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하는 집…나만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공간[주거의 미래]①

생성형 AI가 작업한 탑석 푸르지오 파크7의 힐링 라운지. (사진=대우건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더 이상 건축가의 창의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이 주택 설계의 영역으로 깊숙이 파고들며,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맞춤형 주택의 시대를 열고 있다. AI는 건축주가 원하는 바를 학습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디자인부터 기능, 심지어 에너지 효율까지 고려한 최적의 주택을 제안한다. 'AI가 설계하는 집'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주거 공간의 의미를 '나를 담는 그릇'으로 재정의하고 있다.

인간의 감성을 학습하는 AI 디자이너

기존의 주택 설계는 건축가와 건축주 간의 수많은 소통과 수정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AI는 이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개인의 숨겨진 욕망까지 읽어낸다.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 세계의 수많은 주택 디자인, 평면도, 가구 배치, 심지어 사용자의 생활 패턴까지 학습한다. 사용자가 선호하는 스타일(미니멀리즘, 북유럽풍, 클래식 등), 가족 구성원의 수, 취미, 재택근무 여부 등 다양한 정보를 입력하면, AI는 이 데이터를 분석해 수십, 수백 가지의 맞춤형 설계안을 즉시 제시한다.

예를 들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3인 가족이 함께 사는 집, 자연 채광이 잘 드는 거실, 넓은 서재 공간"과 같은 요구사항을 입력하면, AI는 그에 맞는 평면도를 생성하고, 주방 동선을 최적화하며, 서재의 위치와 창의 크기까지 제안한다. 이는 마치 개개인의 취향을 꿰뚫고 있는 전문 디자이너를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기능성과 효율성까지 잡는 AI 설계

AI의 능력은 미적인 부분을 넘어선다. 주택의 기능성과 효율성까지 최적화하는 것은 인간 건축가가 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AI는 에너지 관리에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 건물이 들어설 지역의 기후와 태양의 움직임 데이터를 분석해, 창문의 위치와 크기를 최적화함으로써 난방 및 냉방 효율을 극대화한다. 또한, 단열재의 종류와 두께를 추천하고, 태양광 패널 설치 시 효율이 가장 높은 위치를 제안하는 등 지속 가능한 주택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간 활용 또한 AI의 강점이다. 작은 평수의 공간이라도 사용자의 생활 패턴에 맞게 동선을 최적화하고, 숨겨진 수납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등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다. 이는 특히 1인 가구나 소형 주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AI가 만드는 미래 주택의 모습

AI는 설계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시스템과도 결합하여 미래의 주택을 더욱 편리하게 만든다. AI는 설계 단계부터 조명, 온도, 습도 제어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계획하여, 거주자가 별도의 설치 없이도 최적의 스마트홈 환경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물론, 아직 AI가 건축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AI는 데이터 기반의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건물의 정서적 가치, 주변 환경과의 조화, 그리고 건축가의 철학을 담아내는 부분에서는 인간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I는 건축가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고, 반복적이고 복잡한 계산 작업을 대신함으로써 더 창의적인 설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강력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AI가 설계하는 집'은 단순한 기술적 혁신을 넘어, 주택을 소유자의 삶과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