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낳은 닭은 방치하나···"힘들겠지만 폐사해야"
【나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7일 오후 전남 나주시 공산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처분하고 있다. 2017.08.17. [email protected]
살충제 노출된 농가 산란닭에 대해서는 손 놔
전문가 "오염원은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수원=뉴시스】김지호 기자 =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폐기하면서도 이를 낳은 산란닭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어 안전성 우려가 일고 있다.
살충제에 노출된 닭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살충제 성분이 배출되는 탓에 이후에는 괜찮다는 주장도 있는 반면 산란닭도 오염원일 수 있어 폐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모두 17곳이다. 도는 현재까지 46만3000여개의 계란을 회수해 폐기 조치했다.
도는 이날 오후 10시까지 산란계 농가 256곳에 대해 살충제 검사를 마친 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은 모두 폐기할 방침이다.
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에 대해서는 이후 2주 간격으로 2차례 이상 검사해 계란 출고를 금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을 낳은 닭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살충제에 노출된 닭은 인체와 마찬가지로 배변이나 땀을 통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성분이 배출된다는 이유와 정부에서도 아무런 지침을 내리지 않아서다.
위험성이 우려된다 해도 정부에서 살처분과 관련한 지침을 만들어야 추후 보상 문제도 해결되지만, 이 같은 지침이 없어 살처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닭마다 다르지만, 산란닭은 보통 생후 20여주부터 60여주까지 닭을 낳는다. 이후 닭은 폐기 되거나 노계로 유통된다.
보건 당국에서는 이번 살충제 사태 이전부터 유통되는 닭에 대해서는 유해잔류물질 조사를 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는 반응이지만, 일부에서는 살충제에 노출된 닭은 추적조사를 통해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용 자체가 금지된 살충제에 노출된 닭의 계란을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불안한 데다 산란닭이 오염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영 경희대 예방약학과 교수는 "닭에 살충제 성분이 축적되면서 살충제 계란을 낳았고, 한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이 다시 (살충제 성분이 있는 계란을) 낳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라며 "유럽에서는 닭까지 모두 폐기하고 있고, 산란계가 식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살충제에) 오염된 산란닭도 폐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살충제 계란이 검출된 농장의 산란닭은 문제가 없을 때까지 계란 반출과 식용 유통이 금지된다"라며 "정부에서도 산란닭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런 지침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지역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산란계 농장 17곳에서는 143여만마리의 닭을 사육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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