인 작업이 이뤄진다. 이 작업이 끝나야 용기에 제품 라벨을 붙일 수 있다.

통합완제관의 자동 이물 검사실에서도 다른 제품에 대한 불순물 심사가 꼼꼼하게 이뤄졌다. 이곳에선 직원 대신 카메라가 매의 눈을 치켜뜬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제품이 입고되면 이 곳의 카메라가 한 바이알(병)당 12장의 사진을 찍어 이물이 있는지 분석하며, 불량품이 있는지 측정한다"고 설명했다.

이 카메라 테스트를 통과하면 제품 라벨을 부착해 포장된 후 자동화창고시스템으로 이동되는 식이다.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통합완제관 자동 이물 검사실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통합완제관 자동 이물 검사실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핵심 원료인 혈장을 다루는 일은 입출고 과정 모두 엄격하게 이뤄졌다. 평균 7~8℃의 입고검사실에선 직원들이 방한복을 입고 업무를 본다. 이곳에서는 입고된 혈장의 부적합 여부를 확인하는데, 사후에라도 타투, 피어싱 등의 경험으로 부적합 판정된 혈장은 폐기한다. 출고검사실에선 혈장을 출고하기 전 다시 한 번 부적합 여부를 검사한다.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분획(Fractionation)실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분획(Fractionation)실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3만㎡ 부지 규모인 오창공장은 연간 130만ℓ에 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혈장처리 설비를 갖췄다. 혈액제제뿐 아니라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혈우병치료제 '그린진에프',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등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완제공정 시설인 통합완제관(W&FF)이 들어서, 작년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취득했다. 국제기구 조달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오창 공장은 혈액제제, 유전자재조합, 위탁생산(CMO) 사업을 통해 2030년까지 1조원 생산 공장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완제 포장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GC녹십자 오창공장의 혈액제제 완제 포장 모습. (사진=GC녹십자 제공) 2024.0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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