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굴절버스, 비효율적 지적에도 8대 또 도입
승객 많은 노선엔 대당 9억 굴절버스 배제 "혼잡"
세종시 "전기 충전소 1곳에 불과…어쩔 수 없는 선택"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22일 오후 세종시 대평동 버스충전센터에서 전국 최초 83명 운송가능한 친환경 전기굴절버스 운행 개통행사가 열려 최기주 대광위원장과 이춘희 세종시장, 김진숙 행복청장 등이 탑승한 전기굴절버스가 시범운행에 나서고 있다. 전기굴절버스는 오는 23일부터 세종시에서 운행된다. 2020.01.22. [email protected]
굴절버스는 18m 길이로 세종시가 내부순환노선 900번에 2대, 대전 반석과 세종, 청주 오송을 연결하는 990번 노선에 2대 총 4대를 투입해 운행 중이다. 도입 당시 지하철과 버스의 장점을 결합한 신교통수단이라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구병)이 지난 2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중 세종시 굴절버스의 비효율적 노선 운행, 정류장 개선에 따른 예산 낭비를 지적했다.
한 의원은 “990번 버스는 차고지에서 승객 한 명 없이 22㎞를 운행하고, 종점 도착 후 다시 22㎞를 운전사 혼자 돌아오고 있었다"라며 "하루 2번 64㎞ 운행을 위해 44㎞를 빈 차로 운행하는 것이다”고 지적한 후 “900번 버스도 마찬가지로 17번 운행하면서 224㎞를 빈 차로 전기를 소모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990번은 한 번 운행 후 다시 1시간 이상 충전 해야 하며, 충전소도 1곳밖에 없다”며 “올해 8대 추가 도입 계획을 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운행이 가능할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춘희 시장은 “올해 4대 운행을 통해 어떻게 시스템을 보완할 것인지, 충전소와 도로 등 차량 간 호환 문제, 탑승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기간이었다"며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해소하는 과정에 있다”고 답변했다.
[세종=뉴시스]이춘희 세종시장이 29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전기굴절버스 추가 도입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세종시)
특히 출·퇴근 시간대 승객이 많은 990번 굴절버스 2대가 900번 순환노선에 투입되면서 앞으로 이용을 할 수 없게 됐다. 또 추가로 도입되는 8대 모두도 900번 노선에서만 운행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900번 버스는 당분간 텅텅 빈 상태로, 990번 버스는 출퇴근 콩나물시루와 같은 운행 현실로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이에 세종시는 “굴절버스 충전소가 대평동 1곳뿐이라 990번 노선 운행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990번이 운행 후 충전을 위해 승객을 태우지 않고 충전소로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운행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굴절버스 990번이 빠진다고 해서 출·퇴근 시간대 콩나물시루와 같은 운행 환경은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세종시민 A씨는 “최초 도입 당시 충전시설과 충전 가능 거리 등을 세종시가 면밀히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렵다”라며 “9억이나 하는 굴절버스를 시가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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