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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된 서명지, 도용된 것? 연천 폐기물매립장 논란심화

등록 2024.02.14 07:00:00수정 2024.02.14 0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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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반대대책위원회 분열…'연대회의' 새 단체 꾸려져

지난해 주민공람공고 당시 연대회의서 반대서명지 제출

대책위 "과거 서명지 재사용됐다" 지적

"님비 부추기지 마라"…남병근 민주당 예비후보에 강력 항의

[연천=뉴시스] 연천 산업폐기물매립장 주민설명회. 연천군 제공

[연천=뉴시스] 연천 산업폐기물매립장 주민설명회. 연천군 제공

[연천=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연천군 산업폐기물매립장 설치에 반대해 온 대책위원회가 내부 갈등으로 두 단체로 쪼개졌다. 또 주민들에게 받아온 반대 서명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다가 찬반 여론도 정면으로 부딪치고 있다.

기존 단체는 이미 오래 전 받은 반대 서명지를 새로 구성된 단체가 도용해 군에 다시 제출했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해당 단체는 군에서 중복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의견서를 집계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여기에다가 특정 정당 총선 예비후보가 정치적 이득을 위해 폐기물매립장 설치 반대 여론을 부추기고 있다며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찬반 갈등이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14일 연천군청과 지역사회에 따르면, 연천군 고능리에 추진 중인 산업폐기물매립장을 반대하는 주민 등은 '연천 산업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설치 반대를 주장해왔다.

그러다가 대책위에서 내분이 벌어지면서 대책위를 탈퇴한 일부 회원들이 최근 '연천군산업폐기물매립장반대연대회의'를 새롭게 구성했다.

이런 가운데 군이 지난해 11월24일부터 12월8일까지 폐기물매립장 설치 도시계획 입안과 관련한 주민 공람공고 기간을 설정, 의견을 수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연대회의는 당시 1만3791명의 반대서명지를 군에 전달했는데, 대책위가 해당 서명지는 오래 전 대책위가 받은 서명지이고 이를 그대로 연대회의가 도용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A대책위원장은 "과거 수년 전부터 오랜 시간에 걸쳐 대책위에서 받은 서명지를 연대회의에서는 마치 자신들이 (서명지를) 받은 것처럼 주민의견서로 둔갑시켜 군에 제출했다"며 "엄연히 도용하고 훔친 서명지인데도, 이를 제대로 분간하지 않고 자의적인 해석을 통해 제출받은 군청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반면, 연대회의 관계자는 "과거에 받았던 서명지 일부가 제출됐을 수 있으나, 이번에 새롭게 받은 것도 많다"며 "특히 과거의 것과 중복된 서류는 군에서 제외했고, 연대회의 명의로 낸 것이 아니라 군민 개인들의 의견을 단순히 모아서 대신 제출한 것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

[연천=뉴시스] 연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지난 7일 남병근 더불어민주당 동두천·연천 예비후보의 출마기자회견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매립장유치를염원하는연천군민 일동 제공

[연천=뉴시스] 연천 산업폐기물 매립장을 찬성하는 주민들이 지난 7일 남병근 더불어민주당 동두천·연천 예비후보의 출마기자회견장을 찾아 항의하고 있다. 매립장유치를염원하는연천군민 일동 제공

이와 관련, 연천군청 관계자는 "주민공람공고는 찬성, 반대를 포함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로 주민 누구든지 와서 제출할 수 있다"며 "그 중 과거 제출됐던 동일 이름과 서명 등은 배제했는데, 그럼에도 허위 문서라는 지적이 제기돼 법리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반대 서명지로 인해 한 차례 논란을 겪은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연대회의 주최로 연천군청 앞에서 집회가 진행되면서 찬성 주민들과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연대회의 회원 60여명은 당시 "청정연천을 지켜내자", "폐기물매립장 목숨걸고 반대한다"는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폐기물매립장 설치를 찬성하는 일부 주민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당초 매립장을 반대했던 대책위원회, 이장단 협의회 등 주민들은 깊은 고민 끝에 매립장이 낙후된 연천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란 결론에 이르러, 매립장을 결국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앞서 타지의 매립장을 직접 방문해 확인을 했고, 주민들이 우려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해당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더불어민주당 남병근 동두천·연천 예비후보의 출마기자회견장을 찾아가 "남 후보가 주민의 뜻에 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어 "명색이 국회의원을 하겠다면서 일반 국민보다 못한 님비를 일삼고 갈등을 부추기는 것을 우리 주민들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으며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낙후된 연천지역 발전을 염원하는 주민 뜻을 님비로 뭉개는 정치인은 연천을 떠나라"고 했다.

연천 산업폐기물매립장 설치 반대를 위해 구성된 지역단체의 내분을 비롯해 찬반 갈등이 정치권으로까지 이어지면서 폐기물매립장을 둘러싼 여론의 향방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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