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마크롱, 극우 경계· 기득권 반감 타고 1위로 결선행
한 주 사이 대선 테러를 모의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대원들이 체포된 데 이어 샹젤리제 경찰관 테러, 파리 북역 흉기 난동이 발생하면서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약진이 예상됐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마크롱의 1차 투표 승리는 유권자들이 극단주의를 수용하지 않으면서도 기득권에 대한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마크롱의 1차 투표 승리는 극우 세력 집권에 대한 경계와 기득권 정치에 대한 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르펜이 선두가 아닌 2위로 결선에 진출하면서 그가 최종 당선될 가능성도 줄었다.
이번 투표 결과는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에서 여론조사 예상과 달리 극우 자유당(PVV)이 중도 우파 성향의 집권 자유민주당(VVD)에 참패했던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일간 가디언은 지적했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극우 세력이 주장하는 이슬람, 대량 이민, 세계화의 문제점보다 인종차별 심화, EU 와해 가능성 등을 더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마크롱을 통해 포퓰리즘 득세 속에서도 유럽의 자유주의 가치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줬다. 독일에서도 9월 총선을 앞두고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마크롱의 인기 요인은 '기득권 타파' 측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마크롱은 선출직 경험이 없는 39세 정치 신예다. 그는 집권 사회당의 경제장관 자리를 사임한 뒤 '중도'를 앞세워 사실상 무소속으로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초반 마크롱에 주목하는 이들은 없었다. 판세는 불과 몇 달사이 뒤집혔다. 정부 실정으로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존재감이 사라졌고,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잇단 부패 스캔들로 쩔쩔맸다.
마크롱은 좌우 이념 극복을 외쳤다. 경제적으론 자유 시장과 친 기업주의를 주장하면서 사회 이슈에 관해선 좌파 성향의 공약도 꺼리지 않았다. 대외적으론 후보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친 유럽 노선을 강조했다.
선두 결선 진출에도 마크롱이 축포를 터뜨리긴 아직 이르다. 여론조사상 그의 압승이 예상되긴 하지만 워낙 예측 불가한 판세가 펼쳐져 온 만큼 5월 7일 결선에서 또 어떤 결과가 연출될 지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마크롱이 최종 당선된다고 해도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직접 만든 정치조직 '앙 마르슈'(의석 없음) 외에는 정당 지지 기반이 없는 그가 기득권 도움 없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르펜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1차 투표에서 21% 이상을 득표하면서 2002년 아버지 장 마리 르펜(17%)이 대선에 나갔을 때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르펜이 당선에 실패해도 FN은 6월 총선에서 세력 확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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