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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로 탈출 희망 사우디 여성, 방콕서 억류돼

등록 2019.01.07 16:20:51수정 2019.01.07 23: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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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비난…"사우디 송환 시 가족에 의해 살해될 것" 주장

【서울=뉴시스】호주로 탈출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라하프 모함메드 알쿠눈(18)이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얼굴 사진. <사진 출처 : 트위터> 2019.1.7

【서울=뉴시스】호주로 탈출하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라하프 모함메드 알쿠눈(18)이 트위터에 올린 자신의 얼굴 사진. <사진 출처 : 트위터> 2019.1.7

【방콕(태국)=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의 한 여성이 6일 가족들로부터 도망치려는 자신의 시도가 처한 어려움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소하면서 태국 당국이 방콕의 공항 호텔에서 그녀의 여권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라하프 모함메드 알쿠눈(18)이라는 이 여성은 지난 5일 밤 트위터에 태국 당국이 쿠웨이트로부터 호주로 가기 위해 방콕 공항에 통과여객으로 도착한 자신의 호주행을 가로막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호주 비자를 갖고 있다며 자신은 호주에서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뒤 호텔 방 안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저항하며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녀는 사우디의 압력으로 가족들에게 송환될 경우 진찌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입증하기 위해 여권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탈출을 시도하는 사우디 여성들에게 성공 여부는 사느냐 죽느냐가 걸린 문제이며 이들은 대부분 남성 친척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한다.

알쿠눈은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에 남성 친척들의 구타와 살해 위협 등 학대를 피해 탈출하는 것이라며 친척들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6개월 간 방에서 나오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AP 통신과의 통화에서 "누군가가 태국 비자를 받아준다면서 내 여권을 가져갔다. 그후 몇몇 사람들이 찾아와 '탈출하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너와 함께 하고 싶어 한다. 가족들에게 돌아가야만 한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알쿠눈은 또 휴먼 라이츠 워치에 지난 5일 저녁 방콕 수바르나부미 공항에 도착했으며 방콕주재 사우디 대사관이 자신이 호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여권을 압수했다며 사우디와 태국 관리들이 7일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쿠웨이트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콕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의 압둘라 알-슈아이비 총영사는 사우디는 어떤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태국 당국이 알쿠눈을 막은 것은 그녀가 귀국 비행기표를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사우디는 그녀를 막을 어떤 권한도 없으며 이는 오로지 태국 관리의 결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알쿠눈 외에 다른 사우디 여성들이 과거 가족들의 학대와 제약을 피해 탈출하려 한 시도들도 많이 있다. 보복을 당할 것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사우디의 한 인권 운동가는 호주나 뉴질랜드로 도피하려다 홍콩과 필리핀 당국에 의해 저지된 사례들이 있다며 이들은 사우디 당국에 의해 가족들에게 돌려보내지거나 현지 당국에 의해 추방됐다고 밝혔다.

알쿠눈은 가족들과 함께 쿠웨이트를 방문하던 중 탈출을 시도했다.

사우디는 여성들이 여권을 발급받거나 해외여행을 할 때, 또는 결혼할 때 남성 친척의 동의를 받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간혹 발생하는 사우디 여성들의 탈출 시도는 소셜미디어에서 이에 대한 지원 촉구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에는 디나 라슬룸이란 사우디 여성이 호주로 망명하기 위해 탈출을 시도하다 사우디로 강제송환된 뒤 연락이 두절됐다.

한편 영국 BBC는 알쿠눈이 사우디로 송환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며 알쿠눈은 이슬람교를 부인하고 있으며 사우디로 송환되면 가족들에 의해 살해될 것이라고 BBC에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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