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갭투자 막히자…사내대출·사채 자금 3배로 늘어
등록 2026.10.08 06:00:00수정 2026.10.08 06:26:23
토허구역 지정 뒤 임대보증금 조달 145억→11억 급감
회사지원금·사채 17억→57억…비중 0.84%→3.69%
삼성 최대 5억 사내대출 9월 시행…기흥·수지도 비중↑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경기 화성시 동탄구가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임대보증금을 활용한 주택 매입은 크게 줄어든 반면 사내대출과 같은 회사지원금, 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동탄구 주택 매수자가 '회사지원금·사채'로 조달한 금액은 57억600만원으로 집계됐다. 7월 17억2600만원에서 한 달 새 3.3배로 늘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임대보증금을 활용한 갭투자가 사실상 막히자 그 빈자리를 회사 지원금이나 사채 등 다른 자금원이 일부 메우는 모습이다. 전체 주택 매입자금에서 회사지원금·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7월 0.84%에서 8월 3.69%로 4.4배 높아졌다.
규제지역 지정 전인 올해 1~6월 회사지원금·사채 비중은 0.28%에 그쳤다. 집계 대상이 전체 주택으로 확대된 7~8월에는 2.07%로 높아졌다.
동탄 주택 매수자금에서 회사지원금·사채 비중이 확대된 시점은 삼성전자의 사내 주택자금 대출 시행 시기와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택 매입 시 최대 5억원을 지원하는 사내 주거안정 대출을 시행하고 있다. 대출 대상은 수도권의 경우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가격 25억원 이하의 주택이다.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 시행 몇달 전부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직원들의 매수 문의가 있었다"며 "사내 대출을 활용하려는 분들은 미리 매매계약을 해놓고 대출을 실행할 수 있는 시점에 맞춰 잔금을 남겨놓는 식으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가까운 경기 남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용인 수지구의 회사지원금·사채 비중은 7월 0.96%에서 8월 2.07%로, 기흥구는 0.86%에서 1.24%로 각각 높아졌다. 같은 기간 동탄은 0.84%에서 3.69%로 올라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반면 임대보증금을 활용한 자금조달은 빠르게 위축됐다.
동탄은 지난 7월1일부터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같은 달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면서 보증금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는 사실상 제한됐다.
동탄 주택 매수자가 취득주택의 임대보증금으로 조달한 금액은 7월 144억8700만원에서 8월 10억8700만원으로 92.5% 감소했다. 전체 자금조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08%에서 0.70%로 떨어졌다.
대출 규제가 강화됐음에도 금융기관 대출이 전체 자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규제지역 지정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70%에서 40%로 낮아졌지만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7월 40.78%에서 8월 43.31%로 2.53%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금융기관 대출액 자체는 같은 기간 834억3600만원에서 669억800만원으로 줄었다. 전체 자금조달 규모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이다.
규제 이후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대출 의존도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소형·중저가 주택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진 데다, 7월부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도 기존 6억원 이상 주택에서 전체 주택으로 확대된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 평론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 가수요가 차단되고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며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가수요와 달리 실수요자는 자금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대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탄은 고소득 근로자가 많아 대출 여력이 있고 본인이 보유한 종잣돈에 사내 지원금까지 더해질 수 있는 구조"라며 "대다수 주택이 15억원 이하 가격대에 있는 만큼 이 같은 자금조달 여건이 실제 매수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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