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치구 공무원 식비 중복 지원…정부도 사실상 용인
등록 2026.10.11 08:01:00
개정된 행안부 훈령에 식비 중복 지원 근거 포함
![[서울=뉴시스]서울시청 전경. (사진=서울시 제공) 2026.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25/NISI20250625_0001876250_web.jpg?rnd=20250625112301)
[서울=뉴시스]서울시청 전경. (사진=서울시 제공) 2026.04.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행안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행 행안부 훈령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는 구내식당 관련 규정이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급식비는 구내식당 관련 주식대, 부식대, 주·부식물 생산에 필요한 경비 등으로 구성된다.
동시에 이 훈령에는 급식 관련 별도 예산을 편성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공무원 개인에게 급식비를 보전해주기 위해 현금 또는 쿠폰의 지급 등 직접적·개별적으로 지원할 목적의 예산 편성은 불가하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서울 자치구들은 직원 구내식당을 통해 사실상 급식비를 중복 지원해왔다. 일부 서울 자치구들은 공무원들에게 중식비(정액급식비 월 16만원)와 조·석식비를 지급하고 여기에 더해서 구내식당 밥값까지 일괄적으로 깎아주고 있다.
강동구, 강북구, 관악구, 구로구, 금천구, 동대문구, 동작구, 서대문구, 서초구, 송파구, 양천구, 은평구 등 12개 자치구는 행안부 훈령을 어기고 구내식당 종사원 인건비, 관리비, 물품구입비 등을 예산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자치구 공무원들은 구내식당에서 일부 금액만 내고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반면 강남구, 강서구, 광진구, 노원구, 도봉구, 마포구, 성동구, 성북구, 영등포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 중랑구 등 13개 자치구는 민간 위탁하며 행안부 훈령을 준수해 왔다. 그 결과 이들 자치구 공무원들은 구내식당에서 제값을 내고 식사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행안부가 훈령을 개정하면서 서울 모든 자치구들이 내년부터 식비를 사실상 중복 지원할 수 있게 됐다.
행안부는 새 훈령에 '자치단체 조례에 근거해 구내식당을 후생 복지 시설에 포함하고 지원 근거를 규정한 경우 위 경비 범위에 한해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는 문구를 새로 삽입했다.
이에 따라 자치구가 조례를 마련할 경우 소속 직원들에게 급식비를 지급하는 동시에 구내식당에도 합법적으로 예산을 투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예산 낭비가 우려되는 가운데 자칫 중복 지원이 서울을 넘어 전국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열렸다. 전국 지자체들이 직원 복지를 향상시킨다며 앞다퉈 조례를 개정할 경우 이 같은 식비 중복 지원이 관행화될 수 있다.
중복 지원 허용은 예산 낭비 도미노 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 한번 물꼬가 트인 탓에 다른 후생 복지 부문에서도 지자체들이 경계심 없이 중복 지원을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행안부 훈령과의 충돌 문제까지 불거졌다. 행안부의 지방자치단체 회계관리에 관한 훈령 중 '세출예산 성질별 분류에 따른 집행 기준'에는 '공무원에게 급식비를 보전 또는 지원할 목적으로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다. 급식비 중복 지원을 금지하는 내용이 다른 행안부 훈령에 있는 셈이다.
행정감시활동가 이모씨는 "후생복지조례에 근거만 있다면 공무원 이미용 화장품 구입비도 지원할 수 있는건가"라며 "개정 지침은 급식비 보전 또는 지원을 금지하고 있는 지자체 회계관리 훈령에 위배되므로 삭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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