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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인턴 등록 한자릿수…의사 부족 도미노 우려

등록 2024.04.03 11:20:37수정 2024.04.03 19:3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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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인턴정원 166명 중 6명 등록

세브란스병원, 151명 중 4명만 근로계약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의와 인턴 생활관이 텅 비어 있다. 2024.04.02.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정원 확대로 정부와 의사 간 갈등이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의와 인턴 생활관이 텅 비어 있다. 2024.04.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상반기 병원 인턴(의대를 졸업하고 의사 면허를 취득한 후 1년 동안 병원에서 다양한 진료과를 경험하는 의사) 수련 등록 마감 결과 인턴 예정자 중 10% 미만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 예정자 중 90% 가량이 상반기 수련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여서 의료 공백은 장기화하고 있다. 인턴·레지던트·전임의로 이어지는 의료인력 배출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근무하는 전국 수련병원들은 전날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인턴 등록을 마쳤다. 전날 자정 기준으로 올해 인턴 대상자 3068명 중 131명(4.3%)만 등록을 마쳤다. '빅5' 병원 중 한 곳인 서울대병원은 총 인턴 정원 166명 중 6명 만이 임용 등록을 마쳤다. 세브란스병원은 151명 중 4명 만이 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다른 '빅5' 병원들도 인턴 예정자 중 상당수가 수련을 포기해 인턴 정원의 상당수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상반기 인턴 등록을 추가로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결국 수련 등록을 하지 않은 인턴 예정자들은 올해 9월이나 내년 3월부터 수련을 받아야 한다.

의사 양성 시스템은 전공의 과정인 인턴(1년)·레지던트(3~4년)를 거쳐 전문의 자격을 딴 후 전임의로 가는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어 인턴 부족이 향후 레지던트, 전문의 부족으로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인턴 과정을 마친 레지던트 1년차 전공의들도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다. 수련병원들은 복지부의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에 따라 임용발령 안내 문자를 보냈고,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레지던트 1년차 명단에 이름만 올라 있는 상태다.

현재 의대생들이 대거 수업을 거부하거나 휴학 신청을 하고 있어 내년에는 졸업생이 무더기로 배출되지 않아 신규 인턴 양성 공백이 더 커질 수 있다.

사직한 일부 전공의들이 군에 입대하거나 인턴·레지던트 과정을 밟지 않는 일반의가 되면 10년 이상이 흐른 후에는 의대교수 배출에도 영향을 미쳐 기존 교수들의 업무가 가중될 우려도 있다. 의대교수는 보통 진료 뿐 아니라 교육, 연구를 병행한다. 의대 교수들의 이탈까지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전공의들이 빠진 병원들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전공의 비중이 전체 의사의 절반 가량에 육박하는 서울대병원은 전날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우리 병원을 포함한 수련 병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면서 “서울대병원 그룹은 부득이 비상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빅5' 병원의 한 교수는 "현재 필수의료 수가가 평균 의료원가의 70% 정도여서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의료를 하면 할수록 병원이 적자를 보는 구조인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병실 가동률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라면서 "왜곡된 의료시스템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교수는 외래진료, 수술, 시술 등을 책임지고 전공의는 주로 입원 환자 진료에 맡아왔다. 고질적인 저수가 체계 하에서 병원들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전문의 대신 몸값이 저렴한 전공의에 의존해왔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는 최근 페이스북에 "전공의의 인건비를 충당할 수 있는 주된 수입원은 입원 환자의 병실료인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니 병실 가동률이 현저히 저하되는 역풍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문의가 입원 환자 진료를 전담하는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시행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이 지급됐으나, 전문의가 입원 환자를 진료해도 본인 인건비조차 건강보험수가에서 보상받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있다 보니 아직도 제도로서 정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인식과 개선 의지가 있지 않는 한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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