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펜으로 전달하는 이야기…유튜버 '사나고'

'우왁굳' 팬에서 3D펜 장인 된 유튜버

다양한 모형과 오브젝트로 이야기 전달

[서울=뉴시스] 3D펜 장인 유튜버 '사나고' 채널(사진=사나고 채널 캡처) 2023.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 "모형뿐만 아니라 의미와 스토리가 담긴 오브젝트를 통해 본인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몇 날 며칠을 걸려 원하는 모형과 오브젝트를 만들어내는 3D펜 장인 유튜버가 있다. 3D펜 유튜브 채널 '사나고'를 운영 중인 국내 최초의 3D펜 아티스트이자 유튜버 권원진(31)씨다. 그는 "다른 사람들은 글이나 노래로 창작활동을 한다면 나는 3D펜으로 창작활동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씨는 유튜버 '우왁굳' 오영택(35)씨의 팬 영상을 만들다 2018년 본인만의 콘텐츠를 만드려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당시 그가 선택한 소재는 바로 신기해서 샀다가 방치한 3D펜이었다.

그의 초기 영상 '우왁굳 피규어 만들기', '페페 만들기', '이말년 만들기' 등은 지금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신나는 배경음악에 그저 모형을 만드는 모습만 나와 다른 크리에이터들과 다른 점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권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영상에 더빙을 입히기 시작했다. 차분한 목소리에서 나오는 유머 섞인 멘트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서울=뉴시스] 담 벼락의 부서진 부분을 3D펜으로 채운  '사나고'(사진=사나고 채널 캡처) 2023.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3D펜을 활용해 단순 모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브젝트로 범위를 확장한 것 역시 채널 성장의 계기가 됐다. 대표적으로 길가에 있는 깨진 담벼락을 3D펜을 활용해 작업하는 영상은 수 천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3D펜 장인 '사나고'가 만든 묠니르 전기채(사진=사나고 채널 캡처) 2023.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묠니르 전기채 만들기' 영상에서는 '천둥의 신 토르'의 '묠니르'와 전기채를 결합한다. 먼저 묠니르를 직접 만들고 망치 부분에 철망을 붙여 전기가 통하게 한다. 섬세한 그의 손재주는 모형 만들기에만 국한된 게 아닌 것 같다. 완성된 묠니르에 전류를 확인해보려 직접 손도 대 본다.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성능은 확실해 보인다. (벌레 한정)닿으면 즉시 사망이란다. 여름철 모기와의 전쟁으로 밤잠 설치는 사람들이 탐낼 법한 작품이다.

[서울=뉴시스] 3D펜 장인 '사나고'가 만든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주인공 송태섭의 '컨버스 엑셀레이터 미드' 농구화(사진=사나고 채널 캡처) 2023.03.2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최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감명받았는지 주인공 송태섭의 농구화인 '컨버스 엑셀레이터 미드'를 직접 만들기도 했다. 영상 속 그는 "이번 영화에서 이 농구화가 상징하는 의미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농구화를 만들게 된 이유를 언급했다.

그가 송태섭의 농구화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나와 있지 않음에도 신발 이미지만 보고 나름의 도면을 생각해내는 모습을 보면 그저 신기하다. 휘어진 앞창과 오래된 신발의 주름 등 세밀한 부분까지 묘사하는 모습은 그가 왜 3D펜 장인인지 보여주는 진면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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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