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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지수(LEE JISOO), 가시 껴안고 피워낸 다정한 긍정…마침내 닿은 단단한 노래

등록 2026.10.05 07:00:54

일본 대세 걸그룹 '하나(HANA)' 유일 한국인 멤버

9월8일 솔로 데뷔 싱글 '미스매치(MISMATCH)' 발매

"타이밍·운도 필요하지만 역시 끝까지 하니까 되더라"

"'노노걸스' 덕에 태도, 마음을 고칠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사진 = NO LABEL MUSIC, Sony Music Labels Inc. 제공)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사진 = NO LABEL MUSIC, Sony Music Labels Inc. 제공)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상처와 결핍을 숨기는 데 급급했던 사람이 기꺼이 자신의 가시를 긍정하기 시작할 때, 삶은 비로소 단단하고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

일본 대세 걸그룹 '하나(HANA)'의 한국인 멤버 이지수(LEE JISOO)가 그런 경우다. 그는 9월8일 솔로 데뷔 싱글 '미스매치(MISMATCH)'를 발매했다. 팀 내 첫 솔로 주자다.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곡 '미스매치'와 수록곡 '무비 스타(Movie Star)' 등 두 곡이 실렸다.

이지수는 한국어와 영어를 엮어 작사·작곡에 참여해 자전적 서사를 녹였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좋아하는 것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사랑하고 싶다는 마음과 팬들에게 전하는 러브레터 같은 곡들이다. '무비 스타'에는 그룹 하나를 프로듀싱한 한국계 일본 래퍼 겸 프로듀서 챤미나(CHANMINA)가 힘을 보탰다.

이지수가 속한 하나는 7인조 그룹으로 일본 현지에서 '로즈(Rose)' '블루진스(Blue Jeans)' 등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 연말 일본 최고 권위의 '제76회 NHK 홍백가합전'에 출여하기도 했다. 이지수는 팀 내 유일한 한국인 멤버다.

그런데 이지수는 2023년 길었던 음악과의 짝사랑에 다정하게 마침표를 찍으려 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며 타협하기보다, 차라리 깊이 사랑했던 것을 훼손하지 않은 채 남겨두고 싶었던 애틋한 고집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끝내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안 돼(NO)'를 들이밀며 웅크려 있던 그를 세상 밖으로 건져 올린 건, 역설적이게도 세상의 모든 '노(NO)'를 부정하는 오디션 '노 노 걸스(No No Girls)'였다.

그곳에서 지수는 프로듀서 챤미나의 온기 어린 조언과 멤버들과 연대를 통해 타인에게 마음을 열고 기대는 법을, 그리고 데뷔곡 '로즈(Rose)'의 노랫말처럼 가시투성이인 자신마저 떳떳하게 껴안는 법을 배웠다.

스스로를 향한 치열한 의심은 그가 가진 가장 빛나는 무기다. 화려하고 파워풀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그룹 하나 안에서 지수가 흔들림 없는 고요한 중심(동중정·動中靜)을 잡아줄 수 있는 이유는, 그가 누구보다 깊이 요동쳐 본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 순간 자신이 진정 성실한지 묻고 또 묻는 그 엄격한 자기 검열은, 실은 그가 얼마나 음악 앞에 티 없이 순정한지를 증명하는 흔적이다.

"될 때까지 하니까 되더라." 한때 포기의 문턱까지 갔던 이가 머쓱하게 웃으며 건넨 이 고백은 이토록 뭉클하고 든든하다. 이제 그는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본연의 목소리와 밴드 사운드를 품고 솔로 아티스트로서 첫발을 내디딘다. 스스로 그어뒀던 한계를 다정하게 부수고 마침내 온전한 긍정에 가닿은 사람. 가장 고요하고도 단단한 얼굴을 한 이지수와 7월 한여름 서울에서 마주 앉았다. 가을을 앞두고 그녀와 노래가 단단하게 여물어 가는 시점이었다.  

-지수 씨는 자기 관리도 잘하시는데, 먹는 거 좋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에 오실 때마다 평소 리스트업 해놓은 곳들 찾아가신다면요?
 
"먹는 거 진짜 좋아해요. 가지고 있는 맛집 리스트가 엄청 많거든요. 지난 번엔 시간이 조금 생겨서 대전에 다녀왔어요. 망고 케이크 사고, 떡볶이 먹고, 한국 피자 먹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촬영이 있어서 못 먹었습니다."

-저도 진짜 빵 좋아하는데요. 특히 페이스트리 종류요.

"스페인에서 들어온 모 베이커리 페이스트리가 진짜 맛있대요."

-완전 전문가시네요. 하하. 우선 하나가 결성하게 된 챤미나 프로듀서의 일본 오디션 프로그램 '노 노 걸스(No No Girls)' 얘기부터 해야 할 거 같아요. 지수 씨 활동의 밑거름이 된 프로그램인데, 지금 돌아보면 이 프로그램은 지수 씨에게 어떤 의미가 됐어요?

"타이밍이 운명적으로 다 맞아 떨어졌어요. 사실 전 원래 한국에서 살았으니, 일본에서 개최하는 오디션에 쉽게 지원을 할 일이 없잖아요. 2023년 우울하고 마음이 많이 불안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조금씩 회복해서 친구랑 산책을 하는데 그 친구가 저한테 챤미나 프로듀서 님 음악을 추천해줬어요. 그 한 달 뒤엔 일본에 사는 다른 친구가 저한테 이 오디션 얘기를 해줬습니다. 사실 당시 '이제 음악을 그만해야겠다' 생각을 했었거든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데뷔까지 하게 됐죠. 제게는 터닝 포인트이자 너무 감사한 프로그램이에요."

-정말 운명적이네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전엔 제가 일본어도 못 했었거든요. 마음이 불안했을 당시 방 안에 틀어박혀서 애니메이션을 엄청 많이 봤어요. 원래는 보지 않았었어요. 그렇게 보다가 갑자기 일본어가 들리게 된 거예요. 그래서 오디션에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죠. 애니메이션 입문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였어요. 영화관에서만 10번을 봤어요. 이후 일본 스포츠 애니메이션을 쭉 보기 시작했고 그 다음부터는 닥치는 대로 다 봤어요."

-음악을 왜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국내에서 연습생 생활을 좀 했었어요. 너무 좋아하는 회사에 들어가서 연습생 생활을 했던 거라 너무 좋은 시간을 보냈어요. 근데 방향성이 달라서 회사를 나오게 됐어요. '다른 회사에 들어가서 나랑 잘 맞지 않는 음악을 하더라도 자리 잡고 나서 그때 하고 싶은 거 하자'라고 마음을 먹었죠. 그런데 제가 생각보다 고집이 세서 그게 잘 안 되는 거예요. 정말 감사하게 제안을 주신 곳들도 정말 많았고, 같이 하자고 말씀해 주신 분들도 계셨는데 제 안에서는 상황들이 납득이 잘 안 됐던 거죠. '내가 여기에 맞는 사람인가'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리고 '이거다' 싶은 기회가 없었어요. 그런 상황이 반복이 되니까 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다른 것을 해봐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당연히 그러면 지칠 법도 하죠. 고생하셨습니다. 어렸을 때는 어떤 음악들을 주로 많이 들었어요?

"유치원 갈 때 엄마가 차로 태워다 줬는데, 그때부터 해외 힙합 같은 것을 많이 들었어요. 하하. 한국 대중가요도 많이 들었는데, 엄마가 팝을 많이 좋아하셔서 해외 음악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데뷔 싱글 '미스매치(MISMATCH)' 커버. (사진 = NO LABEL MUSIC, Sony Music Labels Inc. 제공)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데뷔 싱글 '미스매치(MISMATCH)' 커버. (사진 = NO LABEL MUSIC, Sony Music Labels Inc. 제공)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데뷔 1년 만에 완전 스타가 돼 버렸잖아요. 이후 뉴욕에 갔다가 더 자유스러움을 느꼈더라고요.

"저는 아무래도 약간 주변 시선을 신경을 되게 많이 쓰는 편이에요. 그런데 뉴욕에선 이어폰 끼고 너무 신나서 노래를 부르며 막 돌아다녀도 아무도 저한테 신경을 안 쓰더라고요. 그때 '생각보다 사람들은 주변에 관심이 없구나' 혹은 '이렇게 해도 아무도 뭐라고 안 하는구나'라는 걸 느껴서 좀 마음이 편해졌었습니다."

-제가 지수 씨를 이렇게 대면한 건 처음이지만, 활동하시는 거나 노력하시는 거 보면 되게 단단한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 과정 속에서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그래서 '가시투성이인 내 마음은 네 것이 아니야' 등의 노랫말이 담긴 하나 데뷔곡 '로즈'가 남다르게 느껴졌을 거 같아요.

"'로즈' 처음 들었을 때 엄청 울었어요. 일단 멜로디부터도 너무 좋았고 가사를 보니까 더 좋았죠. 일본어로는 '토게 다라케데모(トゲだらけでも)(가시 투성이라도)' 가사가 특히 그랬어요. 저는 사실 늘 뭔가 결점이나 부족한 점을 숨겨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드러내는 걸 싫어하는 편이었어요. '로즈' 가사에서는 그런 부분도 아름다운 나의 한 부분으로 인정을 하고 남들 앞에 떳떳하게 보여주겠다고 노래하니까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저 스스로 다짐을 하게 되죠. 늘 그런 마음가짐을 항상 유지하는 게 어려운데, '로즈'가 저를 구해주는 음악 같아요."

-지금 지수 씨 말 듣고 생각한 건데, 뮤지션 분들은 균형이 되게 어려울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팬들, 대중과 소통할 때는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어느 정도 드러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고. 그 균형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할 거 같아요.

"아티스트로서 그런 고민을 하기 이전에 원래 전 주변 사람들한테도 그런 걸 공유를 안 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부터 조금씩 바꿔 나가려고 노력도 많이 했죠. 실제로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스스로의 부족한 부분이나 연약한 부분을 공유하는 걸 조금씩 배웠어요. 지금도 멤버들이랑 같이 활동하면서 그 부분에 대해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2023년 그 힘들던 시기에 처음으로 용기를 내서 부모님에게 제 상황을 공유하고 친구들한테도 얘기를 했었거든요. 당시 '이 얘기를 해도 되는구나"라는 걸 처음 느꼈어요. 다만 그 이후로도 자주 속 마음을 얘기하는 편이 아니었는데 '노노걸스' 오디션 5차 심사였던 거 같은데 챤미나 PD님께서 심사가 끝나고 저한테 해 주신 피드백이 '좀 더 마음의 문을 열고 주변 사람들한테 기대라'였어요. 이후로 조금 더 마음의 문을 열고 같이 연습하던 친구들한테도 속마음을 공유하고자 했습니다."

-지수 씨는 생각도 깊고 고민도 많이 하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작사도 하시게 된 거 같아요. 작사에 참여한 하나의 '배드 러브(BAD LOVE)'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할까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고 들었어요. 이 노랫말이 반대로 누군가한테 가닿는다는 걸 깨달으신 뒤엔 글을 쓰는 사람, 아티스트로서 책임감도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사실 데뷔가 결정된 순간부터 제가 가장 의식한 부분이 책임감이었어요. 프로 아티스트로서 데뷔를 한다는 건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는 거니까요. 누군가한테 노래가 가닿는다면 더 책임감을 가져야 된다라는 생각을 항상 했었습니다. 그래서 그게 좀 무섭기도 했어요. 근데 제가 작사에 참여한 '배드 러브'를 들으시고 '위로가 됐다' '힘이 됐다'고 반응하시는 걸 보면서 '실제로 내가 하고 싶은 얘기,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반응이 돌아오니 내 평소 행동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저는 걱정이 많은 편이거든요. 영향이 실제로 있는 게 눈으로 보여지니까 더 걱정이 되는 거예요. 가사를 쓴다는 건 사실 제 모든 게 드러난다는 거잖아요. 평소 행실도 똑바로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아티스트로 사는 건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아직도 자신이 없어요."

-지수 씨는 이미 잘하고 있고 주변에서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죠. 하나의 '블루 진스' 역시 지수 씨처럼 꾸밈없고 솔직한 이야기가 이 노래의 힘이었습니다.

"챤미나 PD님께서 써주신 곡인데요. 멜로디도 너무 좋지만 말씀해 주신 것처럼 꾸밈없는 솔직한 내용을 담았죠. 개인적으로 진짜 이 곡이 좋았던 부분은 꾸밈 없는 그 위에 멤버들 목소리가 한 명 한 명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어요. 가사를 챤미나 PD님께서 저희를 생각하면서 쓰신 거라고 말씀을 해 주셔서 '솔직하게 뭔가를 써내면 역시 듣는 분들도 느끼게 되는구나'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됐죠."

-이제 일본어도 너무 잘하시니까. 일본어로 감정 표현할 때와 한국어로 마음을 꺼내 놓을 때 어떤 지점들이 다른가요?

"이제 일본어도 많이 익숙해지긴 했는데 역시 모국어다 보니까 한국어는 노래로 표현을 할 때도 그렇고 이렇게 인터뷰를 할 때도 그렇고 한 겹 더 벗겨지는 느낌은 있는 것 같아요. 사고를 한 번 더 안 거치니까요."

-불과 2~3년 동안 일본어를 어떻게 그렇게 잘 할 수가 있어요?

"말씀드린 것처럼 애니메이션을 정말 많이 봤는데 한국어를 듣는 것보다 일본어를 듣는 일이 많을 정도로 많이 봤어요. 짧은 기간 안에 50개 이상을 봤었어요."

-지수 씨 같은 뮤지션은 귀가 트이는 건 남다르니까…

"오디션 가기 전에 따로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그 때 한국에서 대학을 다닐 때였는데 전화로 일본어 수업을 받고 전화 일본어를 들으면서 노트 필기했던 걸 공강 시간에 계속 다시 보고 했죠. 또 저는 전공이 보컬이니까 연습실을 빌릴 수가 있어 가지고 그곳에서 전화 일본어를 다시 하고. 대중교통 타고 오가며 계속 노트 필기를 했어요. (일본 오디션)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 나올지 모르니까 '아, 이런 질문 나오지 않을까' 계속 생각하며 적어 연습했죠."

-물론 이처럼 언어도 중요하지만 모든 언어를 다 뛰어넘는 공통된 감정이 들어가 있는 노래의 힘이 정말 큰 거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해외 아티스트의 곡을 들으면서도 저도 느꼈어요.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렇게 감동적이라니'라고요. '역시 감정이라는 게 뭔가 말로만 전달이 되는 게 아니구나,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이 많이 되는구나'를 실감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들으면 가사도 당연하지만 결국 음악을 고르게 되는 기준은 그 아티스트의 목소리였거든요. 음색, 톤, 감정이 어떤 식으로 전달되는지를 관심 깊게 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저 역시 음색이나 톤에 더 신경을 쓰게 됐어요."
[서울=뉴시스] 그룹 하나.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그룹 하나.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수 씨는 얘기하듯이 노래를 합니다. 노래의 서사가 그래서 더 잘 와 닿아요.

"그게 되고 있다면 정말 감사한 일인데요. 저는 역시나 생각이 너무 많아요. 제가 연습생 때 제일 많이 들었던 피드백이 '지수는 너무 노래하는데 생각하고 있는 게 보여'였거든요. 그런데 저도 알고 있긴 했어요. '이렇게 불러야지' 해도 생각이 많아져요. 그러다가 언제 한 번 제가 너무 아파서 울면서 평가를 본 적이 있었어요. 진짜 너무 힘들었던 그날 눈물이 안 멈춰서 울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안 울고 부르고 싶어서 다시 한 번 부르겠다고 부탁 드렸죠. 그런데 울면서 부를 때가 훨씬 좋다는 피드백이 나온 거예요. 그때는 진짜 아무 생각이 안 들었거든요. '지금까지 평가 중에 제일 좋았어'라고 하셨죠. 그때 이후로는 '생각을 하면 진짜 다 드러나는구나.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게 제일 좋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잘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지수 씨는 장점이 많지만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장점은 차분한 정서 같아요. 지수 씨가 팀 안에서 동중정(動中靜) 같은 아우라도 있고요. 그런 부분들로 인해 고요하게 중심을 잡아준다는 평도 현지에서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퍼포먼스, 노래에 있어서 굉장히 파워풀하게 강점인 멤버들이 많잖아요. 근데 저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그런 것도 그렇게 파워풀한 쪽은 잘 안 듣기도 하고. 그리고 전 원래 춤을 추면서 노래를 부를 생각을 안 했었으니까 사실 그건 제 강점이 아니죠. 무엇보다 같은 팀이라도 대비가 있어야지 색깔이 뚜렷하게 명확해지잖아요. 예를 들면 낮은 게 있어야 높은 게 있는 거고, 따뜻한 게 있어야 차가운 게 있는 거고. 대비가 있어야 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원래 가지고 있던 성격이나 좋아하던 음악이 팀과 잘 맞아 떨어지고 멤버들이랑 대비를 이룰 수 있어 그 부분을 초반에 의식한 건 사실이에요."

-지수 씨의 또 다른 장점은 성실성이에요.

"하지만 그건 스스로도 늘 의심을 해요. '내가 지금 성실한가, 내가 성실한 사람이 맞나'라고요."

-일본어를 빠른 시간 안에 배운 것만 봐도 엄청 성실한데…

"'내가 지금 열심히 했나'라고 계속 의심해요."

-그게 성실함의 비결이네요. 왜냐하면 성실하지 않은 사람은 자신에 대한 의심을 안 하니까요.

"저는 좀 의심이 많아요, 스스로한테 '너 진짜 열심히 했니?'라고 계속 묻는 게 있어서 엄청 괴로워요. 그런데 최근엔 저 자신을 놓아줄 때가 있어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요."

-현명해지는 거네요.

"프로 아티스트로서 체력 관리나 건강 관리도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체력이나 건강을 해칠 정도로 뭔가를 하면 안 된다라는 인식이 생겨서요. '지금 내가 이렇게 피곤한데 무리하면 내일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토퍼로 작용을 해 조절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몸이 약해서 연습을 못하면 주변에 민폐를 끼치게 되는 일이 생기니까요."

-챤미나 씨는 프로듀서일 뿐 아니라 멘토죠? 한국 정서에 대해서도 아시는 분이니까요.

"진짜 너무너무 감사한 분이에요. 여기까지 도달하는데 항상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 주시는 분이에요. 너무 존경하지만 진짜 가족같이 사랑하는 존재예요."

-나중에 지수 씨도 훌륭한 멘토나 프로듀서가 될 수 있을 거 같은데요.

"전 자신은 없어요."

-챤미나 씨에 대해 가족 같이 느끼는 지점은 어느 부분이에요.

"어떻게 그런 훌륭한 삶을 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항상 멀리까지 내다 보시죠. 무엇보다 제 자신도 모르는 저를 어떻게 이렇게까지 잘 아실 수 있지라는 생각을 자주 하거든요. PD님이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해보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음악적인 것뿐 아니라 진짜 너무너무 사람으로서 존경합니다."

-하나 얘기를 다시 해보면 작년에 데뷔를 했는데 말도 안 되는 성과를 냈어요. NHK '홍백가합전'까지 출전했죠.

"저도 잘 안 믿겨요. 아마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보다 멤버들이 크게 느낄 텐데 저는 한국에서 계속 살았으니까 제 주변 사람들은 일본에 살고 계시는 분들보다는 '홍백가합전' 출전에 대한 실감이 덜하죠. 일본 인터뷰에서 여러 번 얘기하긴 했는데, '홍백가합전' 기자회견 이후 다른 멤버들 휴대폰엔 정말 연락이 많이 와 있었는데, 제 휴대폰엔 연락이 전혀 안 와 있었어요. 하하. 그럼에도 전 너무 영광스럽게 생각을 해요."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지수(LEE JISOO).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10.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처음부터 뜨면 금방 들뜰 것 같기도 한데, 지수 씨 포함 하나 멤버들은 참 차분해요.

"'너무 들뜨면 안 돼'라는 말을 저희끼리 정말 많이 해요. 감사한 일들이 많을 때 들떠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하는 일이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죠. 우리가 음악적인 게 아닌 부분에서 실수를 해서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이 저평가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마음이에요. '인간적으로 살자'는 게 중요하지만 너무 지레 겁먹지는 말자고 얘기하죠. 잘못된 일이나 너무 치사한 일은 절대 하지 말자는 결심도 매번 하고요. 그거는 PD님의 가르침이기도 해요. 인간적인 삶을 살되,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되 나쁜 짓, 치사한 짓 하지 말자고. 그렇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좀 들뜰 것 같으면 다 같이 모여서 '우리 그러면 안 될 것 같은데' 하고 서로를 잡아줘요."

-솔로 데뷔 싱글은 어떤 색깔입니까.

"제가 밴드 곡을 좋아해서 밴드 사운드가 났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있었어요. 그리고 솔직하게 가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고요. 오디션을 통해서 그룹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피드백과 반응을 받잖아요. 그런데 제가 원래 어떻게 노래를 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는 거예요. 이런저런 의견을 보다 보니까 그랬죠. 이번 곡을 녹음하면서 제가 원래 어떻게 노래를 했는지에 대해 찾은 거 같아요. 저의 목소리가 그대로 담긴 밴드 사운드의 곡입니다. 이번에 또 제가 솔로로 데뷔를 하게 된다면 작업하고 싶었던 분이 있는데, PD님께서 바로 그분께 연락을 하셔서 미팅을 잡아주신 거예요. 그분이랑 너무 감사하게도 작업을 하게 됐죠. 작업이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했어요."

-'하나'의 지수랑 솔로 가수 지수 씨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뭐예요?

"겉으로 드러나는 차이라고 하면 일단은 제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게 제일 큰 차이점이죠. 조금 더 개인적인 내용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팀에선 제 앞과 뒤에 오는 멤버의 목소리를 생각해야 하는데 솔로에선 그런 밸런스를 생각하지 않고 그냥 전체적으로 제 목소리만, 제가 하고 싶은 것만 담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룹에 있을 때도 하고 싶은 거 웬만하면 다 하고 있긴 해요. 저희 그룹이 제일 중요시하는 게 각자의 개성이라서 사실 엄청나게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또 저희 팀의 장점인 것 같기도 해요. 개인인 저랑 그룹의 제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 멤버들이 다 각자 있는 모습 그대로 있을 수 있는 게 저희 팀 환경입니다."

-음악을 포기하려고 했던 2023년 지수 씨에게 지금 가을 솔로 무대에 서는 지수 씨가 편지를 써준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어요.

"될 때까지 하니까 되더라. 애썼다."

-최고의 말이네. 그때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상상도 못했던 거잖아요.

"그렇죠, 일본에서 데뷔해서 한국에도 또 이렇게 솔로 가수로 나설 줄은…. 저는 원래 열심히 하면 다 되는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뭐든지 열심히 하자'가 늘 좌우명이었는데, 음악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것 같길래 '아,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게 있구나 포기하자' 했었어요. 그런데 역시 될 때까지 하니까 되더라고요. 타이밍이나 운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끝까지 하니까 되긴 되더라고요."

-음악이 아직도 좋아요? 많이 좋아요?

"좋아요. 너무 싫을 땐 너무 싫죠. 너무 작업이 잘 안 풀리거나 할 때요. 그런데 이어폰이 없으면 어디 잘 못 가거든요. 너무 좋은 음악 발견하면 너무 좋고, 목소리가 잘 담겼을 때도 또 너무 좋고요. 하하."

-아까 지수 씨가 말씀하신 것처럼 가끔은 뭐든지 거리감을 가지는 것도 필요한 거 같아요.

"중요한 일이죠. 지금 가족과 따로 사니까 더 애틋해지기도 했고요. 근데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음악도 그렇죠."

-하나의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무대는 어떻게 준비했어요.

"제가 제일 많이 기대할걸요. 아무래도 저는 인천 출신이고 직접 3일권을 사서 가기도 했어요. 제가 그 무대에 서게 돼 진짜 감개무량입니다. 가족들도 엄청 났어요. 제 고향이자 첫 한국 무대이고 록 페스티벌이라 밴드 세트로 무대를 꾸미니까 너무 기대가 커요. 첫 한국 무대라 기대도 됩니다. 한국어로 관객 분들이랑 소통해 본 적이 아직 없으니까 어떻게 해야 될지를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한국말을 잘하는지 지켜봐 주세요. 열심히 하겠습니다."(해당 인터뷰는 펜타포트 출연 전에 진행됐다.)

-혹시 마지막으로 제가 못 드린 질문이나 지수 씨가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해명 혹은 부연 설명인데요. 오디션에서 '노(NO)라고 들은 경험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제가 나이 때문에 노(NO)라고 들었다'라는 내용으로 일본 방송에 나갔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일본어가 더 부족했으니까 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 부족으로, 제가 대답하고 싶었던 의도랑 다르게 전달이 된 거예요. '한국에서는 역시 나이가 좀 있으면 꿈을 이루기가 어렵구나'라는 반응이 많이 나와서 마음이 안 좋았어요. 저한테 기회를 주신 분들도 너무 많았는데 너무 실례를 한 것 같고요. 사실 나이 때문에 걱정을 한 건 저였거든요. 한 해 한 해 지나갈 때마다 '내가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을 했던 건 사실 저였는데… 그런 뜻이 잘 전달이 안 됐어요. '저 이제 나이가 있어서 데뷔하기엔 좀 늦지 않았나요'라고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주변에 '전혀 안 그렇다. 너 솔로도 하고 그럴 거 아니냐. 너 전혀 안 늦었어'라고 조언을 해 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특히 계속 '노(NO)'라고 말했던 저 스스로한테 '나이, 연령, 키, 몸무게 전혀 상관없습니다. 모두 괜찮습니다'라고 말해 주는 '노노걸스'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에 제 태도, 마음을 고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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