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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축제→처용문화제' 울산 대표축제 또 바뀌나

등록 2026.09.08 15:01:59

문화시민모임 심포지엄서 '역사·문화 정체성 담기' 논의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6일 오후 울산 남구 공업탑에서 2025년 울산공업축제 축하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2025.10.16.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16일 오후 울산 남구 공업탑에서 2025년 울산공업축제 축하 퍼레이드가 열리고 있다[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울산의 대표축제가 또다시 변화를 앞두고 있다.

민선 8기에서 35년 만에 부활한 울산공업축제가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폐지 또는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처용문화제 복원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정권 교체 때마다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의 이름과 방향이 바뀌는 상황에서 울산의 역사와 문화적 정체성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문화시민모임은 8일 오후 울산시의회 3층 회의실에서 '울산 7천 년 역사·문화·자부심을 담은 울산 대표축제 방향 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공업축제를 대체할 새로운 울산 대표축제의 방향을 모색하고 처용문화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 대표축제를 둘러싼 논란은 오랜 시간 이어져 왔다.

울산공업축제는 1967년 울산공업단지 조성을 기념하며 시작됐다. 이후 처용문화제로 이름이 바뀌면서 울산의 산업적 정체성을 넘어 역사와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격이 확대됐다.

하지만 처용문화제는 처용설화를 둘러싼 해석과 종교적 성격 등을 놓고 꾸준히 논란이 됐다.

2008년에는 울산문화연대와 울산YMCA 등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이 '처용문화제 명칭 폐지 범시민운동본부'를 구성해 처용설화의 외설성과 특정 종교와의 연관성을 문제 삼으며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

반면 처용문화제 추진 측에서는 처용설화의 핵심을 외설이나 종교적 색채에만 한정해서는 안 되며 '화해와 관용'의 정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맞섰다.

처용문화제는 이후 월드뮤직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축제의 중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체성 논란은 계속됐다. 특히 처용이라는 전통문화와 현대 음악 콘텐츠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과제로 남았다.

논란은 민선 8기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울산시는 2023년 처용문화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전신인 울산공업축제를 35년 만에 부활시키는 방안을 추진했다. 당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처용문화제가 울산의 중요한 문화자산인 만큼 폐지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고, 울산시는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새로운 대표축제의 방향을 논의했다.

결국 2023년 울산공업축제가 다시 열리면서 처용문화제는 중단됐다.

공업축제는 기업과 시민이 참여하는 거리 퍼레이드 등을 앞세워 산업수도 울산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축제로 자리매김을 시도했다. 2025년 축제의 경우 관광소비 증가와 높은 시민 만족도 등을 성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공업축제 역시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대규모 퍼레이드 등 관 주도형 행사에 대한 지적과 함께 시민이 축제의 단순 관람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025년에는 공업축제 참여자에게 기념품이나 상품권·경품 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을 두고 시민단체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선 9기 김상욱 울산시장은 올해 공업축제는 과도기적으로 개최하되 내년부터는 다른 축제로 전환하고 처용문화제를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뉴시스] 제54회 처용문화제 포스터

[울산=뉴시스] 제54회 처용문화제 포스터



김 시장은 특히 공업축제를 단체장 중심 행사가 아닌 시민과 지역 예술인이 주체가 되는 축제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대표축제의 '탈정치화'와 시민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1967년 공업축제로 시작한 울산 대표축제는 처용문화제로 이름을 바꿨다가 다시 공업축제로 돌아왔고 이제는 다시 처용문화제 복원이 거론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이 같은 반복을 넘어 울산만의 대표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문혜진 교수는 지역축제가 갖는 문화적·사회적·경제적 기능을 살펴보고 한일 축제 비교를 통해 국내 축제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어 처용문화제가 지역무형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한 축제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글로벌축제 컨설턴트이자 평가위원인 권두현 '재미와 느낌 연구소' 대표는 공업축제와 처용문화제를 평가하며 축제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적 장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전 울산문화재단 축제추진단장은 '울산축제의 역사와 처용축제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처용에 대한 해석을 '공존과 화합'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단장은 과거 처용문화제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울산에서 처용이 갖는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김광용 울산연구원 박사도 처용에 대한 동시대적 재해석과 함께 반구천 암각화를 비롯한 울산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을 새로운 콘텐츠와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시민과 지역 문화예술인이 축제의 기획과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함께 만드는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울산문화시민모임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울산 대표축제는 과거 처용문화제의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울산의 7천 년 역사와 문화자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축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처용의 가치를 특정 신앙에 한정하지 않고 '포용과 화합, 공존과 융합'의 정신으로 재해석해 미래세대에 물려줄 공동의 도시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반구천 암각화 등 울산의 다양한 역사·문화자원도 처용과 함께 현대적인 콘텐츠와 장르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울산문화시민모임 관계자는 "울산 대표축제가 정권이나 시장이 바뀔 때마다 이름과 방향을 바꾸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울산의 역사와 문화, 산업과 시민의 기억을 함께 담아내면서 시민이 주체가 되는 지속 가능한 대표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용문화제를 복원하더라도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울산의 7천 년 역사와 처용의 포용과 화합 정신을 미래의 가치로 연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울산문화시민모임은 앞으로도 울산 대표축제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와 강연회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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