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사라진 딸, 경찰은 사라진 기록 진실 밝혀라"
전북대 이윤희씨 부모 호소
초동수사 부실 의혹 등 제기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지난 2006년에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윤희 씨의 가족이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경찰청 입구에서 ‘경찰에 의한 이윤희 실종사건 주요 증거의 인멸 관련 진실 규명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이윤희 씨의 가족들은 16일 전북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 딸 이윤희가 사라진지 올해로 18년째가 되고 있다"면서 "이제는 더 이상 딸을 기다릴 수조차 없는 노인이지만 이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딸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하고자 한다"고 운을 땠다.
이들은 현재 장기 실종 상태인 것에는 경찰의 초동수사 실패가 가장 크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가족들은 "이윤희가 학교에서 보이지 않자 친구와 이 씨의 둘째 언니는 지구대로 향해 가출인 발생 보고서를 작성했고, 남은 친구들은 원룸의 청소를 했다"며 "경찰은 아무런 제제를 하지 않아 남아있을 수 있던 증거들이 사라져버리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이윤희는 사건 발생 전 2006년 6월 3일 오전 12시 50분께 과외를 마치고 원룸으로 돌아오던 길에 오토바이를 탄 날치기범에 의해 휴대전화가 들어있는 가방을 날치기당했다"면서 "실종 이후인 6월 9일 오후 4시 14분께 누군가가 이윤희 휴대전화로 발신한 내역이 있다. 상황은 이윤희 휴대전화가 발신이 될 수 없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경찰의 답이 없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윤희의 컴퓨터 사용기록에는 성추행과 112라는 단어가 있음에도 경찰은 자동 시스템 복원지점에 대한 부분만 있을 뿐 사용기록이나 접속기록 및 검색기록 등 더 이상의 컴퓨터 사용기록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며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넘어가기 전 덕진서에서 임의로 삭제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사설 포렌식 작업 결과 누군가 임의로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들은 "올해 87살이 된 저는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막내인 딸도 살아 있다면 47살이 된다. 이윤희 컴퓨터 관련 사건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반드시 내 딸을 찾고야 말겠다면서 살아 있는 동안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 측은 이날 당시 수사책임자였던 전북경찰청장과 전주덕진경찰서장을 전주지검에 직무유기혐의로 고소했다. 또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전주완산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지난 2006년에 실종된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이윤희 씨의 가족이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특별자치도경찰청 입구에서 ‘경찰에 의한 이윤희 실종사건 주요 증거의 인멸 관련 진실 규명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이어 "당시 다방면의 수사를 다양한 수사기법 등을 통해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이윤희씨를 찾지 못했고 용의자도 추리지 못한 상태"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잊혀져 가던 사건이 시민들에게 환기가 되면 사건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윤희씨 실종사건은 2006년 6월 6일 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에서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 4학년이었던 이윤희씨가 실종된 사건이다.
이윤희씨는 실종 전날인 6월 5일 저녁 자신이 자취하던 금암동 원룸에서 약 1.5km 떨어진 덕진동의 한 호프집에서 교수, 학과 학생 40여 명과 종강총회를 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6일 새벽 행사가 끝난 후 새벽 2시 30분께 귀가했는데 그 이후로 실종되어 17년이 지난 지금까지 행방불명 상태다.
실종 3일 전에는 이윤희씨는 누군가의 날치기로 인해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상태였다. 실종 이후 해당 원룸은 이윤희씨를 찾기 위해 온 친구들이 강이지들로 인해 더러워진 방안을 청소해 현장보존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윤희씨의 둘째 언니가 검색한 컴퓨터 인터넷 기록에서는 약 3분간 '성추행'과 '112' 등 단어를 검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