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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어금니 아빠' 딸, 퇴원···아동센터 대신 이영학 형 집으로

등록 2017.10.14 18: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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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여중생 딸 친구 살해·시신 유기 사건의 피의자 '어금니 아빠' 이모씨의 딸 이모양이 12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7.10.12. [email protected]

병원, 더 이상 입원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
친권보호자 없는 이양, 아동보호센터 거부
이영학에 강력한 '심리적 종속' 함께 범행
경찰, 이양 구속영장 재신청 검찰과 논의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중학생 딸 친구를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의 딸이 병원에서 퇴원해 이씨 형의 집에 기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추행유인 및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14)양이 종전까지 입원했던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퇴원해 이씨 형의 집으로 갔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0일 이양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12일 기각됐다.

 이양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최종진 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해 소명되는 범행의 경위와 내용, 피의자의 심문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피의자의 건강 상태 등에 비춰 이양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거나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최 판사는 "소년법 제55조 제1항에는 소년에 대한 구속영장은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발부하지 못한다"며 "이양에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수면제를 과다복용한 상태로 지난 5일부터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경찰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병원은 더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양에게 아동보호센터에 갈 것을 권했지만 이양이 거부하고 삼촌의 집으로 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양은 중학교 2학년의 미성년자이지만 아버지가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고 어머니는 한달여전 스스로 목숨을 끊어 친권 보호자가 없는 상태다.

 경찰은 도주 우려 가능성 등을 놓고 이양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찰과 논의 중이다.

 이양은 이씨와 함께 A양의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을 차량에 싣고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양은 수면제가 들어 있는 음료수인 것을 알면서 친구인 A양에게 전달하는 등 이씨와 범행을 함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양의 사체에서는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조사에서 이양은 이씨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행동과 의사결정이 아버지에 맞춰져 있어 강력한 심리적 종속관계 속에 범행을 함께했다는 것이다. 이양이 정신적 장애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경찰은 판단했다.

 이양과 심리면담을 한 프로파일러 한상아 경장은 "이씨가 딸에 대한 애정의 마음이 있고 딸도 이씨에 대해 단순히 아버지 이상으로 심리적으로 굉장히 따랐다"며 "아버지가 없으면 본인이 죽는다고까지 생각한다. 아버지는 항상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경장은 "딸은 이전부터 같은 유전병을 물려받았고 고민을 상담하거나 정보를 획득하는 통로가 오직 아버지라 심리적으로 계속 의존을 하고 있었다"며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모금 활동으로 아버지가 생계를 책임져준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다"고 전했다.

 한 경장은 이양이 아버지에 대한 비난을 못견디고 친구를 성추행한 행위에 대해 가치판단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양은 절대적으로 믿는 아버지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못 견뎌 했다. 조금이라고 도덕적 비난이 가해지면 '저희 아버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이씨가 한 행위에 대해) 전혀 가치 판단을 안 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아버지가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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