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부산 혁신의 현장⑦] 샤픈고트 '스마트 소화기' CES서 기술인정 비결은?

등록 2023.02.20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트리토나, 화재진압에 감지·알림 기능까지 탑재

5월 울산 울주군에 스마트공장 '노벨리움' 완공

"부산시, 기업 지원 체계 갖추지 못해 아쉬워"

[부산=뉴시스] 스마트 소화기 '트리토나' 제품소개 영상 (영상=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스마트 소화기 '트리토나' 제품소개 영상 (영상=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우리 제품이 화재 등 재난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지에 관한 해법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소화기 제조 업체 샤픈고트 권익환 대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규모의 IT 전시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에서 혁신상을 받은 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7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위치한 샤픈고트 본사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권 대표는 스마트 소화기 '트리토나'에 대해 "매력적인 디자인에 더해 화재진화·감지, 연기배출 실시간 모니터링, 긴급 호출 등을 갖춘 가전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라면서 "지속적인 머신러닝(기계 학습)을 통해 화재나 연기 감지의 정밀도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오는 5월 울산 울주군에 스마트 공장을 지으려 한다"며 "이 공장에서 우리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창업자들과 교류하며 우리만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부산시의 기업 지원 정책에 관해 쓴소리를 마다치 않았다. 그는 "부산시가 초기기업 활성화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데스밸리(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구간)에서 탈출한 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기업에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샤픈고트가 만든 소화기, 기능·디자인 모두 잡다
[부산=뉴시스] 지난 1월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오른쪽)가 CES2023 혁신상 수상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지난 1월 권익환 샤픈고트 대표(오른쪽)가 CES2023 혁신상 수상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샤픈고트는 제조와 ICT(정보통신기술), AI 등을 아우르며 안전을 책임지는 인슈어테크(보험상품과 결합한 제품을 개발·연구하는 산업) 기업으로 2012년 설립됐다. 샤픈고트(SCHAFFENGOTT)는 독일어로 '창조의 신'을 뜻한다.

수입자동차업체 마케팅 팀장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동차 액세서리를 판매하고자 샤픈고트를 세운 권 대표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고자 2016년 방문했던 미국의 한 가전매장에서 우연히 본 AI 스피커에 영감을 받아 스마트 소화기를 개발하게 됐다.

권 대표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하던 인슈어테크와 AI를 접목시킨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트리토나는 지름 7.8㎝에 높이 24.2㎝, 무게 326g으로 겉보기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텀블러에 불과하지만, 화재진압 용도에 더해 연기를 감지하고 알리고, 등록된 긴급 연락처로 구조 신호를 송출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권 대표는 트리토나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그동안 소비자가 화재 안전 관련 시스템을 갖추려 할 때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다. 우리가 냉장고와 텔레비전은 직접 골라 사지만, 소화기나 연기감지기를 고를 땐 선택의 폭이 좁지 않냐"며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추면서도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 했다"라고 설명했다.

트리토나 내부에는 600㎖의 액상 소화탄이 들어있다. 불이 나면 소화탄을 던지기만 하면 돼, 핀을 뽑고서 호스를 잡아 불을 꺼야 하는 분말형 소화기보다 사용이 간편하다.

제품 겉면에는 고성능 열감지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이 센서는 본사와 연결된 네트워크로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가능해 화재 감지 기능이 정밀해진다. 또 윗면에는 유사시 창문을 깰 수 있는 유리 파쇄기도 부착돼 있다.

여기에 월 1만~3만원의 가격으로 트리토나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면 모바일 앱과 연동해 트리토나가 설치된 공간의 위험 상황을 실시간으로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트리토나의 디자인은 전 세계 유명 디자인 어워드로부터 인정받았다. 샤픈고트는 디자인 어워드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독일 IF디자인어워드'에서 3회(2019·2021·2022) 수상을 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 건축인테리어 전시회인 메종드 오브제에서 최고 디자인상을 받기도 했다.

◇CES서 인정받은 K-소화기, 국내외 방방곡곡 뻗어 나가다
[부산=뉴시스] (왼쪽부터) 나이지리아 소방청 직원들과 협약식 이후 기념사진 촬영 사진, 나이지리아 현지 소방청과 트리토나 테스트 시연 현장. (사진=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왼쪽부터) 나이지리아 소방청 직원들과 협약식 이후 기념사진 촬영 사진, 나이지리아 현지 소방청과 트리토나 테스트 시연 현장. (사진=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CES로부터 인정받은 K-소화기 트리토나가 혁신상을 받은 비결은 무엇일까.

권 대표는 "우리 제품이 단순히 어떠한 혁신성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이 상을 받았다고 여기진 않는다"면서 "이 제품을 만들기 전까지 우리가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고 제조하는 과정도 함께 인정받은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제품이 향후 도심 속에서 화재의 대응 방법에 대한 해법을 제공했다는 점도 수상의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라고 덧붙였다.

트리토나는 해외 공공기관으로부터 인정받았다. 지난해 1월에는 인도네시아 수력·화력 발전소로 첫 납품을 시작으로 5개국에 수출을 앞두고 있다.

권 대표는 "제품의 신뢰도를 가장 우선시하는 해외 공공기관에 구매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최근에는 유엔 산하 국제기구인 유엔 해비타트와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샘플을 수출하기도 했다. 지금은 프랑스와 일본, 호주, 나이지리아, 베트남 등 5개국에 우리 제품을 수출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나이지리아에서는 현지 소방청과 함께 제품 테스트를 완료한 후 이른 시일 내에 나이지리아 법인을 설립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샤픈고트는 지금까지도 해외 각지를 돌며 트리토나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권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6개월간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튀르키예, 나이지리아, 일본, 독일, 헝가리, 체코, 두바이(UAE) 등 10개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국내 곳곳에서도 샤픈고트가 설치한 스마트 소화기가 공급됐다. 트리토나는 2021년 정부 우선구매 대상 제품으로 선정된 후 현재까지 국내 원자력 발전소, 정부세종청사, 한국조폐공사, 해군 등 600여 곳에 설치됐다. 이달 말에는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스마트빌리지, 다음달에는 해양경찰 함정에도 공급될 예정이다.

◇5월 말 스마트공장 설립…노하우 전수도 함께
[부산=뉴시스] 오는 5월 말 울산 울주군에 준공될 스마트 공장 노벨리움 조감도. (그래픽=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오는 5월 말 울산 울주군에 준공될 스마트 공장 노벨리움 조감도. (그래픽=샤픈고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샤픈고트는 오는 5월 말 스마트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울산 울주군의 바닷가에 들어설 이 공장의 이름은 '노벨리움(Nobelium)'. 알프레드 노벨의 이름을 딴 원소 '노벨륨'과 동일한 이름이다.

권 대표는 "노벨륨은 과학계에서 현재까지 방사성 붕괴 성질 이외의 물리학적 성질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원소로, 만드는 과정도 복잡하고 실용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없다고 평가받는다"라면서 "'창조의 신' 샤픈고트 만큼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500평 규모로 지어지는 노벨리움은 글로벌 관제센터와 물류·조립시설, 연구개발실, 직원들의 휴식을 위한 워케이션 공간으로 조성된다.

권 대표는 "노벨리움에서 우리 제품을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특정 제품에 관한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나 제품 양산에 들어갔으나 지속적인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우리만이 가진 노하우를 전수하는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며 "근무자들이 열악한 근로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냉난방을 갖추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휴식 공간을 지으려고 계속해서 공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부산 기업임에도 울산 지역에 공장을 짓는 이유에 관해 묻자 권 대표는 "본사가 위치한 해운대 센텀시티에서 공단이 밀집한 부산 사상이나 강서 미음공단, 녹산공단까지는 차량 정체와 높은 지가로 인해 공장을 짓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오히려 울주군에서 30분 내외로 오갈 수 있고, 바다가 보이는 쾌적한 환경에 이끌려 짓게 됐다. 울산시로부터 제공받는 전기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도 무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 권 대표는 "앞으로 우리가 만든 기술로 많은 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astsky@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