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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필수생계비로 75% 지출…상위층, 문화비 늘어[세쓸통]

등록 2023.08.27 07:00:00수정 2023.08.27 1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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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2023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살펴보니

저소득층, 교육지출 34.1%↑…증가폭 가장 커

2%대 물가에도 소비지출 둔화…"펜트업 효과↓"

저소득층, 필수생계비로 75% 지출…상위층, 문화비 늘어[세쓸통]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꼭 필요한 생활비 외에 여러분이 하고 싶은 데 쓸 수 있는 돈은 한 달에 얼마 정도인가요?

소득 하위 20%인 저소득층은 지난 2분기에 소득의 75%를 필수적인 생활비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생계비를 제외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은 소득의 4분의 1에 그쳤습니다. 

그마저도 교육에서 필수 생계비 외 지출 비중이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가장 많이 지출을 줄인 부문은 가정용품·가사서비스였습니다. 

27일 통계청의 '2023년 2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필수 생계비는 143만6000원으로, 처분가능소득(383만1000원)의 37%였습니다.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하위 20%(1분위)의 필수 생계비는 71만5000원으로, 1분위 가구가 소비·저축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94만7000원)의 75.1%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금·보험·이자 등 직접 소비하지 않아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제외한 가처분소득 내 비중입니다. 

필수 생계비는 식료품·비주류 음료, 주거·수도·광열(연료비 포함), 교통, 식사비로 지출하는 비용만 합쳐 계산한 수치입니다. 때에 따라 가사용품·가사서비스나 보건도 포함해 집계하기도 하는데, 이번에는 제외했습니다.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분야는 뭘까요?

역시 냉난방·취사 등 연료비를 포함한 주거·수도·광열(19.5%)이었습니다. 식료품·비주류 음료(19.5%)도 똑같이 2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그다음으로는 기타(16.8%), 보건(12.9%), 음식·숙박(11.8%)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기타에는 주류·담배, 가정용품·가사서비스, 통신, 기타상품·서비스가 포함됩니다.

필수생계비 외에는 교육 지출의 증가폭이 34.1%로 가장 컸고,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의 감소폭이 -21.2%로 가장 컸습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소나기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한 22일 오후 명동역 인근에서 사람들이 우산을 쓰거나 접은 채 이동하고 있다. 2023.08.2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소나기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한 22일 오후 명동역 인근에서 사람들이 우산을 쓰거나 접은 채 이동하고 있다. 2023.08.22. [email protected]


소득 상위 20%를 나타내는 5분위 가구는 가처분소득 787만8000원에서 30%가량인 232만원을 필수생계비로 지출했습니다.

5분위의 경우도, 가정용품·가사서비스(-7.1%)에서 지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반면, 1분위와 달리 오락·문화(14.8%)에서 증가율이 가장 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로 해외여행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5분위 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은 기타(18.7%), 음식·숙박(16.0%), 교통(14.5%), 식료품·비주류음료(11.8%), 교육(9.2%), 주거·수도·광열(8.5%) 등 순이었습니다.

이번 분기의 가구당 월평균 가처분소득(383만1000원)은 역대 최대폭(-2.8%)으로 감소했습니다. 소득은 줄었는데, 이자와 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증가세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흑자액(114만1000원)도 1년 전보다 13.8% 감소했습니다. 소비와 관계없이 빠져나간 돈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의 비율인 흑자율(흑자액/처분가능소득)도 29.8%로 3.8%포인트(p) 하락했습니다.

1분위 가구의 흑자액은 -28만1000원이었고, 5분위 가구는 331만6000원이었습니다. 즉, 저소득층은 지난 2분기 30만원가량의 적자를 보았다는 뜻입니다.

한편 지난 분기 때 악화했던 소득 양극화 지표는 2분기에 다시 완화됐습니다. 소득분위 간 불평등을 나타내는 5분위배율은 지난 분기 6.45배에서 이번 2분기 5.34배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0.26배 하락했습니다.

1분위의 가처분소득 대비 필수 생계비 비중은 최근 3년째 점차 작아지는 모양새입니다. 2분기 기준 2021년은 83.8%, 지난해에는 75.9%로 집계됐습니다.

또 난방비가 많이 드는 1분기에 비해 2분기는 비중이 낮은 편입니다. 1분기의 경우, 필수생계비 비중이 2021년 91.3%, 지난해 83.2%, 올해 90.1%로 나타났습니다.

전 분위로 볼 때, 소비지출은 10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보복소비를 하는 심리는 많이 더뎌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2%대 물가에도 둔화하고 있는 소비에 대해 "외부요인으로 억눌린 소비 심리가 급속히 살아나는 현상인 펜트업 효과 감소 등으로 소비지출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소득·분배가 지속 개선될 수 있도록 고용·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민생·물가 안정 등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08.22.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3.08.2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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