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그대를 그리는 계절"…광주서도 세월호 추모 물결
지역 예술인·시민 모여 세월호 참사 추모
시민분향소도 수 백 여명 다녀가며 헌화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외국인이 헌화하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광주 도심에서도 추모 물결이 일렁였다.
예술인들이 중심이 된 추모기억식으로 광장이 노란 빛으로 물드는가 하면 시민분향소를 찾는 광주시민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예술인 행동은 16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예술인행동장을 열었다.
행사에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미술가 등 개인 또는 단체 100여 개가 참여했다.
예술인들은 16개 추모 부스를 운영, 공연과 미술 작품 전시를 통해 참사로부터 비롯된 먹먹한 감정들을 토해냈다.
악기를 챙겨온 음악가들은 부스를 돌며 추모 열기를 공연으로 승화시켰다. '기억들이 모여 하나가 된다, 우리들이 모여 희망이 된다'는 밝은 분위기의 노랫말에 춤을 추거나 때로 답가로 화답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를 기억하는 예술인들의 거리행동' 행사에서 지역 음악가들이 추모 공연을 펼치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미술 작가들은 광장에 시민들이 완성할 수 있는 추모 작품들을 설치했다. 세월호 참사를 뜻하는 고래 조형물에 희생자를 상징하는 노란 나비 조형을 끼우는 작품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광장 바닥에 펼쳐진 걸개 그림에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글귀가 적혔다.
지난 12일 설치된 시민분향소에는 이날까지 광주시민 수 백 여명이 다녀가며 헌화·분향을 이어갔다.
시민들은 희생자 304명의 영정이 인쇄된 대형 걸개 앞에서 조심스럽게 헌화하고 묵념했다.
제단 위에 놓인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액자를 바라본 한 시민은 먹먹한 감정을 해소하듯 한숨을 내몰아 쉬었다.
시민들은 해소되지 않은 슬픔이 10년에 이르고 있다며 미진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만이 슬픔을 승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현지(25·여)씨는 "참사 당시 숨진 언니·오빠들의 나이가 2014년 4월 16일에 멈춘 것처럼 진상규명·책임자 처벌도 10년 전에 멈춰선 것 같다"며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규명하자고 이 자리에 모인 광주시민들의 바람이 반드시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스리랑카에서 온 나골 누안(34)씨는 "스리랑카에서도 쓰나미에 의해 많은 국민들이 숨진 사례가 있다. 세월호 참사 추모 현장을 둘러보니 당시가 떠오르면서 먹먹한 기분"이라며 "슬픔을 나눠 더이상 아픔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장헌권 광주 서정교회 목사는 "참사 10주기를 맞아 다시 한번 우리 가슴 속 노란 리본을 단단히 묶을 때"라며 "기억하고 행동해서 진실을 반드시 인양, 책임자 처벌 완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사회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세월호를 기억하는 예술인들의 거리행동' 행사에서 한 시민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귀를 써 보이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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