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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가 살린 철강…관세 50%에도 대미 수출 급증

등록 2026.10.10 08:00:00수정 2026.10.10 08:36:23

미국향 철강 수출 7~9월 세 자릿수 증가률 기록

EU향 수출 보호무역 강화로 부진…9월 8.9% 반등

글로벌 공급과잉 대응해 고부가가치 전환 필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강 반제품 중 하나인 슬라브(Slab). 광양제철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강 반제품 중 하나인 슬라브(Slab). 광양제철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우리나라 철강 수출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 수출은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급락했지만 올해 들어선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철강 수요 급증이 국내 철강산업 전반의 회복으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강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등 구조적인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어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0일 산업통상부가 공개한 2026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철강 제품 수출은 1월 0.1%, 2월 -7.8%, 3월 -2.2%, 4월 -11.6% 5월 -3% 등 수출 하락세를 보이다 6월 7%, 7월 6%, 8월 8%, 9월 3% 등 4개월 연속 플러스로 전환됐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 수출은 미국 28억57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12.7% 감소했고 유럽연합(EU)로의 수출은 30억1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16.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최대 5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데다 주요국의 수요 둔화 및 글로벌 공급 과잉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고율 관세에도 대미 철강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가 새로운 수요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향 철강 수출은 1월 3억2300만 달러(+35.6%), 2월 2억6400만 달러(+0.4%), 3월 3억2200만 달러(+15.3%), 4월 3억6700만 달러(+28.4%), 5월 3억4300만 달러(+23.8%), 6월 3억7000만 달러(+42.7%), 7월 5억4000만 달러(+132.1%), 8월 3억2000만 달러(112.0%), 9월 3억3000만 달러(122.2%) 등 증가세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AI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선 일반 건물보다 훨씬 많은 철근과 H형강, 전력·냉각 설비용 강재가 필요한데 이런 수요가 올해 들어 급증했고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철강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내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와 안보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산 제품의 시장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고, 한국산 봉형강과 강관, 강판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도 수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EU향 철강 수출은 미국과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EU로의 수출은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증가세를 보였지만 4월 2억7000만 달러(-5.0%), 5월 2억2000만 달러(-15.7%), 6월 2억1000만 달러(-13.1%), 7월 1억9000만 달러(-41.2%), 8월 2억2000만 달러(-14.3%) 등 감소세를 보였다.

EU의 무역장벽 강화가 우리 철강 수출액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EU는 지난 7월부터 무관세 철강 수입량을 연간 3500만t에서 1830만t으로 줄이고 이를 초과할 경우 현행 25% 관세를 50%로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9월 EU향 철강 수출은 2억 달러로 전년 대비 8.9% 증가하며 반등했다. 다만 한 달간의 증가만으로 EU 시장의 수요 회복이나 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국산 철강재 선호가 본격화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철강업계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철강 수출 반등과 EU 수출 회복세가 국내 철강산업 전반의 회복세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I데이터센터 건설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는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집중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미국과 유럽 등에서 자국산 철강 우선 정책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수출 환경을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의견으로 볼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중국산 철강재의 수출 경로가 다른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다.

중국의 철강 생산능력이 여전히 세계 수요를 웃도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등이 수입 규제를 강화할 경우 중국산 철강재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글로벌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가 단순히 수출 물량을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동차용 고급강과 전기강판, 에너지용 강재, 고강도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철강산업의 과제는 단기적 수요 회복 여부에 일희일비하기보다, 통상환경 변화와 탄소 중립 전환이라는 구조적 도전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체질을 강화하는 데 있다"며 "K-스틸법과 철강산업 고도화 전략을 제도적 기반으로 삼아 대내외 리스크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의견을 말했다.

그는 "전기요금 보조, 고용 안정 지원 등 지역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산업전환기 배출권 유상할당 수익을 저탄소 고부가 전환과 에너지요금 보조에 활용하는 방안,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 제도와의 연계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2026.02.22. jtk@newsis.com

[평택=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22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 2026.02.2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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