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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경영권 박탈에…증권가 "한진그룹 체질 개선 신호"

등록 2019.03.27 14: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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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태수 한진칼 이사 재선임안 통과 가능성 높아"

"올해보다 내년 주총 한진그룹 지배구조 방향 결정"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습이 담긴 주주총회 책자를 든 채 발언하고 있다. 2019.03.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모습이 담긴 주주총회 책자를 든 채 발언하고 있다. 2019.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진영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이 27일 불발된 데 대해 증권가에서는 한진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 신호라는 등 긍정적인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이번 대한항공 표결률을 보면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주총에서 조 회장의 측근 석태수 이사의 연임안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했다. 또 올해보다는 내년 주총에서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항공이 이날 서울 방화동 본사에서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은 조 회장의 재선임 안에 64.1%가 찬성했고 35.9%가 반대해 재선임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대한항공 정관상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상법에서 이사의 선임은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하도록 하고 있으나 대한항공 정관은 보다 강화된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지 못한 것은 2대 주주 국민연금을 포함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업지배구조원, ISS,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의결권 자문사들도 주주들에게 조 회장 연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조양호 회장 연임 실패는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전반에 체질 개선이 실제로 시작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또 "한진그룹이 KCGI의 공격에 맞서 자신들의 우호 세력을 집결하기 위해 배당 확대,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을 담은 자체적인 혁신안 '한진그룹 비전 2030'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계획을 실행에까지 옮길 것이냐는 회의론이 지배적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는 29일 있을 한진칼 주총에서 조양호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이사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박 연구원은 "한진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진칼의 주총 결과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조양호 회장의 오른팔 격으로 활동해온 석태수 사장의 연임이 표대결로 처리될 계획인데 현재의 분위기로는 석태수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 선임은 일반적인 상법의 이사 선임 규정보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해 부결된 것"이라며 "대한항공 주총 표결 결과를 봤을 때 향후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한진그룹 측이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자료: 이베스트투자증권)

증권가에서는 올해 주총보다 내년 주총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봤다.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임기 만료일은 2020년 3월 23일이며 조 회장의 아들 조원태 씨의 등기임원 만료도 2020년 3월이기 때문이다. 또한 조양호 회장의 한진 등기임원 임기도 2020년 3월에 만료된다. 

송 연구원은 "내년 3월 한진칼 주총이 그룹 전체 지배구조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시점이 될 것"이라며 "한진그룹은 보다 폭 넓은 주주 및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신규 후보를 제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제시했다.

박 연구원도 "올해 주총보다는 내년 3월에 있을 주총에서 (한진가와 비한진가 사이의 승패 및 지배구조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권 분쟁에 베팅했던 자금이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하락중인 한진칼 주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는 진단이 나온다.

송 연구원은 "견제와 균형을 목적으로 한 행동주의 형태가 지속될 시에는 내년 주총이 다가올수록 한진칼 주가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경영권 분쟁의 가능성이 발생할 시에는 주주가치 훼손 또는 지분 경쟁에 대한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어 한진칼 주가의 상방 및 하방 변동폭은 커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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