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에 '新3高' 짙어진 먹구름…韓경제 복합위기 직면하나
기재부, 유류세 인하조치 2개월 추가 연장
중동 불안에 '高유가·환율·물가' 재연 가능성
고물가 회복 못한 韓 경제 충격 가중 우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5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정부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오른 국제유가에 따라 민생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개월 연장한다. 2024.04.1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한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면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지속된 고물가 기조를 억누르기 위해 긴급대책을 쏟아냈던 정부로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1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4월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37% 등이다. 이와 함께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 보조금을 추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유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중동 불안이 가중되면서 민생 부담을 최우선으로 한 정부의 긴급 조치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0.64 달러 오른 85.66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해 12월8일 68.61 달러를 기록한 뒤 뚜렷한 상승세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보다 0.71 달러 오른 배럴당 90.45 달러, 두바이유는 90.22 달러 수준이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올 들어 하락세를 멈추고 우상향하고 있다.
환율도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15일) 오후 5시30분 기준 1384.50원을 기록하는 등 1380원대로 올라섰다. 1년 5개월 만에 1380원대를 찍은 환율은 1400원 돌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75.4원)보다 8.6원 오른 1384.0원에 마감했다. 2024.04.15. [email protected]
고유가와 고환율은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에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국내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을 내놨다. 유류세 인하 연장 외에도 국제유가 상승에 편승한 가격인상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적발 시에는 엄정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고유가와 고환율, 고물가 등 이른바 3고 위기는 2022년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국 경제에 또 다른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같은 3고 위기가 재연되는 '신(新) 3고' 복합위기가 닥치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우리 경제에는 충격이 가중될 전망이다. 경제성장률 저하와 물가 상승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범정부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는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고물가 상황이 채 안정되기 전 중동 리스크가 터진 데다 4·10 총선 직후인 만큼 재정 정책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빠른 시일 내에 중동 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이나 유가 때문에 물가가 조금 더 인플레이션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물가에 영향을 받는데 실물경기에도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의 경우 (국내에) 영향을 미치려면 좀 시간이 필요하다"며 "유류세 인하는 방향성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따른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주재, 중동사태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04.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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