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빗썸…사업 다각화·글로벌 진출로 돌파구?
BK컨소시엄, 4000억에 경영권 인수
전체 38% 지분율로 최대주주 올라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빗썸이 싱가포르 컨소시엄(BK컨소시엄)에 4000억에 매각됐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에 마련된 빗썸 영업점에서 시민들이 가상통화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18.10.12. [email protected]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빗썸의 최대 주주였던 비티씨홀딩컴퍼니는 보유지분 75.99%의 절반에 1주를 더해 4000억에 BK컨소시엄으로 넘겼다. BK컨소시엄은 최대 주주 지위에 올라선다. 지분 구성은 BK글로벌 컨소시엄 38%, 비티씨홀딩컴퍼니 38% 미만, 기타 24%가 된다.
현재 빗썸 측은 인수 이유에 대해 공식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빗썸 관계자는 "겨우 계약이 체결된 단계라 아직 매각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 때는 아니다"며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가상화폐에 우호적이지 않은 국내 규제 상황이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사업을 다각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안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국내 가상화폐 시장은 지난해 말 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활황을 띄었으나 약 1년새 급격히 축소됐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가 가장 활발하던 때와 비교해서 일 평균 거래량이 1/10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4271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393억원(연율 환산시 약 800억)으로 줄었다.
금융당국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 시그널을 보이지만 가상화폐 자체에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10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가상화폐 취급업과 블록체인 산업을 동일시 할 필요는 없다"며 "가상화폐 공개의 피해는 너무 심각하고 명백하다"고 말하며 기존 부정적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크와 블록체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BK글로벌컨소시움이 최대 주주가 되면 활로를 찾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BK글로벌컨소시움의 주축 김병건 BK그룹 회장은 다국적·다분야의 블록체인 사업에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핀테크 기업 '핑거'의 3대 주주다. 싱가포르에 가상화폐 기업공개 컨설팅 업체인 ICO플랫폼을 설립하기도 했다.
기존 빗썸 5대 주주 중 하나였던 김 회장이 가상화폐 거래소 인수에 관심을 가지며 빗썸 인수 계약이 체결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복잡했던 지배구조가 정리되며 신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티씨홀딩컴퍼니가 최대주주였지만 그 내부의 지분 구성이 자주 바뀌는 등 문제로 신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확실한 최대주주가 생긴 만큼 전보다 추진력있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빗썸 측은 "BK컨소시엄측과 공동대표 체계로 기존 사업체제는 유지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고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