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맞아 31만원 간호사에 기부한 독립운동가 후손
칠곡경북대병원 찾아 기부금 전달
장예진 "간호사 언니 힘내세요"
장예진 양이 토끼 저금통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3·1절을 앞두고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간호사를 응원하는 독립운동가 후손이 화제다.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장진홍 의사의 현손인 장예진(장동초·4년) 학생이다.
28일 칠곡군에 따르면 장 양은 전날 칠곡경북대학교 병원을 찾아 박성식 병원장과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31만 원을 전달했다.
장 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손을 잡고 입장해 만세삼창을 해 주목받았다.
기념식 참석 후 내년 3.1절까지 31만 원을 모아 고조 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다.
장 양은 매일 1000원을 모으기로 결심하고 저금통에 '애국 토끼'라고 적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연예인 포토 카드를 즐겨하는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등 용돈을 아껴가며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아 나갔다.
장 양 아버지인 장준희(칠곡군청 주무관) 씨도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지역사회에 장 양의 아름다운 도전이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응원하고 나섰다.
장 양은 초등학생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던 유혹을 이겨내고 지난 15일 목표로 했던 31만 원을 모았다.
간호사들은 장 양이 쓴 '소리 없는 영웅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합니다' 라는 글귀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 놓았다.
김미영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장 양은 "코로나 때부터 늘 고생하는 간호사 언니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했다.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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