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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켄드릭 라마, '21세기 시인'의 위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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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30 22:59:17  |  수정 2018-07-30 23: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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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심야의 시야를 흐리게 하는 열대야 / 광야의 아우성처럼 또렷하게 하는 이제야 / 온 그대의 읊조림에 / 근심 걱정 찢겨나가고 / 땀범벅 된 T셔츠에도 / 뒤범벅 된 음향에도 / 힙합에 순정 바치는 당신의 열정에 / 근심걱정 녹아내리는 내 표정."

이건 '21세기 시인'에게 바치는 남루하나마 최소한의 헌사. 30일 밤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켄드릭 라마'에서 현존 최고의 힙합 뮤지션으로 통하는 켄드릭 라마(31)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2만명이 모두 스탠딩으로 객석을 채운 이날 공연에서 라마는 70분 남짓이라는 짧은 시간에도 '몸과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존재의 묵직함'을 보여줬다. 이날 공연이 절정에 달한 오후 9시 서울의 기온은 33℃. 객석에서 느껴지는 체감 온도는 더 뜨거웠다.

첫 내한공연한 라마는 정규 4집 '댐(Damn.)' 투어답게 이 앨범의 수록곡 'DNA'로 포문을 열었다. 라이브 밴드의 반주로 쉴 새 없이 내뱉는 라임의 향연은, 21세기에 왜 힙합이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했다. 스마트폰을 통해 그의 랩을 눈으로 따라 갔음에도, 좇지 못할 정도로 폭주하는 랩에서 스포츠카의 질주 이상의 쾌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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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는 슈퍼스타답게 무대 매너도 일품이었다. '스위밍 풀스(SWIMMING POOLS)'와 '로열티'를 부르는 중간, 음향이 혼선되면서 마이크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올라이트(ALRIGHT)'를 부르는 도중 객석을 향해 "풋 유어 핸즈 업(Put Your Hands Up)"이라고 외친 순간이 화룡점정이었다. "넌 애써 모른 척 했지만 우리는 아파했고 괴로워했어. 자존심이 땅을 칠 때면 세상을 향해 우리는 소치 쳤지. '어디로 가야 해'"라고 폭발적으로 외치는 순간이 하이라이트였다.

2015년 발표한 희대의 명반 3집 '투 핌프 어 버터플라이' 수록곡으로 내면의 아픔, 지난한 현실을 이기고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것에 대한 노래. '21세기 위로가'란 이런 것임을 보여줬다. 그가 왜 미국 최고권위의 언론·문화계 상인 퓰리처상 음악부문 수상자인지 고개가 끄덕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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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히트곡 중 하나인 '험블(HUMBLE)'에서 객석과 주고받는 리듬의 합은, 록 콘서트의 떼창과는 다른 질감의 쾌감을 선사했다.앙코르 곡은 라마가 참여한 마블 스튜디오 영화 '블랙팬서'의 주제곡 '올 더 스타즈(All the stars)'였다. 제목을 연상시키는 스마트폰 불빛 2만개가 객석을 밝혔고, 라마는 부드럽게 읊조렸다. "내 꿈이 내가 알게 해주는 밤이 될지도 몰라. 모든 별이 가까워. 모든 별이 가까워."

가사에 욕설이 포함돼 만 19세 이상 관람가였으나 객석을 불편하게 만드는 심한 욕은 포함되지 않았다. 힙합계 스타답게 이날 신곡 '솔 메이트'를 발표한 '블락비' 멤버 지코 등도 공연장을 찾았다. 잠실종합운동장 주차장에는 힙합에 종사하는 이들이 탈 법한 특이한 모습의 차량이 대거 주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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