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 고객을 잡아라…금융사, 아이디어戰
아이디어 상품 잇따라 출시
'짠테크족' 위한 고민 엿보여
"저금리에 고객 유인책 감소"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2030 투자자들을 위해 재테크에 재미를 더한 '펀 세이빙(Fun saving)'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한은행 '쏠플레이 적금-주사위게임', KB국민은행 'KB X BTS 적금Ⅱ', 우리은행 '위비 짠테크 적금', 하나은행 '셀프-기프팅 적금'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웰컴저축은행이 출시한 '웰뱅 잔돈자동적금'은 여러모로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상품과 닮았다. 세부적인 차이는 있지만 입출금계좌에 남은 일정 금액 미만의 소액을 적금으로 자동이체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두 은행 모두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 만든 상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예전에 시중은행이 높은 금리로 판매하다가 그 자리를 저축은행에 물려줬고, 저축은행도 높은 금리를 주다가 이제 핀테크에 넘겨줬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라며 "금리만으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어서 아이디어 상품으로 승부해야 하는 때가 왔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상품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독창적인 금융상품 아이디어가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변리사 자격이 있는 한 변호사는 "금융상품을 지적 재산으로 보호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입법 사각지대 같은데 알고리즘, 상품 기획안 등으로는 저작권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정경쟁방지법을 보면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 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해 무단 사용해서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아이디어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금융회사들이 독자적인 상품이라고 주장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앞서 말한 두 적금 모두 기존에 이미 많은 은행이 도입한 '오토 세이빙(Auto saving)' 방식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규칙을 도입했다. 상품 자체가 완전히 새롭진 않더라도 조금씩 차별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이 소비하는 방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번 사례가 아니더라도 은행들은 서로 벤치마킹을 많이 한다"며 "고객을 다른 은행에 뺏긴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고객층이 완전히 겹치는 것도 아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더 나은 서비스를 경험할 기회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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