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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음악 본능' 원리 규명했다

등록 2024.01.16 13:57:25수정 2024.01.16 15: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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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웅 교수팀, 뇌-인공신경망 모델로 규명

음악에 대해서만 반응하는 뉴런 형성 발견

음악은 자연의 소리 적응 산물, 국제학술지 게재

[대전=뉴시스] 음악이 포함되지 않은 자연소리 인식을 학습한 인공신경망의 잠재 공간에서 음악과 비음악의 구분.(사진=KAIST 제공).2024.0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음악이 포함되지 않은 자연소리 인식을 학습한 인공신경망의 잠재 공간에서 음악과 비음악의 구분.(사진=KAIST 제공).2024.01.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KAIS는 물리학과 정하웅 교수팀이 인공신경망 모델을 활용해 사람 뇌에서 특별한 학습 없이도 음악 본능이 나타나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기저가 형성되는 데 있어 자연의 소리 처리를 위한 진화적인 압력이 기여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이 원리가 다른 선천적 기능의 발생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음악은 다양한 문화권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문화적 보편 요소지만 이런 보편성이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이해되지 않고 있다"며 "어떻게 음악정보처리 회로가 특별한 학습 없이도 뇌에서 나타날 수 있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했다"고 연구배경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제 저널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를 통해 민족지학적으로 구분된 모든 문화에서 음악이 만들어졌고 유사한 형태의 박자와 멜로디가 사용된다는 것이 발견됐다. 또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청각 피질(Auditory cortex)에 음악 정보처리를 담당하는 특정한 영역이 존재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에 KAIST 연구팀은 인공신경망을 사용해 음악에 대한 학습 없이도 자연에 대한 소리정보 학습을 통해 음악 인지 기능이 자발적으로 형성됨을 밝혔다.

연구팀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소리 데이터(AudioSet)를 활용해 인공신경망이 다양한 소리 데이터를 인식토록 학습시킨 결과, 음악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뉴런(신경계의 단위)이 생기는 것을 발견했다.

이 뉴런은 사람의 말(speech), 동물 소리, 환경 소리, 기계 소리 등의 다양한 소리에는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기악이나 성악 등 다양한 음악에 대해서 높은 반응을 보이며 자발적으로 형성됐다. 이 인공신경망 뉴런들은 실제 뇌의 음악정보처리 영역의 뉴런들과 유사한 반응 성질을 보였다.

연구팀은 "인공 뉴런은 음악을 시간적으로 잘게 나눠 재배열한 소리에 대해 감소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자발적으로 나타난 음악 선택성 뉴런들이 음악의 시간적 구조를 부호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이런 성질은 특정 장르의 음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클래식, 팝, 락, 재즈, 전자음악 등 25개에 달하는 다양한 장르에 대해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음악 선택성 뉴런의 활동을 억제하면 다른 자연소리에 대한 인식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음악 정보처리 기능이 다른 자연소리 정보처리에 도움을 줘 '음악성'이란 자연소리를 처리키 위한 진화적 적응에 의해 형성되는 본능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음악은 자연에 존재하는 소리에 대한 적응의 산물임을 입증하고 향후 음악 생성 인공지능(AI), 음악 치료 등 원천모델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AIST 물리학과 김광수 박사(現 MIT 뇌인지과학과)가 제1 저자로, 김동겸 박사(現 IBS)와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실렸다.(논문명: ‘Spontaneous emergence of rudimentary music detectors in deep neural networks)

정하웅 교수는 "이 결과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 정보처리의 공통된 기저를 형성하는데 자연소리 정보처리를 위한 진화적 압력이 기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사람과 유사한 음악성을 인공적으로 구현한 음악 생성 AI, 음악 치료, 음악 인지연구 등에 원천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음악학습에 의한 발달과정을 고려하고 있지 않으며 발달초기의 기초적인 음악 정보처리에 대한 논의임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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