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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산선 입찰 논란②]트루벤 적격판정 '보이지 않는 힘' 작용했나

등록 2017.04.26 14:11:42수정 2017.06.21 10: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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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신안산선은 4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민간투자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10대 대형 건설사들은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빡빡한 공사비. 사업자에 선정되더라도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에 일제히 외면했다.

 이 때문에 우선협상자가 유력한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입찰에 성공하더라도 과연 시공사를 찾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산~광명~서울 여의도구간과 화성 송산차량기지~시흥시청~광명구간을 연결하는 총 연장 43.6㎞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은 당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총 사업비를 3조9000억원으로 산정했었다.

 국토부는 그러나 총 사업비의 87%인 3조4000억원 수준으로 고시함에 따라 사업성이 크게 줄었다.

 대우건설, 한화건설의 경우 2013년 민자 제안으로 설계비까지 투자했지만 공사비 부족, 운영비 과다 등 사업성 부족으로 참여를 포기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에 참여가 불가능했다.

 입찰에 응한 포스코건설과 트루벤은 어떻게 '적자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을까.

 포스코건설의 경우는 자체 개발기술인 '대심도 터널, 수직 EV 공법' 등을 도입, 공사비 절감 방안을 찾아 이번 입찰에 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트루벤 측은 이와 관련, "용마엔지니어링, 한국종합기술, 평화엔지니어링, 서영엔지니어링 등 철도 설계와 관련해 능력 있는 엔지니어링을 보유한 회사들이 설계를 했다"며 "그동안 건설사 위주로 진행됐던 입찰 시장에 재무적투자자(FI)가 참여, 성공할 경우 입찰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트루벤은 일각에서 시공사 선정의 어려움을 지적하는 것과 관련, "대형사 뿐 아니라 시공능력이 우수한 중견 기업과도 함께 손을 잡고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 사업 시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등 재무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공사비 절감이나 수익성 개선 등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 주변에선 하지만 빡빡한 공시비가 끝까지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초대형 민자사업을 해본 경험이 없는 트루벤에 대해서는 기술적 측면의 회의적인 시각도 팽배하다.

 트루벤 측은 1단계 평가가 통과된 후인 올해 2월부터 1개월간 사업계획세 제출을 위한 설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연히 설계에 미흡한 부분이 많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뉴시스가 입수한 포스코건설과 트루벤의 설계도면을 분석한 결과 트루벤의 경우 실시설계 활용 구간인 중앙~여의도 구간에 대해 노선 측량을 시행하지 않고, 평면 측량도 국토지리원의 1:5000 수치지도를 확대해 1:1000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였다.

 또 송산 차량 기지의 경우도 트루벤은 차량 기지를 도로와 유수지 위에 건설하는 것으로 설계 했다. 이는 수년 전 신설도로가 만들어지기 전에 썼던 지도를 이용해 평면 측량도 하지 않은 채로 차량 기지를 설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실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설계변경으로 인한 엄청난 추가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측된다.

 문제는 현재 트루벤 측 컨소시엄에 들어가 있는 씨엘건설의 김성원 사장이 그동안 민자 사업을 백지화 시킨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김 사장은 RTB코리아 대표로 있었을 때 화도∼양평 민자도로에 이어 학의∼고기리 민자도로에서도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당시에도 낮은 입찰 가격을 제시해 가격 점수에서 대형사를 제치면서 대형사 킬러로 불렸다.

 하지만 RTB코리아는 시공사 확보에 난항을 겪었고, 결국 우선협상자 지위를 내려놓게 됐다. 학의∼고기리 도로건설사업의 경우는 아예 민간투자대상사업에서 취소되면서 백지화된 상태다.

 트루벤에 대해서는 이 때문에 신안산선 사업에서도 시공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가 관심으로 떠오를 정도다.

 트루벤이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공사비 산출 근거를 담은 서류를 입찰 마감시한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은 되짚어볼 대목이다.

 특히 국토부가 명백한 심사서류 미비를 실격처리를 하지 않고 통과시켰다는 점은 의혹을 증폭시키는 요소다.

 트루벤의 구본진 대표는 기획재정부 차관보까지 지낸 관료. 강호인 국토부 장관과는 행정고시 24회 동기다. 구 대표는 스포츠토토 운영사인 케이토토의 이사회 의장도 맡고 있다. 행시 24회 동기 모임인 '청풍초' 멤버로 정재계에 다양한 인맥을 구축하고 있다.

 평가위원들이 1차 심사투표에선 실격판정을 내렸던 트루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 위해 2차 심사투표를 단행, 15대 5로 적격 판정을 내림으로써 스스로의 판정을 번복한 것에는 이 같은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email protected]
 
 '신안산선 입찰 논란' 보도 관련 반론보도문

 본지는 2017년 4월 26일 전국면 “[신안선산 입찰 논란➀] 트루벤, 사업자심사 '3대17(실격)'에서 '15대5(적격)'로 급반전”, 2017년 4월 26일 전국면 “[신안선산 입찰 논란➁] 트루벤 적격판정 '보이지 않는 힘' 작용했나”, 2017년 4월 28일 전국면 “[신안선산 입찰 논란③] 트루벤 우선협상자 선정, 공정성 '우려'” 제하의 기사에서, 신안산선 건설사업자 선정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연치 않은 절차를 밟았고, 건설사업자로 선정된 트루벤의 구본진 대표와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이 행정고시 24회 동기라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있으며, 특혜 의혹까지 나온 상황이라는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업자 선정 평가는 국토교통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관한 것으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위원회에서 진행되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가 관리하는 극도의 보안 속에서 평가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평가를 위탁한 국토교통부가 평가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다고 알려왔습니다.

 또한 트루벤의 구본진 대표와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이 행정고시 24회 동기라는 부분은 본 사건과 전혀 무관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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