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기 유튜버 하승진이 '턴오버'에 올인한 이유[인터뷰①]

등록 2024.05.31 07:00:00수정 2024.06.01 07:19:0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한국 농구 유일 NBA 출신, 국가대표로도 활약

2019년 은퇴 후 유튜브 채널 만들어…인기 몰이

KBL드래프트 겨냥한 '진짜 농구' 프로젝트 시작

미지명 선수 10명으로 팀 구성…프로 입단 목표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3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우리나라에선 쉽게 나올 수 없는 2m21㎝라는 엄청난 신장을 무기로 미국프로농구(NBA)까지 진출했던 전(前) 국가대표로  농구선수 하승진(38).

지난 2004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에 2년간 몸담았던 그는 한국인 출신으론 유일하게 NBA 선수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2019년 5월 '은퇴 선언'으로 농구 코트를 떠난 이후에는 주로 유튜브와 방송에서 활동해 왔다.

하승진은 같은 해 6월 말께 '재미도 있어야 되겠지만 정보성이 중요하다'는 다짐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지금까지 'NBA·KBL 썰'을 비롯해 게임, 먹방, 술 리뷰, 일상 등 다양한 소재를 다뤄왔다.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종종 한국 농구계를 향해 애정 어린 쓴소리를 던지면서 농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유튜버가 됐다. 여기에 특유의 끼와 예능감, 입담을 살린 먹방·술방·챌린지 콘텐츠도 더해지면서 그동안 올라온 영상의 수는 600개, 총 조회수는 2억회를 넘어섰다.

그러나 46만2000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하승진의 유튜브 채널에는 최근 변화가 생겼다. 과거 전주 KCC 이지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농구 선수 출신 전태풍과 함께 지난해 9월부터 '턴오버'라는 1년 장기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KBL 드래프트를 목표로 삼은 이번 콘텐츠의 지원자를 모집할 당시, 하승진은 "농구를 하다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그만뒀는데 아직 프로 농구선수의 꿈을 버리지 않은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런 분들이 꼭 도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피력한 바 있다.

현재 턴오버팀에는 서문세찬(24), 이상현(26), 이승구(23), 전정민(23), 정성훈(25), 정연우(23), 정현석(22), 정희현(24), 최성현(25), 하승윤(26) 등 10명의 선수가 속해 있다. 대부분은 마음 속에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아픔을 지니고 있다.

이들의 반전 스토리에 힘을 보태기 위해 하승진이 나섰다. 그래서 프로젝트명도 팀 이름도 턴오버다. 사실 개인이 선수 10명으로 구성된 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계획일 수 있다. 하지만 하승진은 스스로 '다 걸었다'고 말할 정도로 이번 프로젝트에 진심이다.

'초대형 농구 살리기 프로젝트다' '농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게 느껴진다'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는 턴오버. 그 프로젝트를 끌어나가고 있는 하승진을 이달 23일 경기 과천 소재 사무실에서 만나봤다.


"예능·술 먹방에 회의감…농구 발전 위한 콘텐츠 시작"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3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05.31. [email protected]


-턴오버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

"우리도 실수도 많이 하고 포기, 좌절도 했었는데 결국 누군가가 다시 기회를 줘서 지금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운동선수, 학생, 자식이 됐든. 그래서 그런 기회를 프로를 도전하다 좌절을 맛보고 포기한 친구들에게 주는 게 어떤가 (생각했다). 나조차도 그런 기회를 얻었었다."


-시작할 당시 그런 심경이 커졌다던지 배경이 있다면

"은퇴하고 유튜브를 하면서 친분이 있는 전태풍 선수와 계속 콘텐츠도 같이 만들었다. 어느 순간 농구 쪽 시장이 작아졌다, 그래서 농구 콘텐츠가 크게 매력 있지 않다고 느껴졌다. 예능적인 영상이나 술 먹방 등 이것저것 하면서 태풍이형과 회의감을 좀 느꼈다. 매너리즘에도 빠지고 소위 말하는 '현타'도 왔다, '한국 농구에서 이름 꽤나 날렸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 그러면서 농구적으로 발전적인 걸 해보자고 입을 모았다."


-왜 턴오버로 이름을 붙였나

"태풍이형과 저, PD들이 모여 굉장히 많은 얘기를 했었다. 턴오버라는 말이 스포츠에서는 실수를 뜻하는 의미가 있는데, 사전적으로는 '뒤집다'는 뜻이 있다. 그 뒤에 '유어 라이프'를 붙이면 '인생을 뒤집어라'라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가게 됐다. 농구 쪽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의미하는 걸로 많이 알고 계셔서, 턴오버가 (이제는) 부정적인 의미로만 쓰이진 않는 것 같다."


"1명이라도 프로 가는 게 목표…대리 만족인가 생각도"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31.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31. [email protected]


-턴오버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이 있다면

"이 선수들 중 한 명이라도 프로에 가는 게 가장 표면적이고 일차원적인 목표다. 그리고 또 하나의 목표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프로는 이런 과정들을 이겨내고 도달한 선수들이고, 도달하지 못해도 이렇게 노력한 선수들이 있다는 것을. 또 우리나라는 과정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결과만 놓고 보는 문화가 있지 않나.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과정에서 오는 즐거움, 소중함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턴오버를 끌어가면서 옛 생각도 날 것 같다

"많이 난다, '나이가 들면 과거의 추억에 젖어 산다'는 얘기도 있지 않나. 그리고 저렇게 아직 저렇게 뛸 수 있다는 게 굉장히 부럽다. 저는 몸이 지금 너무 많이 상했다. 저도 막 다시 뛰고 싶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다시 뛰고 싶은데 못 뛰어서 저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서 내가 대리 만족을 하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했나'라는 생각도 든다."


"지원자 대부분이 절실한 사람들…절대 포기 않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24.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유튜버 하승진이 지난 24일 경기 과천시의 한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5.24. [email protected]


-중요하게 본 지원자들의 면모는 무엇인가

"절실함을 보려고 했는데 사실 지원자들 대부분이 절실한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뽑기가 사실 좀 어려웠는데 그래도 프로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던 친구들, 아니면 농구 선수를 했다가 중간에 그만둬서 테스트까지 보지 못했던 친구들 그런 위주로 뽑으려고 했다. 예능 프로젝트가 아니라, 카메라가 없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매일 선수들이 숨이 넘어갈 정도로 훈련하고 있는데 선수 출신이 아닌 사람들이 그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조심스러움도 있었다."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선수들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는데 지금이 사실 굉장히 힘들 시기다. 로켓이 지구를 떠나 우주로 나아가려고 하면 연료를 발사하면서 올라가지 않나, 엄청난 추진력을 발휘하면서 대기권 밖으로 나가기 전에 추가 추진 장치를 쓴다. 선수들이 이 시기 최선을 다해 대기권 밖으로 넘어가면 편하게 우주를 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추진력을 많이 발휘해야 하고, 힘들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포기하는 순간 집으로 추락한다."


"PD, 선수들에게 모두 미안한 마음"

-가장 크게 와닿는 문제나 고충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 정도의 소규모로 이 프로젝트가 운영되고 있다. PD 3명이 붙어서 촬영, 편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주 촬영을 하면 그 분량이 정말 방대하다. 저희는 일단 다 찍어 놓는 스타일이라서, 그 원본을 다 체크하는 데만 해도 어마어마한 시간이 든다. 새벽 6시까지 편집할 때도 있고, 주말에 할 때도 있고 어디 해외 전지훈련 갔다 오면 머리가 터지는 거다. PD 친구들이 너무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을 제가 다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이 제일 좀 힘든 것 같다."

"제가 생각했던 그림이랑 많이 달라지면서 선수들한테도 굉장히 미안하다.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을 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되지 못한 게 많이 미안하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튜브가이드
▶홈페이지 : https://www.tubeguide.co.kr
▶기사문의/제보 :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