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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석송령, 토지등기 100주년…인문·사회문화적 의미 규명

등록 2026.10.06 08:32:47

'한국의 인격수 가치 증진 연구사업' 선정

[예천=뉴시스] 석송령 (사진=예천군 제공) 2026.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예천=뉴시스] 석송령 (사진=예천군 제공) 2026.10.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예천=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예천에는 자기 이름으로 토지를 가진 나무가 있다.

천연기념물 '예천 천향리 석송령'이다. 이른바 '부자 나무'로 불리는 석송령이 2027년 토지등기 100주년을 맞는다.

예천군 예천박물관은 석송령의 토지등기 10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의 인격수(人格樹) 가치 증진 연구사업'이 2027년도 국가유산청 국비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석송령이 토지를 갖게 된 것은 1927년 8월 10일이다.

당시 마을 주민 이수목씨는 나무에 '영험한 나무'라는 뜻의 '석송령'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토지 5588㎡를 석송령 명의로 상속 등기했다.

지금도 나무가 토지의 주인으로 기록돼 있다는 점에서 석송령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석송령에는 약 600년 전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풍기 지역에 큰 홍수가 났을 당시 한 소나무가 석관천을 따라 떠내려왔다. 이를 본 한 길손이 나무를 건져 지금의 자리에 심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무는 마을 수호목으로 자리잡았다. 이어 1927년 이수목씨가 토지를 물려주면서 단순한 오래된 나무를 넘어 '재산을 가진 나무'가 됐다.

주민들은 이후 '석송계'를 조직해 석송령과 토지를 공동 관리했다. 매년 정월대보름 전날인 음력 정월 14일 자시에는 동신제를 올린다.

석송령의 재산은 마을 공동체를 위한 일에도 쓰였다. 1985년에는 대통령 하사금 500만원을 지원받아 '석송장학회'를 만들었고,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왔다.

예천박물관이 주목하는 대목은 바로 이 부분이다. 석송령은 단순히 '땅을 가진 나무'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가 하나의 인격적 존재로 대하고 함께 관리해 온 자연유산이라는 것이다.

박물관은 2027년 연구사업을 통해 전국 천연기념물 가운데 사람처럼 인격을 부여받은 수목을 전수조사할 계획이다.

각 지역 나무가 어떤 방식으로 사람과 관계를 맺어왔는지, 재산이나 제례·신앙, 공동체 활동과 어떤 연관을 갖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연유산을 단순히 생물학적·경관적 가치만으로 바라보는 데서 벗어나 그 안에 축적된 인문·사회문화적 의미까지 규명할 방침이다.

안병윤 예천군수는 "석송령은 한 그루의 나무를 넘어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품은 예천의 상징"이라며 "토지등기 100주년을 맞아 석송령에 깃든 역사와 공동체 정신을 널리 알리고, 미래세대에 이어갈 소중한 유산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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