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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선택 해군 女중사 5월 성추행 피해…8월 정식 신고

등록 2021.08.13 12:5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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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7일 성추행 피해, 8월7일 공식 신고

피해 당시 주임 상사에게 비공개 요청

전입 후 수사 진행 과정서 극단적 선택

[서울=뉴시스]해군 상징. 2021.08.12. (자료=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해군 상징. 2021.08.12. (자료=해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지난 12일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군 중사는 지난 5월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고 이달 정식으로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해군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숨진 A중사는 지난 5월24일 섬에 있는 해군 기지에 부임했고 3일 후인 5월27일 오후 3시께 상관인 B상사와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A중사는 B상사와 부대 근처에서 만나 인근 식당으로 들어갔고 B상사는 손금을 보자면서 1~2분간 A중사의 손을 만졌다.

이후 A중사는 예전 같이 근무한 적이 있던 주임 상사에게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때 A중사는 일절 외부로 노출되지 않게 해 달라고 주임 상사에게 요청했다.

그러자 주임 상사는 가해자 B상사를 불러 행동거지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이후 성폭력적 언행은 없었다고 A중사가 피해자 진술과정에서 밝혔다.

A중사는 지난 6월30일 성고충상담관과 정기 상담을 가졌다. 당시 A중사는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A중사는 "해당 섬에 2번째 근무하고 자신이 초임 하사가 아닌 10년 이상 근무한 중사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열심히 근무해서 상사 진급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A중사는 이달 7일 피해 사실을 지휘부에 알렸다. 그는 1차 지휘관인 감시대장(대위)과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밝혔다. 그는 당시 "정식 보고 여부를 8월9일에 정식으로 결정할 테니 소속 부대장에게 보고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A중사는 9일 피해 사실을 정식으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도서 지역에서 육상으로 전출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소속 부대장은 지침에 따라서 A중사를 육상부대로 파견조치했다.

부대장은 함대 수사대에 수사를 지시했다. 수사대는 10일 가해자 B상사를 함대로 불러 조사했다.

평택 2함대에 도착한 A중사는 성고충 상담관과 전화로 총 8번 상담했다.

해군 수사기관은 10일 A중사에게 여군 수사관을 배정했다. 성고충 상담관 배석하에 A중사 피해자 조사가 면담 형태로 이뤄졌다. A중사의 요청에 따라 민간 여성 변호사가 배정됐다.

인사참모 담당 여군이 A중사와 동행하며 출퇴근을 시키고 필요한 물품을 지원했다.

군 수사기관은 11일 가해자 B상사를 입건했다. A중사는 11일부터 19일까지 청원휴가를 받았다.

함대 안 독신자 숙소를 배정 받은 A중사는 10일 화장실에 전등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교체해달라고 요청했다. 12일 전등을 교체하려고 들어간 인원이 A중사가 숨져있는 것을 확인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망 현장에 휴대전화가 발견돼 포렌식이 예정돼있다.

A중사 사망 후 2함대 사령관이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에게 보고했고 참모총장은 서욱 국방장관에게 보고했다. 장관과 참모총장은 2차 가해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하고 피의자 신병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B상사를 상대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영장실질심사는 13일 열린다.

A중사 유가족은 장례식을 빨리 치르기를 원한다는 의사를 해군 측에 밝혔다. 유족은 부검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은 해군에 "가해자에게 엄정하게 강력하게 처벌 조치를 해 달라"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우리 아이가 마지막 피해자가 되도록 재발 방지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해군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본부 군사경찰단 등 수사를 통해 엄정 조치하겠다"며 "과거 유사 성추행 여부, 추가 피해호소 여부, 2차 가해 등을 수사할 것"이라고 향후 수사 방침을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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