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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은 괜찮고 신축아파트만 침수 피해?[집피지기]

등록 2023.07.15 06:00:00수정 2023.07.15 06: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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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입주했는데…물 잠기고 흘러내리고

아파트 브랜드명 희화화하는 별명 속출

건설업계 "신축이 더 취약한 것은 아냐"

달라진 기후, 현재 기준 피해예방 역부족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최근 입주한 지 얼마 안 된 신축, 혹은 입주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에서 침수·누수 피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인터넷 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수 십억을 호가하는 강남 유수의 단지에서 소비자들의 재산피해를 막지 못하는 데 대한 불만이 이어지는 한편 아파트 브랜드명을 희화화하는 '밈'도 회자되고 있죠. ('자이아가라', '흐르지오' 등의 별명 들어보셨을 겁니다.)

신축 아파트에서 비 피해 이슈가 꾸준히 나오자 일부 누리꾼들은 신축이 구축에 비해 특별히 비 피해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통상 유명브랜드 신축아파트는 여론의 주목도가 높죠. 분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다 어마어마한 숫자의 청약 경쟁률이 뉴스로 다뤄집니다. 입주장이 되면 신축 아파트의 뛰어난 커뮤니티 시설 등이 눈길을 끌면서 선망의 대상이 됩니다. 이처럼 비싸고 인기가 좋은 아파트에서 물난리가 났다는 의외성이 여론의 이목을 끈다는 것입니다. SNS나 뉴스에서 일명 '그림'이 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죠.

상대적으로 구축 아파트는 서울 핵심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전국구'로 유명한 곳이 드물어 여론의 관심에서 빗겨갑니다. 무엇보다 지어진 지 오래됐기 때문에 시공사의 하자보수기간이 끝나 책임 소지를 물을 곳이 없다는 점이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일이 커지지 않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합니다.

침수 피해는 신축이냐 구축이냐의 차이보다는 지대가 큰 몫을 합니다. 지난해와 올해 물에 잠긴 아파트 중 상당수가 지대가 낮은 강남 지역에 위치합니다. 반포동이나 서초동 등은 언덕이 없이 평평한 지형이고, 특히 강남역 일대는 인근 논현동이나 역삼동에 비해 해발고도가 17m 낮다고 하죠.

최근 들어 피해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기후환경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이라고도 업계는 입을 모읍니다. 통상 시공사는 도면의 설계지침대로 배수시설을 갖춥니다. 이 설계도면은 과거 평균 데이터에 근거한 법적 기준을 따르고요. 이 때문에 원칙상 문제가 없지만 예전과 비교해 집중호우가 많아지다보니 배수시설이 우수량을 감당하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한다는 설명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위기 규모는 날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배수설계 기준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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