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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차의료혁신' 출발했는데…간호조무사 설 곳 없다

등록 2026.09.29 17:53:26수정 2026.09.29 18:46:26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시작

'그 외 인력' 5직종 제한…간호조무사 빠져

[서울=뉴시스]헌법재판소(헌재)가 간호사 정원의 일부를 간호조무사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과 시행규칙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간호조무사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미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공) 2025.02.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헌법재판소(헌재)가 간호사 정원의 일부를 간호조무사로 충당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과 시행규칙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자 간호조무사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미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공) 2025.0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보건복지부가 동네의원에서 진료 뿐 아니라 건강관리, 방문진료, 돌봄 연계까지 제공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동네 병원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간호조무사는 제외돼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50세 이상 주민이 의원에 등록을 하면 건강 상태를 살피고 약물관리와 상담 등을 이어갈 수 있다. 현재 의원 120곳을 참여 기관으로 선정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이에 대해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만성질환을 보살피고 일차의료를 튼튼히 하겠다는 취지 깊이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지침에 담긴 인력 기준을 보면 대한민국 동네의원의 발밑을 단 한 번이라도 내려다보고 만든 지침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침에 따르면 단독 참여 의원에 의사 2명, 전담간호사 1명, 겸직이 가능한 '그 외 인력' 1명을 둬야 3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그 외 인력으로 영양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1급 사회복지사 등 다섯 직종으로 제한했다. 간호조무사는 빠진 것이다.

협회는 "정작 동네의원 간호인력의 82.5%, 9만5000명에 달하는 간호조무사의 자리는 어디에도 없고 '그 외 인력'에서조차 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동네의원 열에 여덟은 원장 한 사람에 간호조무사 한두 사람이 지키는데 지방과 동네의원의 간호사 구인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며 "의원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채우라 하니, 평범한 동네의원에게는 들어오지 말라는 문턱이 되고 만다"고 말했다.

협회는 "3000만원의 혈세 지원은 몇몇 대형 의원의 몫으로 돌아가고, 대다수 풀뿌리 의원은 문밖으로 밀려나게 된다"며 "이것은 혁신이 아니라 양극화"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 사업의 알맹이는 만성질환자의 혈압과 혈당을 재고, 약을 잘 챙기는지 살피고, 생활습관을 보살피는 일상적 관리"라며 "그 일을 매일 진료실과 처치실에서 의사와 함께 땀 흘리며 해온 이들이 간호조무사"라고 말했다.

이어 "상주하지도 않는 직역은 올려두고, 발로 뛰는 현장 인력은 외면했다"며 "정책이 현장과 따로 놀아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특정 직역의 눈치를 보느라 유용한 자원을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협회는 ▲동네의원의 문턱을 높여 참여를 가로막는 인력 지침 개정 ▲다학제 팀의 '그 외 인력'에 직무교육을 이수한 간호조무사 포함 ▲모든 동네의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 중심의 실질적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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