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모르고 살았다"…'조용한 침입자' B형간염
등록 2026.10.17 18:01:00
간암 원인의 60%가 B형간염
40~60대 유병률 여전히 3~4%
![[서울=뉴시스] 간 이미지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2026.03.2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7/NISI20260327_0002095728_web.jpg?rnd=20260327154149)
[서울=뉴시스] 간 이미지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2026.03.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지내기 쉬운 만성 B형간염이 여전히 국내 간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는 치료법은 아직 없어 혈액 속 바이러스를 없애는 '기능적 완치'가 현실적인 치료 목표로 꼽히고 있다.
17일 대한간학회 2026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국내 만성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자는 2020년 기준 약 120만명으로 추정된다. 매년 약 1만명이 간암으로 숨지는데, 이 가운데 약 60%가 B형간염 바이러스 때문이다.
만성 B형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더라도 무력감, 피로감, 소화불량, 오른쪽 윗배의 불편감 등이 서서히 나타나 이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드물다. 어릴 때 감염된 뒤 별다른 증상 없이 오랫동안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가 건강검진이나 헌혈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백신 도입과 국가 예방접종 이후 감염률은 줄었다. 2024년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은 2.1%였다. 다만 예방접종 도입 이전 세대인 40~60대에서는 여전히 3~4%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간암이 사회에 주는 부담도 크다. 대한간암학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간암은 전체 암 사망자의 12.2%를 차지해 폐암에 이어 사망률 2위였다. 한창 일할 나이인 15~64세에서는 암 사망 원인 가운데 간암 비중이 15.4%로 가장 높았고, 50대에서도 간암 사망률이 암 가운데 1위였다.
질병관리청의 '제1차 바이러스 간염(B형·C형) 관리 기본계획'에 따르면 B형간염 관련 총 비용은 2002년 1410억원에서 2015년 5097억원으로 약 3.6배 늘었다. 같은 기간 환자 1인당 비용도 66만원에서 148만7000원으로 약 2.3배 증가했다. 또 간암의 1인당 사회경제적 비용은 5800만원으로 암 가운데 두 번째로 높다.
정부도 이 기본 계획에서 2027년까지 바이러스 간염 사망률을 2015년보다 4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B형간염의 경우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을 2015년 20.8명에서 2027년 12.5명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대한간학회는 2026 가이드라인에서 혈액 속 바이러스 양을 기준으로 환자를 나누는 새 분류법을 내놨다. 특히 바이러스 양이 중간 수준인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만큼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도록 권고했다.
현재 승인된 치료제는 테노포비어AF, 테노포비어DF, 엔테카비어, 베시포비어 등 먹는 항바이러스제다. 오래 복용하면 간 염증 완화와 간경변·간암 예방, 간질환으로 인한 사망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약으로는 간세포 안에 숨어 있는 바이러스 유전물질까지 없애기 어렵고, 표면항원이 사라지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 바이러스를 완전히 없애 감염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멸균적 완치'는 현재 기술로는 달성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에 가이드라인은 '기능적 완치'에 주목하고 있다. 기능적 완치는 혈액 속 B형간염 바이러스 DNA와 표면항원이 모두 사라진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도 간 조직 안에는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송명준 대한간학회 홍보이사(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기존 항바이러스 치료는 만성 B형간염 환자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고 질환의 진행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표면항원(HBsAg) 소실을 유도하거나 간 조직 내 바이러스 유전물질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이에 임상현장에서는 기능적 완치가 만성 B형간염의 현실적인 치료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기능적 완치 달성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전의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며, 다수의 약제가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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