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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캉이' 떠나도 끝 아니다…수온 오르자 잦아진 상어 출몰

등록 2026.10.03 04:00:00

부산 북항 수로에 출몰한 상어…2차 구조도 실패

동해안 대형 상어 출현 지난해 대비 3.8배 증가

상반기 바다 표층 수온 17.17도…관측 이례 최고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해경, 부산소방 등이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선박과 물대포를 활용해 12일째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구조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2026.09.29.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 부산해경, 부산소방 등이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선박과 물대포를 활용해 12일째 머물고 있는 상어 '부캉이'를 먼바다로 유도하는 구조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부캉이가 유영하고 있다. 2026.09.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남훈 인턴기자 =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머물며 60만명이 넘는 방문객을 끌어모은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지난 2일 2차 작업이 실패로 끝났다.

그물로 부캉이를 수로 출구 인근까지 몰아냈지만 끝내 바다로 내보내지 못했다. 결국 현장에 그물을 고정해둔 채 부캉이가 스스로 수로를 빠져나가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부캉이가 시민들의 관심을 모으는 사이 우리 연안에서는 대형 상어 출현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류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 상승과 난류성 먹이원의 분포 확대가 상어 출현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캉이는 지난달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몸길이 약 3.5m의 무태상어로 확인했으며, 곡선으로 이어진 수로의 구조 때문에 바다로 빠져나가는 길을 찾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시민들이 '부캉이'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관심이 커졌다. 부산시설공단이 방문객 집계를 시작한 지난달 19일부터 28일 오후 6시까지 북항 친수공원을 찾은 인원은 60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부산시는 지난달 29일 부캉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부캉이가 수로에 머문 배경에는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 상어의 특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무태상어는 따뜻한 바다에 서식하는 종으로, 연안으로 먹이를 따라 이동하기도 한다. 북항 친수공원 수로 역시 바다와 연결돼 있어 먹이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다.

정종철 국립해양과학관 박사는 "무태상어가 먹이를 찾아 수로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무태상어 특성상 친수공원 내 수로가 따뜻하고 먹이도 부족하지 않아 수일간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캉이가 북항 수로까지 들어온 직접적인 원인이 수온 상승 때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번 출현을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최근 우리 연안에서 상어 출현 자체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6월 24일까지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류 출현 건수는 4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과 비교하면 3.8배 늘었다. 이 가운데 청상아리가 23건으로 가장 많았고 악상어와 청새리상어가 각각 7건, 무태상어가 5건이었다.

상어의 종류도 달라지고 있다. 수과원에 따르면 과거 동해안에서는 찬물을 선호하는 악상어가 주로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수온이 올라가는 시기에 청상아리와 청새리상어 등 난류성 어종의 출현이 늘고 있다. 동해에서 상어 혼획 건수도 2022년 1건에서 2023년 15건, 2024년 44건으로 증가했다.

수온 변화도 뚜렷하다.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수온은 16.3도로 평년보다 1.1도, 지난해보다 1.9도 높았다. 수과원은 고등어와 참다랑어 등 대형 상어류의 먹이가 되는 난류성 어종의 동해안 분포가 확대되면서 상어의 유입도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 바다 전체의 수온도 높은 수준이다. 수과원이 최근 26년간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우리 바다 평균 표층수온은 17.17도로 나타났다. 2020년 16.65도를 넘어 관측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산과학조사선을 이용한 정선해양관측에서도 올해 상반기 표층수온은 15.34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수과원은 지난해부터 우리 연근해에 출현하는 상어류의 종류와 시기, 먹이원 등을 조사하고 있다. 우리나라 연근해에는 약 49종의 상어가 서식하거나 출현하는 것으로 파악되며, 이 가운데 11종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어로 분류된다. 청상아리와 백상아리, 청새리상어, 악상어, 무태상어 등이 대표적이다.

상어 출현 증가에 따라 지자체의 대응도 달라지고 있다. 수과원은 지난 6월 동해안 상어 출현 증가를 발표하면서 상어 차단망 설치와 퇴치기 운영 등 안전시설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상어가 발견되면 물 밖으로 이동한 뒤 지자체나 해양경찰 등 관계기관에 신고할 것도 당부했다.

올해 동해안에서는 실제 상어 출현에 따른 안전문자도 잇따랐다. 지난 7월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 동쪽 약 4㎞ 해상에서 상어가 목격됐고,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는 백상아리와 귀상어, 청상아리 등이 잇따라 확인됐다. 제주에서도 귀상어가 폐그물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

부캉이처럼 항만이나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가 들어오는 사례가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수온 상승과 먹이생물의 분포 변화가 이어질 경우 상어의 이동 범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어 출현을 일회성 사건으로 보기보다 변화하는 연안 환경에 맞춘 관측과 안전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는 "최근 동해를 비롯한 연안의 수온이 오르면서 난류성 어종의 어장 이동이 발생하고 있다"며 "상어 역시 주요 먹이원을 따라 연안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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