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 오락가락 휴업 결정에 뿔난 경기 학부모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에 살고 있는 김모(34·여)씨는 아이를 맡긴 사립유치원이 18일 휴업을 한다는 소식에 휴가를 신청하고 자신이 아이를 돌볼 계획이었다.
그러다 지난 15일 돌연 한유총이 휴업 철회에 합의하자 회사에 휴가를 취소하고 정상 근무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유총이 휴업 철회 결정 하루 만에 휴업 강행을 발표하면서 김씨는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 상태에 빠졌다.
대책 마련에 급급했던 김씨는 아이를 돌봐줄 곳을 찾던 중 사립유치원이 또다시 휴업을 철회한다는 소식에 그제야 한시름을 덜 수 있었다.
김씨는 "사립유치원이 정상 운영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3일 사이에 휴업 철회와 강행을 수차례 번복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이라며 "학부모들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은 사립유치원의 입장에 대한 실망과 함께 불신이 남게 됐다"고 말했다.
화성시 반송동의 한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박모(37·여)씨는 휴업 소식에 지난 15일 아이를 맡기기 위해 서울시에 있는 친정을 방문했다.
오락가락하는 한유총의 결정에도 '결국 휴업을 하겠구나'라고 생각한 박씨는 아이를 친정에 맡겨 놓고 16일 오후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휴업을 철회한다는 소식에 박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다시 서울로 향했다.
박씨는 "황금같은 주말에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고,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죄인가 싶다"며 "둘째 아이를 낳게 되더라도 사립유치원에 아이를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한유총은 17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8일 예정된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철회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휴업철회(15일)와 강행(16일)사이에서 오락가락 하다가 결국 휴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한유총 관계자는 "집단 휴업을 놓고 사립유치원장들끼리 의견이 엇갈려 일단 18일 예정된 휴업을 취소한 것이며 향후 활동에 대해서는 따로 회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라며 "사립유치원의 태도 변화에 혼란을 겪은 학부모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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