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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홍준표 탈락에 무주공산된 'MZ민심' 집중공략

등록 2021.11.07 11: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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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野경선 승리 후 '홍준표 지지' 2030 줄탈당

李, 당심·민심 괴리 집중공격…"동네 저수지 후보"

"상상 못할 주택 공급"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 추진

'전두환·개사과' 호남 민심 자극 尹 고리로 與 결집

이재명,  홍준표 탈락에 무주공산된 'MZ민심' 집중공략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맞상대로 확정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상승세를 누를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그간 양자대결에선 근소한 우위를 점해왔지만 정권교체론이 과반을 훌쩍 넘기는 가운데 경선 컨벤션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순식간에 수세에 몰릴 수 있어서다.

이 후보는 홍준표 의원의 경선 탈락으로 무주공산이 된 2030 남성표 집중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 의원에게 열광적 지지를 보냈던 2030 남성들이 경선 결과에 반발해 탈당하는 등 국민의힘도 경선 후유증의 조짐이 나타나는 만큼, 윤 후보가 태세를 정비하는 동안 취약점인 MZ세대 표심잡기에 총력을 다한다는 게 이 후보 측의 방침이다.

실제 경선 후 남초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국민의힘 탈당 인증샷이 릴레이처럼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노인의힘' '구태 승리'라는 비난도 나왔다. 이준석 대표 취임 후 젠더 이슈에 적대적인 2030 남성 지지층이 홍 의원 지지로 결집했지만 도리어 역풍이 된 것이다.

홍 의원도 7일 페이스북에 "사상 최초로 검찰이 주도하는 비리의혹 대선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 윤석열 선대위에 함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여진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 측도 당심과 민심의 괴리라는 약한 고리를 집중타격하고 있다. 박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경선 결과는 민심을 철저하게 외면했다"면서 "윤 후보는 민심이라는 거대한 바다가 아닌 '동네 저수지'에서 뽑힌 선수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가 경선 국면 내내 홍준표 돌풍에 고전하다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조직표를 동원한 뒷심으로 이겼던 점을 부각시킨 셈이다.

이 후보 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그동안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했다. 우리 이재명 후보님의 마음은 모두에게 오픈돼있다"며 "저도 청년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후보님께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 청년이 살아나야 대한민국이 살아난다"며 2030 청년 표심에 러브콜을 보냈다.

나아가 이 후보는 야당 경선을 전후해 MZ세대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일정을 연쇄적으로 갖고 있다. 사실상 일찌감치 윤 후보의 승리를 예상하고 맞춤형 전략을 짜온 셈이다.

전날 청년공유주택 '장안생활'을 방문해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없는 대규모 공공주택 공급계획"을 예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5일에는 대구 경북대 특강에서 거듭 집값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4일에는 한국거래소를 찾아 "나도 왕개미까진 못 되도 큰 개미"라며 소액주주 보호를 약속하기도 했다. '동학개미' 개인 투자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년층에게 친밀감을 드러내며 지지를 호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 차원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추진하는 것도 청년 투자자 표심을 겨냥한 정책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뉴시스에 "국민의힘 경선 결과로 실망한 2030 민심을 끌어안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다음주까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MZ세대와 소통하는 일정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두환 발언'과 '개 사과' 논란을 일으켰던 윤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면서 국민의힘이 그간 공들였던 호남 '서진(西進)'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 것도 이 후보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경선 과정에서 연고자인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지지를 보내며 엇갈렸던 호남 민심도 이에 자극돼 이 후보로 원활히 결집할 것으로 기대하는 배경이다.

다만 전날 검언개혁 촛불행동연대가 주최한 4차 촛불행동 집회에 참석해 '조국 백서' 저자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와 대담한 것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검찰 출신 윤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여권 지지층에 어필하는 행보이지만, 재보선 참패 후 송영길 대표의 사과로 간신히 떨쳐낸 '조국 프레임'이 재조명될 경우 곤혹스런 형국에 처할 수 있는 탓이다.

윤 후보도 "조국 수호 세력에 공개적으로 올라탔다”면서 발빠르게 공격에 나섰다. 이 후보를 '조국 프레임'에 가둠과 동시에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문재인 정권과 대립하며 선풍적 지지를 받았던 구도를 재현하려는 의도인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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