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산업 인력난, 최근 5년 새 최대…가장 시급한 지역은?[세쓸통]
산업부,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 결과 공표
주력산업 부족인원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치
전남 부족률 타지역 대비 매우 높아…충북 4.7%
인력난 이유는 '자질·근로조건에 맞는 인력 부족'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우리나라 실업자는 지난달 기준 107만명이 넘어서면서 2년 만에 최대규모를 기록했습니다. 구직을 원하지만 갈 곳을 찾지 못한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데 기업들은 인력난을 호소합니다.
구직자는 선호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데 인력 부족은 심각한 우리 사회. 주력산업의 경우에는 인력난이 더욱 심각합니다. 왜 이런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인지, 통계를 통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표한 '2023년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산업기술인력 부족인원은 전년대비 2.1%(809명) 증가한 3만8476명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12대 주력산업 부족인원(2만9783명) 비중은 전체의 77.4%로 전년대비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는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수준 기록입니다.
12대 주력산업은 기계·디스플레이·반도체·바이오헬스·섬유·자동차·전자·조선·철강·화학·소프트웨어·정보통신(IT)비즈니스 산업을 의미합니다.
이 12대 주력산업 부족인원은 소프트웨어(21.4%), 전자(18.1%), 화학(15.0%), 기계(14.2%)의 순서로 많았습니다. 4개 산업에서 68.6%가 집중 분포된 겁니다.
12대 주력산업 부족률은 2.6%로 최근 4년 대비 0.1%포인트(p) 상승했습니다. 산업별로는 소프트웨어, 바이오·헬스, 화학, 섬유 산업에서 3~4%대로 타 주력산업보다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체 산업기술인력 부족인원을 지역별로도 살펴볼까요? 수도권 부족인원은 1만9441명으로 전년대비 3827명 감소(-16.4%)했지만 반면 비수도권은 1만9035명으로 전년대비 4636명 증가(32.2%)했습니다.
특히 부족인원 구성은 수도권(50.5%)과 비수도권(49.5%) 간 격차가 크게 줄었습니다. 부족률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2.2%로 동일했습니다.
이 가운데 부족률은 전남(11.2%)이 타 지역 대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뒤를 충북(4.7%)이 이었지만 나머지 지역은 1~2%대에서 큰 격차가 나지 않았습니다. 부산, 울산, 강원, 전북, 제주 지역의 경우는 1% 미만 수준으로 특히 낮았습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바로 '왜'입니다. 산업기술인력 부족인원 주된 발생 사유를 살펴보니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 및 근로조건에 맞는 인력 부족(24.1%)'이 제일 높았습니다.
구직자는 계속해서 더 질 높은 일자리를 원하지만 기업에서는 더 낮은 수준의 인력을 원한다는 의미이겠죠.
인력의 잦은 이직이나 퇴직(23.4%), 사업체의 사업 확대로 인한 인력수요 증가(20.1%)도 이유였습니다.
주력산업별로 살펴보면 기계, 자동차, 전자, 조선, 철강 산업에서는 '인력의 잦은 이직이나 퇴직'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들 산업에서는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것보다 능력이나 사정에 따라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IT비즈니스 산업에서는 '경기변동에 따른 인력의 수요가 변동'을,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산업에서는 '사업체의 사업 확대로 인한 인력수요 증가'를 제일 높은 이유로 들었습니다.
섬유와 화학, 소프트웨어 산업에서는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 및 근로조건에 맞는 인력부족'을, 바이오·헬스 산업에서는 '해당 직무의 전공자나 경력자 공급부족'을 가장 큰 사유로 응답했습니다.
지역별로도 인력난의 가장 큰 사유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인천, 광주, 울산, 경남 소재 사업체들은 '인력의 잦은 이직이나 퇴직'을, 서울, 세종, 경기, 충남, 전북 소재 사업체들은 '직무수행을 위한 자질·근로조건에 맞는 인력이 부족'을, 대구, 대전, 경북 소재 사업체들은 '사업체의 사업 확대로 인한 인력수요 증가'를 가장 높은 부족인원 발생 사유로 꼽았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구직자와 엇갈린 기업들은 외국인 인력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외국인 인력 고용에 '저임금'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외국인 산업기술인력 고용 사유로 '숙련·경험을 갖춘 내국인 구직자 부족(38.8%)'을 제일 많이 응답했습니다. 이어 급여수준이 낮아서(21.7%), 경비 절감을 위해서(20.5%)의 순서였습니다.
산업부는 올해 업무계획에서 인력 확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올해 정부는 산업경쟁력과 경제활력을 회복하기 위해 10대 제조업 투자 110조원, 외국인투자 350억 달러, 사상 최대 수출 실적 7000억불 이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신산업정책 2.0'에는 첨단산업 초격차, 주력산업 대전환 등이 담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첨단 기술·인재 확보입니다. 첨단산업을 주도할 인력은 특성화 대학원을 확대함과 동시에 우수 글로벌 인재 유치를 위한 전담 체계를 마련할 방침입니다.
필요한 인력을 적기 공급하는 '한국형 퀵스타트 프로그램'에 무려 15억원을 지원합니다. 인적 자원을 가장 필요한 곳에 적기 공급할 수 있는 시장은 이상적인 고용시장일 것입니다.
우리 정부가 세운 인재 확보 전략이 우리나라 청년들에게도, 기업들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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