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월세가 더 올라"…서울 아파트 월세 160만원 돌파[월세시대①]
등록 2026.09.05 06:00:00수정 2026.09.05 06:21:06
전세난에 '월세화' 가속…전세 중심 주택 임대차 '지각변동'
전세 매물 줄자 월세로 몰린 세입자…"주거비 부담 가중"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km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21409958_web.jpg?rnd=20260825120302)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과 전세 매물 부족으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송파구 한 공인중개업소에 월세 매물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연봉 오르는 것보다 월세와 관리비가 더 빠르게 오르는 것 같아요."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월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집을 구하는 일이 막막하다. 직장 때문에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을 벗어나기 어려운데, 이 일대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월세가 일제히 오르고 있어서다. 김씨가 주변 매물을 확인해보니 비슷한 조건의 집도 평형에 따라 기존보다 월 10만~20만원가량 비싸진 경우가 적지 않았다.
김씨는 "월세가 계속 오르다 보니 이제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사는 것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라며 "고정적으로 나가는 주거비가 커지면서 다른 생활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임대차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전셋값 상승으로 부족한 보증금을 월세로 돌리는 세입자가 늘면서 월세 가격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 7월 사상 처음으로 160만원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 월세가격 누적 상승률도 6%에 육박하면서 전세에 이어 월세까지 세입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월세가 임대차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은 68.3%로 집계됐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 등을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p 상승했다. 서울은 월세 비중이 69.7%에 달해 임대차 계약 10건 가운데 7건가량이 월세였다.
월세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1~7월 누적 기준 전국 월세 비중은 2022년 51.5%에서 2023년 55.0%, 2024년 57.3%, 2025년 61.8%로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는 68.3%까지 치솟으면서 2022년보다 16.8%p 확대됐다. 전세 중심이던 임대차 시장의 무게추가 빠르게 월세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월세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62만원으로 집계됐다. 6월 159만2000원보다 1.7% 오른 것으로, 평균 월세가격이 160만원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지난해 4월 140만원을 넘어선 뒤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1월에는 150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6개월 만에 160만원 선까지 넘어섰다.
월세가격 상승률 역시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지난 6월 1.15% 오른 데 이어 7월에도 1.22% 상승했다. 올해 들어 누적 상승률은 5.73%에 달했다.
월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지수는 6월 119.6에서 7월 120.7로 상승했다. 전세 수급지수 역시 같은 기간 126.2에서 127.5로 올랐다. 수급지수가 100을 넘으면 임대차 시장에서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현재 전세 수급 상황은 과거 전월세난이 극심했던 시기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지수 역대 최고치는 임대차 대란이 절정에 달했던 2020년 12월 133.5였으며, 당시 월세 수급지수도 125.5까지 올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월세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에 대응해 집주인들이 실거주로 전환하면서 전월세 매물이 줄어드는 데다 보유세 등 세금 부담이 임대료에 전가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전세 매물이 줄면서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이동하는 현상도 월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질수록 월세 수요가 늘어나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거주 전환에 따른 임대차 물량 감소와 세금 부담의 임대료 전가가 맞물릴 경우 전세와 월세 가격이 함께 오르는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진단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월세난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집값이 오른 데다 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주택을 사기 어려운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전·월세는 무주택자에게 사실상 마지막 주거 사다리인 만큼 임대차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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