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눈덩이처럼 커진 윤이나의 실수…5번의 기회 있었는데
자신의 공이 아닌 잘못된 공으로 플레이한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KLPGA 대회 출전 중단을 선언한 윤이나(19)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어린 선수가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구나라며 동정심이 일었으나, 오구 플레이를 인지한 시점과 향후 조치, 자진 신고 시기와 실격 처리 통보, 공식 사과의 형식 등 일련의 과정들이 재해석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오구 플레이가 발생한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을 언론에 배포할 때까지 적어도 5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모두 놓치며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윤이나 (제공=KLPGA) *재판매 및 DB 금지
어린 선수가 한순간의 잘못된 생각으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했구나라며 동정심이 일었으나, 오구 플레이를 인지한 시점과 향후 조치, 자진 신고 시기와 실격 처리 통보, 공식 사과의 형식 등 일련의 과정들이 재해석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당시 오구 플레이가 발생한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을 언론에 배포할 때까지 적어도 5번의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모두 놓치며 화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①자신의 공이 아님을 발견한 그린에서부터 다음홀 티샷하기 전까지… 2벌타
깊은 러프 구역에 빠진 공을 찾던 중 누군가 공을 찾았다고 말했고 윤이나는 이 공으로 플레이를 진행했다. 문제가 된 오구 플레이 장면이다. 윤이나의 해명대로라면 당시 이 공이 자신의 공인줄 착각했다. 애초에 이 공이 자신의 공인지 확인했다면 이 사달이 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서울=뉴시스]윤이나 선수의 공이 빠진 15번홀 오른쪽 러프 지역. 박민지가 지난 6월16일 충남 음성 레인보우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홀에서 두번째 샷을 하고 있다. (SBS골프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적어도 다음홀로 이동해 티샷을 하기 전까지 잘못을 시인했다면 규정상 2벌타를 받고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을 것이고 아무런 탈이 없었을 것이다.
②6월16일 1라운드 마치고 난 후 신고했어야 … 실격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정신이 없는 경기를 진행하다 보니 의도치 않은 실수를 저질렀을 수 있다. 윤이나는 사과문에서 "처음 겪는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할 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플레이를 이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6월16일 한국여자오픈 1R 공식 기록에 윤이나(19)선수가 실격 처리돼 있다 (대한골프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③매니지먼트사가 선수에게 사실 확인한 7월16일… 공개사과했어야
사건이 있고 난 한 달이 지난 7월16일 윤이나의 매니지먼트사가 당시 상황을 선수로부터 직접 확인했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 다음날 한국여자오픈 대회 주최측인 대한골프협회에 오구 플레이 상황을 자진 신고했다.
이미 오구 플레이 정황이 공식화된 이상 이 때라도 윤이나 선수측은 공식 사과 입장을 냈어야 했다. 그러나 매니지먼트사도 윤이나도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진행된 에버콜라겐 퀸즈 마스터즈에서 윤이나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윤이나 (제공=KLPGA) *재판매 및 DB 금지
④실격처리 통보를 받은 7월20일… 실격 사실 밝히고 공개사과했어야
오구플레이에 대한 처분이 내려진 만큼 이 때라도 '선 조치 후 보고'라는 꼬리표를 달고 공식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 당시 윤이나는 루키 우승으로 계기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고진영, 박성현, 최혜진의 뒤를 이을 한국여자프로골프계 스타가 탄생했다며 윤이나의 스타성에 주목하기 바빴다. 윤이나 팬덤이 오히려 윤이나를 더욱 깊은 수렁속으로 빠져들게 한 것이다.
[이천=뉴시스]윤이나(19)가 지난 24일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대회를 마친 후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2.07.24 *재판매 및 DB 금지
⑤KLPGA투어 상반기 대회 마친 7월24일… 이때라도 자신 사과했어야
윤이나는 이날 뉴시스와 만나 "후반기 시합해야 하는 코스를 많이 몰라서 연습 라운딩을 잡아놨다"며 "우승을 한 번 더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며 출전 의지를 불태웠다.
깊은 반성과 대회 출전 중단이라는 중대 결단을 내리기 하루 전의 고뇌하는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오구 플레이에 대한 신고와 처분이 내려졌으니 언론에 굳이 알릴 필요없이 덮고 지나가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서울=뉴시스] 14일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 2022'의 오픈 1라운드 2번홀에서 윤이나(가운데) 선수가 티샷 전 코스를 파악하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2022.0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한 프로 선수라면 25일 사건의 실상을 밝히고 본인이 직접 사과했어야 했다. '사람이 되겠다'는 표현까지 들어간 반성문을 쓰면서 매니지먼트사를 통한 이메일 사과문 발표는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
당시 정확한 상황이 어떠했는지, 오구 플레이 사실을 언제 알게 됐는지, 그리고 왜 한 달이 지나서야 사실을 밝히게 됐는지, 주변에서 잘못된 조언을 해준 이는 누구였는지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놓치고 사태를 키운 것이 윤이나 선수 개인의 잘못 만은 아니라고 본다.
가족과 코치가 경기 당시 오구 플레이를 알고 있었고, 담당 캐디가 다음 홀인 16번홀에서 지금이라도 대회 관계자에게 알리면 2벌타를 받고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고 조언했으나 이를 묵살하고 윤이나에게 그냥 경기를 강행하도록했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잠시 골프계를 떠나있다 비난 여론이 식으면 코스에 복귀하면 된다'고 조언한 이가 있다면 이는 스포츠정신을 내팽기치는 '권모술수'를 가르친 것이다. 골프 이전에 인간 윤이나를 망가뜨리는 패악이다.
그나마 언론 보도나 폭로가 나오기 이전 마지막 기회를 잡은 윤이나의 고백이 진심어린 반성으로 이어져 성적 지상주의에 만연한 프로골프계가 자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윤이나 선수측은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사실을 밝히고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번 사태를 해결할 가장 빠르고 현명한 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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