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시상하고 되돌려 받은 고흥 '동초대상' 말썽
국악협회고흥군지부, 김연수판소리대회 일부 상금 돌려 받아
수상국악인 "대상줄테니 상금 돌려 달라 요구에 마지못해 응해"
고흥군지부장 "대상자들이 자발적 기부를 해서 받았다" 주장
고흥동초김연수전국판소리대회
8일 한국국악협회고흥군지부에 따르면 지난까지 21회째 진행된 '동초김연수전국판소리대회' 가운데 국악발전에 힘쓴 원로 국악인 1명을 선정해 '동초대상'을 시상해 왔다.
이 상은 일반부나 중고등부 최우수상 등과는 차원이 다른 순수한 국악발전 및 기여도, 동초 김연수 선생의 공과 노력을 기리기 위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상금도 1000만 원에 이르기 때문에 판소리나 창극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됐다.
하지만 대회를 주관한 한국국악협회 고흥군지부(지부장 김병곤)는 대회전 동초대상 수상자를 물색하는 과정서 유명 국악인에게 연락해 상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거나, 시상금을 돌려받아 말썽이 일었다.
대상수상자가 상금을 되돌려 줄 것을 약속할 경우엔 대상자로 지정되고, 그렇지 않으면 대상자로 지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상금을 되돌려준 국악인들의 공통된 견해다.
수년전 동초대상 시상금 1000만 원을 송금형식으로 되돌려 준 원로 국악인 A(여) 씨는 "국악협회 고흥군 지부 관계자가 전화가 와서 대상으로 지정하려 하니 시상금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해 입금되자마자 보내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시상금을 돌려달라는 말이 어이없어서 다른 수상자에게 전화를 해 봤더니 대부분 같은 경우를 요구당해 돈을 돌려줬다는 답을 들었다"면서 "상당히 불쾌하고 언짢았으나 국악을 위해서 기부한다고 생각하고 1000만 원을 보냈다"고 말했다.
다른 수상자 B (여) 씨는 "수년 전부터 동초대상을 받으면 다시 줘야 한다는 소문이 파다했으며, 나도 그러려니 하고 주긴 했지만, 딱 절반인 500만 원 기부도 아니고 자발적인 기부도 아닌 상황이되서 시간이 지날수록 매우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한국국악협회 고흥군지부와 대회를 공동주관하는 것으로 명시된 동초제판소리보존회는 대상 시상금을 되돌려 받는 등 부정한 운영을 알고 수년간 대회 관여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동초제판소리보존회 관계자는 "3~4년 전 국악협회고흥군지부에 대상시상금을 돌려받으면 안 되는 것으로 국악인의 명예에 먹칠하지 말라고 했으나 지켜지지 않는 것 같아서 대회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조만간 문제에 대해 고흥군과 전남도, 문화관광부에 항의할 뜻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군지부를 관할하는 한국국악협회 전남도지회(지회장 송호종)는 "고흥군지부에 대한 감사를 통해 동초김연수대회 등 국악단체의 명예를 훼손시킨 일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려 했으나, 고흥군지부가 감사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전체 이사회를 통해 시상금을 되돌려 받는 일이 적절한지 여부를 따질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국악인은 대회 시상금을 되돌려 받거나 '동초대상' 선정전 사전에 연락해서 시상금 환원을 조율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고흥군이 동초김연수판소리대회에 지원하는 예산은 8000만 원 상당으로 올바른 회계 처리가 조건이기 때문에 1000만 원을 기부금 형태로 돌려받았다고 해도 정확한 정산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국악협회 고흥군지부 김병곤 지부장은 일부 대상자에게 1000만 원을 돌려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발적인 기부금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대상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하겠다고 해서 기부를 받은 것이며 국악발전을 위해서 썼다"며 "자발적 기부가 아니면 절대로 요구해서 받을 수 없는 것이며 지난해 대상자는 곧바로 돈을 돌려줬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동초대상에 선정된 한 국악인은 뉴시스와 전화 통화에서 "돈을 돌려받은 바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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