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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공원 만든다" 땅 팔라더니 5년 방치…배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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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27 12:01:00
공익사업한다며 토지 매매
본격 사업은 5년 지나 시작
5년 미사용시 환매권 발생
法 "환매권 상실 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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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옥성구 기자 = 지방자치단체나 국가가 공익사업을 한다고 해 처분한 토지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배상받을 수 있을까.

이 경우 토지보상법에 근거해 '환매권'이 발생한다. 환매권은 부동산을 판 사람이 다시 부동산을 살 수 있는 권리다.

토지보상법은 '취득일로부터 5년 이내에 취득한 토지 전부를 해당 사업에 이용하지 않은 때, 당시 소유자가 그 토지에 관한 환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즉 지자체나 국가가 공익사업을 한다고 해 토지를 팔았지만 실제 5년 이내에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 해당 토지를 다시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환매권은 취득일 6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

이는 공익사업에 이용하지 않을 것이면서도 토지를 미리 취득하는 것을 방지하고, 토지가 방치되는 것이 사회·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토지보상법이 해당 규정을 둔 것이다.

이런 분쟁은 실제 있었다.

서울 강동구는 2004년 '암사동 역사생태공원 조성사업' 계획을 수립했고, 2008년부터 이 사건 공익사업을 위해 구역 내 토지를 순차적으로 매수했다.

당시 A씨는 서울 강동구의 한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서울 강동구는 2012년 8월 이 사건 공익사업을 한다며 A씨가 보유하던 토지를 3억2900여만원에 매수했다.

이후 서울 강동구는 2015년 공익사업을 위한 기본설계를 실시하고, 2017년 2월 용역을 발주한 뒤 같은해 4~10월 동안 실시설계를 시행했다. 또 서울 강동구는 2017년 12월1일부터 공연장, 진입광장 등을 조성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서울 강동구가 A씨로부터 토지를 취득한 날이 2012년 8월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공사 시작 전인 2017년 8월까지 해당 토지는 공익사업을 위해 이용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서울 강동구는 A씨에게 환매권 발생 고지를 하지 않았다.

결국 A씨의 환매권은 취득일로부터 6년이 지난 2018년 8월 행사기간이 지났다. 이에 A씨는 환매권 상실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서울 강동구는 기본설계 실시가 2015년부터 시작됐고, 2017년 6월 하도급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취득일 5년 내에 공익사업을 위해 토지가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박강민 판사는 A씨가 서울 강동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박 판사는 서울 강동구가 공사를 시작한 건 2017년 12월1일이고, 이에 A씨는 2017년 8월 환매권 행사가 가능했으므로 환매권 도과로 인한 손해를 서울 강동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관련 업체와의 실시설계용역 계약 체결 등 사정만으로 토지 자체를 해당 공익사업에 이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그런데도 서울 강동구는 A씨에게 이 사건 토지에 대해 환매권 발생을 공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강동구는 환매권 발생 사실에 관한 통지나 공고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면서 "A씨는 환매권 상실로 손해를 입게 됐으므로, 서울 강동구가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해액을 A씨가 지급받은 보상금의 액수와 이 사건 토지 취득일로부터 환매권 상실 당시까지의 인근 유사 토지의 지가변동률을 반영해 계산했다.

박 판사는 "A씨가 이 사건 토지 지분에 대한 환매권 상실로 인해 입은 손해액은 A씨가 지급받은 보상금에 지가상승률을 곱한 금액"이라며 서울 강동구가 1억2280여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astlen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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