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주담대 7.28%, 4년 만에 최대폭 상승…"집 보러 오는 사람 끊겼다"

등록 2026.10.02 17:48:30수정 2026.10.02 18:22:25

30년 고정금리 한 주 새 7.03→7.28%…채권 매도세가 대출금리 밀어올려

모기지 신청 4주째 감소…3%대 기존 대출 쥔 집주인은 매물 거둘 가능성

[먼로=AP/뉴시스] 2020년 4월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먼로에서 매매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 앞에 '매물(For Sale)'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0.04.01.

[먼로=AP/뉴시스] 2020년 4월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외곽 먼로에서 매매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 앞에 '매물(For Sale)'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0.04.01.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평균금리가 한 주 만에 7.03%에서 7.28%로 뛰며 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기록적인 집값에 높은 대출금리까지 겹치면서 주택시장에서는 매수자들이 다시 물러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지원 주택금융기관 프레디맥 자료를 인용해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금리가 7.28%로 전주보다 0.25%포인트 올랐다고 보도했다. 주간 상승폭으로는 2022년 10월 이후 가장 컸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의 움직임을 밀접하게 따라간다.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WSJ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늘어나는 정부 부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기업들의 대규모 차입이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현장에서는 매수자들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의 부동산 중개인 돈 웨셀은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사실상 끊겼다”며 “그린빌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도심 지역에 좋은 매물을 갖고 있지만 아무도 보러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출 신청도 줄고 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까지 한 주 동안 모기지 신청은 전주보다 6% 감소했다. 4주 연속 감소다.

미국 주택시장은 2022년에도 급격한 금리 상승을 겪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가 뛰면서 수년간 이어졌던 5% 미만 모기지 금리 시대가 끝났고 주택 거래가 급속히 얼어붙었다. 주택 매매는 당시 충격 이후에도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2026년 초에는 모기지 금리가 한때 6%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란에서 전쟁이 시작된 뒤 다시 뛰었고,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9월 초 6.71%였던 금리는 이후 기록적인 채권 매도세 속에 7%를 넘어섰다.

매수자들은 이미 기록적인 주택가격과 큰 계약금 부담을 안고 있다. 여기에 주택소유자협회(HOA) 회비와 재산세까지 높은 수준이어서 특히 첫 주택 구입자들은 집을 사기 위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2026년은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금리가 다시 7%를 넘어서면서 연말까지 거래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웨셀 중개인은 연말 휴일이 다가오면 시장이 더 느려질 것이라며 지금이 매도자들에게 집을 팔 수 있는 짧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고가주택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남아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부동산 중개인 앤서니 라엘은 고가주택 매수자들은 현금 여력이 있어 집값의 20~30%를 계약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50만달러 이하 주택은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은 있어도 실제 매입 제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전했다.

금리 상승은 주택 매물 회복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미국에서는 과거 2~4%대의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받은 집주인들이 7%대 금리로 새 집을 사는 것을 꺼리면서 집을 내놓지 않는 이른바 ‘록인(lock-in) 효과’가 이어져 왔다.W

WSJ은 조지아주에 사는 애덤 와튼 부부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 부부는 지난 7월 새 집을 구입한 뒤 기존 주택을 9월 초 매물로 내놨다. 처음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나타났고 나흘 만에 부부가 요구한 가격을 모두 지불하겠다는 매수자까지 나왔지만 결국 계약에서 물러났다. 이후 모기지 금리가 뛰자 관심은 급격히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집을 보러 온 사람도 2주 전이었고 이후에는 방문 예약도, 매입 제안도 없었다고 와튼은 말했다.

와튼 부부는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기존 주택을 임대로 돌리고 시장이 풀린 뒤 다시 매물로 내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와튼은 WSJ에 “사람들 머릿속에는 여전히 2%, 3%, 4%짜리 모기지 금리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휴스턴=AP/뉴시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인부들이 주택 건설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6.17.

[휴스턴=AP/뉴시스]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인부들이 주택 건설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6.17.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