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경제성장 정부역할 상당…올해도 기여도 높을 것"
올해 정부 재정 더 확장적, 성장세 약화 보완할 것
수출 조정 해석 엇갈려, 다소 과장된 측면 지적도
추가 통화정책 완화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론'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9.0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세에 불확실성이 높으나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지난해에 이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진단이 나왔다.
12일 한은이 공개한 '2019년도 제2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금통위원 대다수가 올해 국내 경제 성장세에 하방 리스크가 커졌으나 정부 재정이 성장세 약화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당시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하고 기준금리를 연 1.75% 수준으로 동결했다.
A금통위원은 "단기간 내에 본격적인 하강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경제 주체들의 불안심리가 크게 높아진 가운데 국내와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가 좀 더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다만 올해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재정정책이 더 확장적으로 운영됨으로써 재정지출을 통한 성장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B금통위원도 "지난해 경제성장에 대한 정부 부문의 역할이 상당했는데 이러한 경제활력 제고 노력은 올해도 성장세 약화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위원도 "정부의 재정지출의 성장 기여도가 높게 나타나는 식의 성장 패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성장 모멘텀이 확대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평가됐다.
한 금통위원은 "지난 1년간 우리나라 성장에 크게 기여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며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화학제품 등의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금액이 전년대비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고 조정국면에 있는 투자 관련 지표들도 단기간 내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금통위원도 "하반기부터 반도체 경기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고 지난해부터 일부 회복세로 돌아선 조선 부문도 수출과 투자에 보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지만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 수출 조정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D금통위원은 "수출의 급격한 감소는 반도체 가격과 유가 영향으로 수출 단가 하락과 함께 주요국 관세 인상을 앞둔 물량조정 등 기술적 요인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 통관기준 수출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량 기준으로는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추가 금리 조정 여부는 경제 지표를 지켜보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적극적 재정정책이 부족한 민간 수요를 어느 정도 보완할 것인지, 자생적 회복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인지, 민간과 정부에 의한 총수요가 낮은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킬 것인지 여부 등을 평가해 나가면서 거시경제 변화 방향을 주시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기준금리 수준은 여전히 중립금리를 밑돌고 있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한은 관계 부서는 "추정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는 하나 현재로서는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금융불균형 누적 정도는 다소 완화된 모습이라는게 금통위원들의 대체적 진단이다.
E금통위원은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으로 부동산 관련 부문으로의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주택가격도 하락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며 "금융불균형 해소 과정은 단기적으로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경제의 펀더멘탈을 확고하게 다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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