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취업자 10명 중 1명꼴‘ 'AI 자동화 고위험 직종'…비서·사무직 취약
등록 2026.10.20 14:42:12
기존 교환원은 저임금 직종으로…다음 세대는 새 일자리 찾아
ILO, 고소득국 AI 노출 최상위 직종 여성 9.6%·남성 3.5% 추정

【서울=뉴시스】안전행정부 국가기록원은 서울~부산 간 장거리 자동전화(DDD, Direct Distance Dialing) 개통일(1971.3.31)을 맞아 3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장거리 자동전화(DDD) 시대가 열리다!'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오는 26일부터 홈페이지(www.archives.go.kr)를 통해 서비스 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에 소개되는 기록물은 동영상 20건, 사진 13건 등 총 33건으로, 1950~80년대 통신시설의 확충, 전화자동화 과정 등을 담고 있다. 사진은 1961년 전화교환원 업무 모습. 2014.03.25. (사진=국가기록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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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소득 수준이 높은 나라들에서 인공지능(AI)에 의한 업무 자동화 위험이 가장 큰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 취업자의 비율은 9.6%로, 남성(3.5%)의 약 2.7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CNBC는 19일(현지시간) 자동화로 전화교환원 일자리 약 7만5000개가 사라진 사례와 세탁기, 개인용 컴퓨터(PC)의 보급이 여성 고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기술 발전으로 기존 직업이 사라져도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수 있지만, 그 혜택이 실직한 근로자에게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가 2025년 발표한 직업별 생성형 AI 노출 추정치에 따르면 고소득국 여성 취업자의 9.6%, 남성 취업자의 3.5%가 AI 노출 정도가 가장 높은 직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분류됐다.
미국 여성정책연구소의 아리안 헤게비시 선임연구원은 AI가 반복적인 작업과 숫자 처리, 일정한 규칙을 찾아내는 업무에 강하다며 비서와 사무·행정직처럼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분야를 지목했다. 이들 직종에서 AI가 근로자의 업무를 더 많이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40년대 미국 전화교환원의 약 95%는 여성이었다. 당시 여성에게는 임금이 비교적 높은 직업이었으며, 업무도 복잡했다. 교환원들은 수개월간 훈련을 받고 통화가 몰리는 시간에는 시간당 수백 건의 전화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연결해야 했다.
그러나 미국 통신기업 AT&T가 자동 전화교환기를 도입하면서 사람이 전화선을 직접 연결하는 업무는 점차 기계로 넘어갔다. 자동교환기의 확산은 수십 년에 걸쳐 여성들이 주로 맡았던 전화교환원 일자리를 대규모로 없앴다.
보스턴대의 제임스 파이겐바움 교수와 듀크대의 대니얼 그로스 교수는 2020년 발표한 연구에서 지역별 자동교환기 도입 시점과 인구조사·임금 자료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기존 전화교환원으로 일하던 여성들은 일자리를 잃은 뒤 더 낮은 임금을 받는 직종으로 옮기거나 노동시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았다.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터는 많은 사람이 젊을 때 직업을 택해 오랫동안 종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 자신에게 적합하고 임금도 높은 직업을 갖고 있다면 기술 발전으로 그 일을 할 수 없게 됐을 때 이전보다 조건이 나쁜 일자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다음 세대의 상황은 달랐다. 파이겐바움 교수와 그로스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후 노동시장에 진입한 젊은 여성들은 사무직과 서비스업 등 다른 분야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연구진은 전화교환원의 감소가 다음 세대 여성들의 전체 고용을 줄이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1950년대부터 보급된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여성 고용을 크게 바꿨다. 펜실베이니아대 제러미 그린우드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가전제품은 여성이 무급 가사노동에 쓰는 시간을 줄여 집 밖에서 임금을 받는 일을 할 여력을 늘렸다. 다만 가사에 대한 여성의 책임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1950년부터 1980년까지 미국의 여성 취업자는 2500만명 넘게 늘었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도 34%에서 52%로 18%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남성 취업자는 1600만명 늘었지만 남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포인트 낮아졌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면서 가정에서 하던 육아와 음식 준비의 일부는 보육·외식 서비스업의 일자리로 옮겨갔다. 소매업과 숙박업 등도 성장했고, 기업들이 커지면서 급여 계산과 고객 계정 관리 등을 맡을 사무 인력 수요도 늘었다. 이러한 고용 확대에는 성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와 당시 미국 경제의 성장도 함께 작용했다.
1980년대에는 PC가 여성 비중이 높은 사무직의 업무를 바꿨다. 1980년 미국 인구조사에서 비서·속기사·타자수로 일하던 약 470만명 가운데 여성은 98%가 넘었다. 이들은 문서 작성과 정리 등 사무실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전담했다.
IBM이 1981년 PC를 출시하고 1983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가 등장하자 관리자와 다른 직원들도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고 출장 일정을 예약하는 등 이전에 사무직원이 맡던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문서 작성이나 편집 업무 자체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맡는 사람이 달라진 것이다.
그렇다고 PC의 확산이 여성에게 불리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PC 보급 초기 직장에서 컴퓨터를 사용하는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부 여성들은 스프레드시트와 데이터베이스 같은 도구를 익히며 변화한 업무에 적응했다.
CNBC는 AI 시대에도 직업 전체가 사라지는 경우와 일부 업무만 자동화되는 경우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반복적인 업무를 AI가 맡으면 사람은 판단과 전문성이 필요한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지만, 모든 근로자가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거나 그 혜택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과거보다 대학과 대학원 교육을 받은 여성, 관리직에 진출한 여성이 많아진 점은 자동화의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AI는 지금까지 사람이 수행하던 고숙련 업무까지 맡을 가능성이 있다. 헤게비시 연구원은 AI 시대의 고용 전망이 불확실한 이유에 대해 "AI는 학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PC 혁명을 일으킨 IBM이 창립 100주년을 맞았다.(사진=IB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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