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佛대선, EU 찬반파 격돌…마크롱 결선 압승 전망
◇ 마크롱·르펜, 결선 진출…기성 정당 참패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1차 투표 초기 개표 결과 마크롱은 득표율 23.87%로 선두를 달렸다. 르펜은 21.43%로 뒤따랐다. 공화당 프랑수아 피용, 좌파당 장뤽 멜랑숑은 각각 19.94%, 19.60%를 기록했다.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6.35%를 얻었다.
이로써 프랑스에서 1958년 대선 결선제를 도입한 제5공화국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기성 좌우 정당이 1차 투표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프랑스 대선은 결선제에 따라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투표를 실시한다. 올해 1차 투표에서 1, 2위를 확정지은 마크롱과 르펜은 오는 5월 7일 결선을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린다.
이번 대선은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4%라는 최악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실시됐다. 경기 침체와 안보 실패, 부패 스캔들로 기득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마크롱과 르펜은 둘 다 기득권 정치인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정책은 완전히 상반된다. 친 유럽파인 마크롱은 유럽연합(EU) 내에서 강한 프랑스를, 극우인 르펜은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마크롱은 안보 강화를 위해 EU와 협력하면서 난민 포용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르펜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를 막기 위해 국경 통제와 이민 제한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마크롱은 이날 결선 축하 집회에서 "우리에겐 하나의 프랑스가 있을 뿐이다. 애국자들의 프랑스, 우리를 보호해주지만 우리가 개혁해야 하는 유럽 안의 프랑스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은 "나는 그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묻지 않겠다"며 "대신 정치 개선과 프랑스인을 위한 안보 강화, 사회 개혁, 유럽 프로젝트 재개에 동의하느냐고 묻겠다"고 강조했다.
◇ 마크롱, 결선서 르펜 상대로 압승 전망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마크롱은 르펜과 함께 결선에 진출할 경우 압승이 가능하다고 나타난다. 극우 대통령 탄생을 막기 위해 좌우 정치 세력이 마크롱 뒤에 결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소프라 스테리아가 23일 오후 발표한 결선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은 62%로 르펜(38%)을 완전히 꺾었다. 마크롱은 해리스 인터렉티브 조사에선 64% 대 36%로 승리했다.
르펜의 아버지이자 FN 창립자인 장 마리 르펜은 2002년 대선 당시 1차 투표를 통과했지만 결선에서 참패했다. 반극우 전선이 형성돼 공화당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그를 82% 대 18%로 눌렀다.
◇ EU, 마크롱 당선 기원…극우 세력 "르펜 이겨야"
EU에선 마크롱의 결선 진출 소식에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의 득세로 EU 해체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EU로서는 당연히 르펜보다 마크롱을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으로 선호할 수밖에 없다.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마크롱이 1위로 결선에 나가게 됐다는 결과가 나오자 "행운을 빈다"고 마크롱을 축하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 스테판 세이베르트는 "마크롱이 강한 EU, 사회적 시장 경제 공약을 갖고 성공한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결선이 열리는 5월 7일까지) 2주간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에서 패배를 맛본 극우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는 꿋꿋이 르펜을 지지했다. 그는 "이제 본격적인 2차 투표로 들어간다. 르펜 대통령이 나오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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