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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영권 분쟁, 장·차남이 이겼다…'OCI 통합' 급제동

등록 2024.03.28 15:20:46수정 2024.03.28 17: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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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측 주주제안 이사 선임안 가결

모녀 추천 6명, 보통결의 충족 못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임종윤(왼쪽) 한미약품 사장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 2024.03.21. [email protected]


[수원=뉴시스]송연주 기자 = 한미약품그룹의 '한미-OCI그룹 통합'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통합에 반대했던 한미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의 이사회 장악을 위한 주주제안이 가결돼서다.

28일 화성시 수원과학대 신텍스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추천한 5명의 이사 선임 주주제안이 가결됐다. 5명은 ▲임종윤(사내이사) ▲임종훈(사내이사) ▲권규찬(기타비상무이사) ▲배보경(기타비상무이사) ▲사봉관 사외이사다.

이사회에서 추천한 '이사 6명 선임안'은 부결됐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사내이사)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사내이사) ▲최인영(기타비상무이사) ▲김하일(사외이사) ▲서정모(사외이사) ▲박경진(사외이사)다. 이들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모녀(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경영진 측에서 추천한 인사다. 이들은 모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표대결은 지난 1월12일 한미약품그룹이 소재·에너지 기업 OCI그룹과 현물출자 및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 계약을 체결한 후 형제가 반발하면서 이뤄졌다. 형제는 이번 주총에서 자신의 추천 인사로 신규 이사진을 구성해 경영권 교체 후 OCI그룹과 한미의 통합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통합에 반대한 가처분 등도 제기했다.

형제의 승리는 지난 23일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장·차남 측 손을 들어준 영향이 컸다. 모녀 측의 우호지분과 큰 차이가 없던 상황에서 12.15%를 보유한 신 회장이 형제를 지지하며 우호지분을 40.57%까지 늘렸다. 기존에는 임종윤(9.91%)·임종훈(10.56%) 전 사장에 배우자·자녀, 디엑스앤브이엑스를 더해 총 28.42%였다.

막판 관건으로 여겨진 소액주주의 표심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 말 기준 지분율 1% 미만인 소액주주는 3만8470명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20.5%(143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모녀 측은 변수였던 국민연금(7.66%)의 지지를 받아 우호지분을 42.66%로 늘리며 재역전했지만 끝내 이사회를 지키지 못했다.

형제 측의 승리로 OCI그룹과의 통합 계획은 안갯속에 휩싸였다. 형제 측 이사 5명이 이사회에 합류하면 현재의 4명(송영숙·신유철·김용덕·곽태선) 보다 과반수 이상이므로 통합 안을 무산킬 수도 있어서다.

다만, 통합을 막기 위해 형제가 제기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이 지난 26일 기각됐으므로, 무산시키려면 지난한 법적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다. 장·차남은 항고 및 본안소송 제기로 재판부의 판단을 다시 받겠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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