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역전세난 발생시 3.2만가구 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금 10% 하락시 3만2000가구 반환 못해
전세 하락 5배 증가…절반은 10% 이상 하락
"전세금 낮은 지방 위주로 리스크 확대 가능성"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 사무소 모습. 2019.01.20. [email protected]
전세난이 전체 금융시스템에 미칠 위협은 크지 않지만 전세가격이 크게 내린 일부 지역이나 부채가 많은 임대 주택 등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전세시장 상황 및 관련 영향 점검' 자료에 따르면 전세가격이 지난 1월과 2월에 비해 10% 하락할 경우 전체 임대가구의 1.5%에 해당하는 3만2000가구가 세입자에게 제때 돈을 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금융자산도 없고 DSR규제 상한선에 막혀 추가 대출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이 돌려주지 못하는 전세금 규모는 2000만원 이하가 71.5%, 2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가 21.6%, 5000만원 초과가 6.9%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이 보고서에서는 전세가격 하락에 따른 보증금 반환 리스크만 분석했지만 전세가격 하락으로 매매가격에도 하락 압력이 작용할 경우 주택 시장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충격이나 2차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송파구에서 바라본 서울의 아파트 단지 모습. 2019.03.07. [email protected]
실제 최근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아파트는 늘고 있는 추세다. 전셋값 하락 아파트 비중은 2016년 10.2%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1월과 2월에는 52%로 5배 증가했다.
이 중 하락폭이 10%를 넘는 아파트도 절반 이상으로 많다. 전세가격이 하락한 아파트 52% 중 10~20% 하락한 아파트는 14.9%, 20~30%는 7.1%, 30% 이상은 4.7%를 차지한다.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곳은 상대적으로 보증금이 낮은 지방 아파트들이다. 보증금 1억원 미만인 아파트 32.6%의 전세가격이 1월과 2월 중 2년전보다 10% 이상 하락했다. 반면 3~5억원은 16%, 5억원 이상은 9.5%로 비교적 하락세가 약했다. 현재 지방 아파트 전세가격은 1억5000만원으로 수도권의 3억10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임대가구 절반 이상은 고소득이고 실물자산 또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가구의 64.5%가 소득분위 4~5분위에 해당하는 고소득이다. 또한 실물자산을 가구당 평균 8억원씩 많이 보유하고 있어 임대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26.5%로 낮다.
전세자금대출 역시 대부분 보증부로 취급되고 있다. 부실 대출이 발생할 경우 금융기관은 보증기관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완전히 안심하기는 어렵다. 임대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보증금 비율이 2012년 3월 71.3%에서 2018년 3월 78%로 계속 상승하고 있고 전세자금대출의 신용위험이 보증기관으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김병문 수습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량이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부동산 밀집 상가의 한산한 모습. 2019.02.07. [email protected]
또한 "이 경우 전세매매시장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대출 건전성을 저하하고 보증기관의 신용리스크를 높일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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