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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알려주고, 풀 것은 풀고' 용인시 29개 산단 유치 비법

등록 2017.1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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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정찬민 용인시장이 용인시청 시장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새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지역 실정에 맞는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정책 추진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것이다. 2017.08.01 (사진=용인시 제공) photo@newsis.com

【용인=뉴시스】 정찬민 용인시장이 용인시청 시장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새 정부의 정책에 발맞춰 지역 실정에 맞는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자 정책 추진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겠다는 것이다. 2017.08.01 (사진=용인시 제공) [email protected] 

'지역경제 활성화·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 사활
정찬민 용인시장 "적극적인 행정, 곧 시민 행복"

【용인=뉴시스】 이승호 기자 = '모르면 알려주고, 풀 것은 풀어주고, 정부 규제는 대신 나서서…'

 경기 용인시는 최근 3년 동안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각종 규제 등 기업 애로를 해결한 주요 사례 7건을 추려 21일 발표했다.  

 적극적인 행정 사례를 공유해 투자 유치와 일자리 창출 정책 등을 발전시키려는 취지다. 

 20~30년씩 묵은 기업 애로를 해결한 배경에는 기업과 한 몸이 돼 적극적으로 나섰던 시(市) 공직자의 자세가 무엇보다 주효했다고 시는 밝혔다.  

 이런 노력으로 용인시는 29개에 이르는 지방산업단지 조성의 발판을 마련,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정찬민 용인시장도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6월 '2017 아시아-태평양 스티비어즈'의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는 영예를 안았다.

 아·태 스티비어즈는 전 세계 50여 명의 전문심사위원이 아시아·태평양지역 22개국 기업과 단체, 공공기관 등의 경영성과와 혁신을 평가해 시상하는 세계적인 행사다.

 ◇ "모르면 적극적으로 알려서 푼다"

 화장품 제조 기업 아모레퍼시픽은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에 있는 연구소와 제조설비의 확장이 시급했다. 하지만 기존 연구소가 자연녹지지역에 있고, 일부가 공원으로 묶여 있어 신·증축이 불가능했다.

 용인시는 민간이 소유한 공원 용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면 나머지 토지를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규정을 안내했다. 또 제조설비 확장 공간으로 이곳과 가까운 이동면 덕성2산업단지를 소개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곧바로 보라동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고, 이를 통해 개발할 수 있게 된 남은 땅과 기존 연구시설 부지를 합친 23만1764㎡에 사업비 329억 원을 들여 2020년까지 '뷰티산업단지'를 짓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에는 경기도, 용인시와 업무협약도 했다.

 다른 지역으로 본사와 공장을 이전하려던 일양약품을 붙잡은 사례도 있다.

 일양약품 본사와 공장이 있는 용인시 기흥구 하갈로 일대는 저수지 상류 공장설립 제한 규정에 묶여 있었다.

【용인=뉴시스】 이정하 기자 = 경기도와 용인시는 5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세브란스병원 건축 현장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찬민 용인시장,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 윤도흠 연세대 의료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 동백 세브란스 병원(가칭)과 연세의료복합단지 투자 및 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병원 건립 재개 선포식을 동시에 개최했다. 2017.06.05(사진=용인시 제공) photo@newsis.com

【용인=뉴시스】 이정하 기자 = 경기도와 용인시는 5일 오후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세브란스병원 건축 현장에서 남경필 경기지사와 정찬민 용인시장,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 윤도흠 연세대 의료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용인 동백 세브란스 병원(가칭)과 연세의료복합단지 투자 및 지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병원 건립 재개 선포식을 동시에 개최했다. 2017.06.05(사진=용인시 제공)  [email protected]

일양약품은 이 때문에 충북 음성과 전북 군산 등으로 공장 일부를 분산한 데 이어 남은 공장도 아예 매각한 뒤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고 했다.
 
 용인시는 폐수를 배출하지 않으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을 안내했다. 또 투자유치를 위해 일양약품을 줄기차게 설득한 끝에 지난해 2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협약을 했다.

 일양약품은 이 일대 6만6884㎡에 일양히포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본사와 연구소 등으로 활용하고, 관련 기업을 대거 유치할 계획으로, 현재 산단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년 넘게 지지부진했던 물류 터미널 조성 사업도 용인시의 적극적인 행정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용인시는 화물터미널 사업 부지를 2013년 경매로 사들인 뒤 제3자에게 땅을 매각해 차익을 얻으려던 ㈜용인창고를 막아섰다.
 
 ㈜용인창고가 목적을 달성하려면 전임 시행자의 사업권 취소가 전제돼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해당 토지를 개발할 수 없어 지가가 급락하고 환매소송도 이어져 손해가 크다는 점을 해당 기업에 알렸다.

 이 과정에서 ㈜용인창고가 전임 시행자의 사업권을 취소해 달라고 행정심판을 제기했지만, 용인시는 기획재정부까지 안내하면서 손실 가능성을 재차 설명해 ㈜용인창고가 전임 시행자의 사업권을 이어받게 했다.

 시 관계자는 "규정을 잘 몰랐던 ㈜용인창고가 사업권 취소를 고집했더라면 사업은 사업대로 좌초되고 기업도 큰 손실을 냈을 것"이라며 "본궤도에 오른 물류 터미널이 조성되면 ㈜용인창고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풀 수 있으면 직접 푼다"

 녹십자는 용인시 기흥구 구갈 역세권이 개발되자 50년 넘게 이곳에 있었던 백신 공장을 전남 화순으로, 일반의약품은 충북 오창으로 옮겼다.

 하지만 이전 뒤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커 신규 사업인 셀 센터는 본사가 있는 용인에서 문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기흥구 보정동 땅이 도시계획시설로 묶여 연구소 이외의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자, 이마저도 옮기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민했다. 

 용인시는 기업 유치는 고사하고 더는 향토 기업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이곳 도시계획시설을 해지해 셀 센터를 열게 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제4회 아시아-태평양 스티비 어워즈 시상식이 열린 2일 오후 일본 동경 힐튼호텔에서 그랜드 대상 및 비영리기구 정부경영혁신상 개인부문 금상과 도시브랜드구축과 전국최초 희망도서 바로대출제로 은상을 수상한 정찬민 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06.03. (사진 = 아시아태평양스티비어워즈 한국대표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제4회 아시아-태평양 스티비 어워즈 시상식이 열린 2일 오후 일본 동경 힐튼호텔에서 그랜드 대상 및 비영리기구 정부경영혁신상 개인부문 금상과 도시브랜드구축과 전국최초 희망도서 바로대출제로 은상을 수상한 정찬민 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06.03. (사진 = 아시아태평양스티비어워즈 한국대표부 제공) [email protected]

녹십자는 2015년 4월 용인시와 업무협약 뒤 곧바로 공사에 착수,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이곳 5만9216㎡에 지하 2층, 지상 8층 규모의 셀 센터를 짓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2008년 기흥구 중동 7만2959㎡에 755병상 규모의 동백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기로 하고, 2012년 착공했다. 하지만 자체 분석 결과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2015년 공정률 10%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했다.

 용인시는 시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첨단의료산업도 유치하고자 지난해 8월 연세대에 '의료복합산업단지' 조성을 제안했다.

 연세대는 산업단지 조성으로 수익성이 보전된다고 판단, 이 제안을 수용해 올해 6월 공사를 재개했다.

 연세대와 경기도, 용인시는 '(가칭)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과 연세의료복합단지 투자 및 지원 협약'을 했으며, 동백세브란스병원뿐만 아니라 2020년까지 이 일대 20만8973㎡에 지식기반서비스업과 첨단 기업을 대거 유치하는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 사업도 진행 중이다.

 ◇ "정부 규제는 대신 해결한다"

 안과의약품 전문업체인 태준제약은 해외매출이 급증하면서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북리 공장 증설이 시급했다.

 하지만 1984년 입주 때 준농림지역이던 이곳 용도지역이 자연녹지지역으로 바뀌면서 건폐율이 40%에서 20%로 축소됐다. 이 때문에 태준제약은 2015년 공장을 증설하려던 계획을 포기해야 했지만, 용인시가 대신 나섰다. 

 용인시는 정부에 관련 규정을 개정해 달라고 건의했고, 정부는 국토계획법 시행령에 ‘기존 공장에 대한 특례’ 규정을 신설했다. 덕분에 태준제약은 대지면적을 애초 2만9216㎡에서 3만1254㎡로 늘려 공장을 증설할 수 있었다.

 제일약품도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각종 규제에 묶여 백암면 근곡리 일대에 있는 공장을 28년 동안이나 증설하지 못했다.

 국토교통부 지침과 수도권정비계획법이 상충해 도저히 풀 수 없다고 보고, 공장을 충북 오송 등으로 이전하려 했다.

 이번에도 용인시가 나서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청했고, 국토부는 해당 지침의 예외 규정을 적용해 제일약품이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게 허용했다.

 제일약품은 이 일대 5만9998㎡에 의료용 물질과 의약품 제조 등을 중심으로 한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2015년 공사에 착수,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려면 많은 첨단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 이런 기업을 유치하려면 삼고초려뿐만 아니라 오십 번, 백 번도 더 찾아가 세일즈를 해야 한다"며 "기업 유치만큼 중요한 게 기업 유출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시장은 또 "공직자가 적극적인 자세로 열 걸음 나아갈 것을 스무 걸음 떼면 100만 용인시민은 열 배, 백 배의 행복과 만족감으로 화답한다"고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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