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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셀 코리아'…12월에도 자금 이탈 이어져

등록 2017.12.2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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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셀 코리아'…12월에도 자금 이탈 이어져

외국인 이달 주식 2조원 가까이 팔아
반도체 경계감에 삼성전자 매도 1조 넘어
채권 만기 상환 감안시 1.5조 순유출

【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이달에도 계속됐다. 순매수가 이어진 주식시장에서도 2조원 가까이 빠졌고 원화 채권도 두달 연속 순유출됐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상장주식을 1조8530억원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581억원어치 팔았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1051억원어치 샀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1조859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지난 10월 순매수로 전환한 이후 두 달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그러나 성장세를 주도해온 반도체 업종 등 한국 기업의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계감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순매도 상위 종목을 보면 외국인은 이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1조1943억원어치 팔았다. 우선주까지 포함하면 순매도 규모는 1조4000억원을 웃돈다.

SK하이닉스(2113억원), BGF(1187억원), LG유플러스(1134억원), LG이노텍(1102억원), 현대모비스(1056억원), 넷마블게임즈(961억원), 삼성중공업(827억원), LG디스플레이(697억원) 등도 매도 규모가 컸다.

메리츠종금증권 정다이 연구원은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는 한국의 내년 이익증가율 전망치를 12.6%로, 중국 14.6%, 신흥국 전반 13.6%, 북미 11.8% 비교시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진다"며 "한국 배당수익률 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시 이익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SK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올해 주체별 수급을 보면 기관과 개인이 매도세를 이어간 가운데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전년 대비 약해졌던 한해였다"며 "거의 대부분 국가의 선행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독 한국의 선행지수만 하락세다.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은 경기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셀 코리아'…12월에도 자금 이탈 이어져


채권은 다시 사들이고 있지만 투자 심리는 여전히 위축됐다.

금융감독원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총 2조5398억원 규모의 국내 상장채권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12월 만기가 돌아오는 상환액이 약 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1조5000억원가량이 유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에는 금리 인상 예상 속에 거래가 급감하며 1조5610억원이 빠져나갔다.

NH투자증권 강승원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채권 중 12월 만기도래 규모는 연내 최대 규모로 다른 달에 비해 2배가량 많다"며 "이를 감안하면 12월 외국인은 원화채를 순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이는 계절적인 특징에 기인한 것으로 자금이탈과는 분리해야 한다"며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무난하게 마무리됨에 따라 순조로운 종목교체가 기대되며 외국인의 원화채 순투자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셀 코리아' 우려에도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의 소비개선, 재고감소, 산업생산활동 증가의 선순환 사이클이 미약하지만 진행되고 있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세부항목 중 소비심리지수는 최근 가파르게 반등 중이다

김 연구원은 "선행지수가 10~12개월 주기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하락세는 마무리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며 "홀로 하락하던 선행지수의 반등 가능성, 정치적 리스크의 반감 등 외국인의 투자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채권은 원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이 대규모로 매도할 유인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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